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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겨냥 美 ‘세컨더리 관세’에 원유 수출 의존도 높은 베네수엘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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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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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업체들 “4월 선적분 구매 안 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갈수록 증가세
중국 겨냥한 원유 증산, 갈 곳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25%의 ‘세컨더리 관세(제3국 관세)’를 예고하면서 최대 구매자인 중국 업체들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가격 이점을 앞세워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꾸준히 확대해 왔던 베네수엘라는 판매처를 찾지 못할 경우, 막대한 타격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中 업체들 ‘눈치싸움’ 돌입

2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업체와 정유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지시를 기다리며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를 유보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국무장관 재량으로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의 일이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이란 원유 수입에 대해서도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정기적으로 거래해 왔다는 한 중국 무역업체는 4월 선적분을 구매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석유 시장에서 가장 나쁜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당장은 베네수엘라 석유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산 연료유를 구매하는 싱가포르의 독립 정유회사 또한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일평균 약 50만3,000배럴을 수입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수출의 40%에 해당하는 양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이란과 러시아산 석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중국 정유업체들은 이런 가격 이점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산 메리 등급의 무거운 원유를 수입, 가공하는 것을 선호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입장을 번복하는 사례가 잦은 만큼 종국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요가 예전 수준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들에 구매 중단을 명령하지 않는 한, 저렴한 원유가 필요한 기업들로선 대안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차관을 상환받는 거래의 하나로 하루 약 4만2,000배럴의 석유도 직접 선적받고 있다.

수출길 막힌 러시아와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다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는 중국이 러시아라는 대안을 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원유 수입국에 올라선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중국은 2023년 러시아로부터 전년 대비 24.1% 늘어난 1억702만 톤(t)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5억6,399만t) 가운데 러시아산은 19.0%를 차지했다.

기존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같은 기간 8,596만t을 수입해 2위로 내려앉았고, 이라크가 5,926만t으로 3위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수입량은 전년보다 1.75% 줄었고, 이라크는 6.8%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속에서 이뤄졌다. 중국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의 선적과 보험을 위해 중개업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는 게 로이터의 진단이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환영한 곳은 비단 중국뿐이 아니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인디아타임스는 2023년 러시아산 원유의 일평균 수입량이 166만 배럴로 전년(65만 배럴) 대비 2.6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노박 전 러시아 부총리는 “주요 파트너인 중국과 인도의 (전체 원유 수출 가운데) 점유율이 각각 45~50%까지 늘어났다”며 “과거 40~50%에 달하던 유럽의 비중은 4~5%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고립 가능성↑

이번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관세 선언으로 베네수엘라가 가장 큰 손해를 떠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정하고 투명한 투·개표 행정’을 조건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석유·가스 부문 수출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부과했던 제재를 완화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베네수엘라는 일일 석유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8월 기준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은 일평균 약 88만5,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62%가량 급증했다. 이는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이 기간 원유와 석유화학 부산물 등을 싣고 베네수엘라 해역에서 출항한 화물선은 총 51척으로 집계됐다. 주요 목적지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였고, 미국, 유럽, 쿠바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이 계속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던 약속과는 달리, 지난해 대선 이후 촉발된 부정 개표 논란으로 미국에서 다시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관세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현지 매체 엘나시오날은 “마두로 정부가 다시 고립의 길을 선택한다면, 미국 정부의 제재 카드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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