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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투자하고, 부지 매입하고" 美 빅테크,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확보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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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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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구글, 줄줄이 원전 관련 투자 확대
낙후된 발전소 설비 활용해 데이터센터 설립하기도
"전력 확보하는 기업이 이긴다" 수년 내로 전력 부족 가시화

인공지능(AI)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전 투자를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합한 부지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눈에 띄게 급증하며 전력 확보가 AI 기업들의 또 다른 '경쟁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평이 나온다.

빅테크의 원전 투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원전 투자를 통한 독자적인 전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아마존은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으며, SMR 개발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 도미니언 에너지와 노스 애나 원자력 발전소 인근 SMR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에너지 기업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협력,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스리마일 핵발전소를 재가동해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스리마일 발전소 원자로가 재가동하면 약 7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인 835메가와트(MW)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 밖에도 MS는 세계 최초의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미국 헬리온 에너지로부터 전기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MS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SMR 업체인 테라파워에 10억 달러(약 1조4,540억원) 이상을 투자한 상태다.

구글은 미국 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Kairos Power)가 향후 가동할 원자로 6~7개에서 총 50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카이로스파워는 2030년 첫 번째 SMR을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로 원자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용' 부지 매입하기도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수급이 용이한 부지를 확보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폐쇄되거나 낙후된 발전소 부지 등을 매입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식이다. MS는 영국 잉글랜드 북부 리즈 인근의 오래된 화력 발전소 부지에 데이터 센터를 개발할 계획을 세웠으며, 2027년 착공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미국 버지니아주의 낡은 버치우드 화력 발전소 부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발전소'에 주목하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발전소 부지가 대규모 전력 소비에 맞게 설계돼 있어 송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데다, 인근에 수자원까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력과 수자원 사용량이 막대한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에는 최적의 입지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화석연료 발전 설비를 재생에너지 설비로 전환해 기존의 전력망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축소할 수도 있다.

산업 단지를 데이터센터 부지로 낙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사인 벌투스 데이터 센터는 지난해 세계대전 당시부터 운영돼 온 영국의 한 탄약 공장을 인수했다. 같은 해 토르 에쿼티 그룹도 미국 조지아주의 폐쇄된 제조 공장을 매입했다. 해당 공장이 변압기, 상하수도, 천연가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 센터 개발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센터/사진=마이크로소프트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이처럼 다수의 AI 기업이 '전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최근 들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AI 수요 확대와 기술 발전에 따라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고성능의 칩과 냉각 시스템이 전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The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2016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으나, 고성능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가 데이터센터에 도입된 2017년 이후 2023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부족 문제가 꾸준히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가트너는 생성형 AI 열풍으로 인해 향후 2년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160%까지 증가할 것이며, 2027년까지 기존 AI 데이터센터 중 40%에서 전력 가용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밥 존슨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를 구현하기 위한 신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은 끝없는 전력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에너지 가용성을 저해하고 전력 부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2026년부터는 생성형 AI와 다른 용도를 위한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언제든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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