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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철강업 위기에 돌파구 찾는 현대제철 “미국에 8.5조원 투입해 일관제철소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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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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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중심 사업체계 극대화 방점
신공장 직접일자리 최소 1,300개
국내는 직장폐쇄·희망퇴직 단행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첫 전기로 일관(一貫) 제철소를 건설한다. 2029년 상업생산에 들어가 계열사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업계 전반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청사진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은 극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삼으면서 국내 고용문제를 둘러싼 갈등 또한 심화할 전망이다.

자동차 강판 공급 현지화 주력

26일 철깅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일관 제철소로, 완공 시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 톤에 이른다.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이며 직접환원철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와 전기로,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국내에 당진제철소 완공을 기점으로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미국 투자 역시 자동차 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 저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수익 중심 사업체계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는 계열사 공장들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현대제철의 새로운 미국 생산 기지로 낙점됐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신규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이 미시시피주를 가운데 두고 현대제철의 새로운 제철소와 연결된다. 현대제철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계열사 내부 수요(캡티브)가 확보된 까닭이다.

새로운 생산 기지는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철강 시장은 견고한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제철은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이번 제철소 설립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58억 달러로 한화 약 8조5,000억원이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회사는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만큼 외부 투자 유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측은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와 미국 제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이며 전략적 파트너사와의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화 국면 접어든 노사 갈등

다만 현대제철이 미국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지목하면서 국내 고용 문제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의 과잉 공급에 밀려 국내 고용이 위축된 만큼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이번 결정을 두고 내부 반발이 극심해질 수 있어서다.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밝힌 현대제철 신공장의 직접일자리는 약 1,300개로, 운송망 등을 고려한 전후방 고용효과는 더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는 파업까지 불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는 26일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사측이 실무 협상에서 성과급 추가안 제시를 약속했으나, 이를 어겼다며 총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제철과 노조의 갈등은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와 노조는 성과급 액수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노조는 계열사 현대차·기아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을 주장했지만, 현대제철은 기본급 450%에 1,000만원을 추가한 액수(1인당 평균 2,650만원)가 회사가 지급할 수 있는 성과급의 최대치라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철강업계 전반이 업황 부진에 빠져 있다는 게 현대제철의 항변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2023년 전년 대비 9% 감소한 21조6,094억원의 매출액과 56%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9.5% 증가한 매출액과 136%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의 지속적인 파업으로 현대제철의 피해 또한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노조 파업으로 냉연 부문에서 27만 톤의 생산 손실이 일어나 약 254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비축한 재고로 당장의 공급은 가능하지만, 노조의 파업이 불규칙적으로 거듭되는 만큼 향후 공급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생산 일정에도 차질, 비상경영 선포

지난달 현대제철이 1957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현대제철은 “노조가 총파업과 부분·일시 파업을 반복하면서 전체 생산 일정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방어적 차원에서 부분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하면 사용자(회사)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 직장폐쇄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 기간 임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노조는 이를 ‘전면적인 전쟁 선포’로 간주해 총파업을 결의했다. 또 장기화에 대비한 투쟁 기금을 마련하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노조 관계자는 “다른 계열사들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왜 우리만 성과급을 2025년과 병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회사가 자본금을 축소하면서 노동자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자, 현대제철은 이달 14일 전체 임원 70여 명의 급여 20% 삭감과 해외 출장 최소화,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검토 등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철강업계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인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만 50세(75년생) 이상 일반직·연구직·기술직이 대상이며,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50%(최대 3년 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또 자녀 1명당 1,000만원(최대 3명)의 학자금도 지급한다. 현대제철은 26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전사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이를 개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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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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