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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통번역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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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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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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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w7011@giai.org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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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번역’, 통번역 산업에 ‘파괴적 영향’
기계 번역 증가할수록 외국어 능력 수요는 감소
외국어 교육 정책 “고민해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AI)은 전 세계 산업 지형을 급속히 바꾸고 있으며 통번역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기계 번역(machine translation, MT) 기술의 발전이 통번역 업무는 물론 다양한 분야의 외국어 능력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기계 번역의 활용으로 통번역 산업의 고용 및 임금과, 다양한 직업 분야에서 외국어 능력 수요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사진=CEPR

인공지능 기반 ‘기계 번역’, 통번역 산업 “와해 가능”

인공지능(AI)의 통번역 분야에서의 영향력은 2010년 모바일 앱 출시로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이 보편화되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구글 번역 도입률이 높은 지역에서 통번역 관련 고용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AI 기반 번역의 접근성과 신뢰성이 증가하며 다른 직업 분야에서의 외국어 능력에 대한 수요도 감소했다.

AI 기반 번역은 최근에야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계 번역이라는 개념이 나온 시기는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54년 IBM과 조지타운 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IBM 701’ 컴퓨터를 최초의 기계 번역 시도로 볼 수 있다. 이후 1997년 야후!(Yahoo!)의 바벨 피쉬(Babel Fish), 2006년 구글 번역이 나오며 본격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이후 구글 번역이 모바일 앱과 웹 브라우저로 통합되면서 이용이 보편화된 것이 통번역의 양상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됐다.

‘통번역사’ 검색 줄고 ‘기계 번역’ 검색 증가

인터넷 검색 기록을 봐도 인간이 하는 번역에서 자동화된 번역 도구로 관심이 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 번역’에 대한 검색이 늘어난 반면 ‘통번역사’에 대한 검색은 줄어들었다. 과거 외국어 능력이 필수적이던 많은 산업 분야에서도 AI 기반 통번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구글 검색에서 ‘통번역사’와 ‘구글 번역’ 검색 추이(2004~2024년)
주: 연도(X축), 통번역사(좌측 Y축), 구글 번역(우측 Y축), ‘통번역사’(청색), ‘구글 번역’(적색)/출처=CEPR

연구는 AI가 통번역사 고용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2010~2023년 기간 미국 커뮤니티 설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 데이터와 함께 미국 내 696개 고용 시장에 걸쳐 채용 공고, 임금 통계, 검색 엔진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미국 고용 시장별 ‘구글 번역’ 검색 증가율(2010~2023년)/출처=CEPR

그 결과 구글 번역 도입률과 통번역사 고용률 간 직접적 상관관계가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기계 번역 사용이 1% 증가하면 통번역사 고용률은 0.7% 줄어들었다. 그렇게 조사 기간 AI 번역 도구로 인해 미국에서 사라진 통번역 관련 일자리는 2만 8천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직업 분야 ‘외국어 능력’ 수요도 감소

AI 번역의 영향은 통번역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객 서비스, 국제 무역,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외국어 실력은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기계 번역의 정확성과 접근성이 향상되며 기업들은 외국어 능력을 갖춘 직원을 채용하기보다 점점 더 AI에 의존하고 있다.

구글 번역 도입률이 높은 지역에서 외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 증가율이 줄어드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해당 지역에서 스페인어에 대한 수요 증가는 기계 번역 도입률이 낮은 지역보다 1.4% 낮았다. 중국어와 독일어도 각각 1.3%, 0.8%씩 낮았다. 일본어와 프랑스어 능력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도 눈에 띄게 줄었다.

추세는 그렇지만 외국어 능력 의존도가 아직 높은 분야도 있다. 중국어 실력은 정보통신, 과학, 공학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중요성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해당 분야에서의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 필요성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AI의 역할이 증가하며 외국어 능력에 대한 전반적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은 확실해 보인다.

기계 번역, 언어 장벽 없애 ‘서비스 무역’ 촉진할 것

AI 번역은 고용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역 양상도 바꾸고 있다. 역사적으로 언어 장벽은 국제 무역의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간주됐다. 말이 통하면 양자 간 무역량이 50%까지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다. 해당 분야에서 언어 장벽으로 인한 비용은 관세나 기타 무역 장벽만큼 심각하게 여겨져 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계 번역은 특히 개발도상국의 서비스 무역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저소득국의 경제 성장은 제조업 수출에 주로 의존해 왔지만 자동화와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저임금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며 전통적 성장 모델이 도전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AI 번역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마케팅, 컨설팅, 디자인, 기술 등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 산업에 참여할 기회를 높이고 있다. 기계 번역 기술이 향상될수록 서비스 수출의 기회는 늘어날 것이다.

AI가 통번역 관련 채용과 외국어 능력 수요에 미친 영향은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실시간 통역 기술의 개발은 그간 자동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동시통역사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최근 오픈AI에서 개발한 스카이(Sky)가 이탈리아어와 영어 간 흠잡을 데 없는 동시통역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해당 영역에서 AI가 파괴적(disruptive) 기술이 될 가능성은 높다.

이러한 추세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교육 정책이다. 현재 미국 내 학생의 20% 가까이가 외국어 과정에 등록돼 있는데 AI 기반 번역 도구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외국어 교육이 필요할지 생각해야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어떤 형태로 바뀌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원문의 저자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Oxford Internet Institute) 부교수 외 1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Lost in translation: AI’s impact on translators and foreign language skill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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