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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관객 수에 극장가 ‘비명’, CGV 점포 4개 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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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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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인천연수·창원·광주터미널점 폐점
“체질 개선, 효율화 위해 불가피한 결정”
OTT와 상생 노력에도 분위기 암울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운영사 CJ CGV가 이달에만 4개 영화관의 영업을 종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난달에는 무려 4년 만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경영 효율화를 서둘렀지만,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기세에 CGV를 비롯한 영화관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협받는 모습이다.

영화관 시장 역성장에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휘청’

20일 영화관업계에 따르면 CGV는 이달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CGV송파 영업을 종료한다. 회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CGV송파가 2025년 3월 23일 일요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가까운 CGV스타필드시티위례, CGV야탑, CGV판교 등을 이용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2009년 4월 문을 CGV송파는 소비자들에게 ‘가든파이브’로 익숙한 서울 동남권유통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애초 특별상영관인 4DX관을 포함해 8개의 상영관을 운영했으나, 2023년 2월부터는 1개 상영관을 CGV가 론칭한 숏게임 골프 스튜디오 ‘디어프로치’로 재단장했다. 상영관을 7개로 줄인 후에도 총 관람석이 1,481석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덕에 송파 남부의 대표 영화관으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국내 영화산업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 하락까지 지속되면서 영업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해 CGV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9,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759억원으로 54% 늘었다. 다만 이는 해외 법인과 작년 6월 편입된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효과로, 국내 극장 사업 별도 기준으로는 76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단행된 희망퇴직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당시 희망퇴직으로 80명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으며, 퇴직자들에게는 연차에 따라 월 기본급 100% 이상의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CJ CGV가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정확히 4년 만이다.

CGV는 희망퇴직과 송파점 폐점을 비롯해 인천연수점, 창원점, 광주터미널점 등 이달에만 총 4개 점포의 문을 닫는다. 이에 따라 전국 CGV 영화관 수는 다음달 192개로 줄어들게 된다. CGV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영화시장 자체가 역성장하는 등 매우 상황”이라며 “마냥 좋아질 거란 기대감만 가질 수는 없어 체질 개선 및 효율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시기 떠난 관객 절반은 안 돌아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는 극장은 비단 CGV에 국한하지 않는다. CGV와 함께 국내 ‘3대 멀티플렉스’로 불리는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도 비슷한 상황이다. 콘텐트리중앙이 운영하는 메가박스의 지난해 매출은 2,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4억원으로 전년(177억원) 대비 적자가 24.2% 축소됐지만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메가박스는 지난 한 해에만 6개 점포가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총매출액이 4,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비용 절감에 고삐를 죄면서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국내 영화 시장의 회복 부진과 대형 상영작의 부재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10개 점포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경기 광주에 위치한 광주터미널점의 폐점 소식을 전했다.

한국 영화의 성지라 불리는 충무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1958년 개관해 66년간 충무로를 대표하는 단관 극장으로 불려 온 대한극장은 경영 악화를 견디다 못해 작년 9월 문을 닫았다. 지난 2002년에는 250억원을 투입해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재개관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왔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더는 버티기가 힘들다는 게 폐점의 이유였다. 대한극장의 운영사 세기상사는 “극장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 적자를 해소하고,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구조개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폐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 산업의 부진은 극장을 찾은 관객 수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총관객 수는 1억2,313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6% 감소에 그쳤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평균 관객 수인 2억2,098만 명과 비교하면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 국민 1인당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한 횟수(평균 관람 횟수)도 2.4회로 2019년(4.37회) 대비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경쟁 아닌 상생 도모할 때

이 같은 극장가의 위기를 두고 업계에서는 OTT의 급성장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실제 지난해 국내 영화 및 영상 산업 시장 규모는 3조3,322억원으로 이 가운데 극장과 OTT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9%, 61.6%를 나타냈다. 2019년만 해도 극장 비중이 52.5%, OTT 비중이 42.7%를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대조적인 성적이다.

생존의 기로에 놓은 영화관업계는 상생 방안으로 홀드백(Holdback·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고 다른 플랫폼에 유통되기까지의 유예기간) 제도 도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OTT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극장 상영작을 과도하게 앞당겨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국내 OTT 쿠팡플레이는 지난 1월 24일 개봉한 영화 ‘검은 수녀들’을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72시간 동안 무료로 공개한 바 있다.

영화관업계는 최소한 6개월의 홀드백은 확보돼야 OTT와 상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수익을 위해 OTT에 빠르게 영화를 넘기는 행태는 결국 OTT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으며 “이는 콘텐츠의 질을 떨어트려 국내 영화산업이 도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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