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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본격화한다" 노란봉투법 딛고 급등하는 로봇주, 키오스크 전철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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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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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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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로봇주 주가 줄줄이 급등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자동화' 기대 커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키오스크 보편화와 유사한 흐름

국내 증시에서 로봇 테마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의 영향으로 노동 분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자동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급격히 보편화한 키오스크를 연상케 한다는 평이 나온다.

로봇주 일제히 '상승곡선'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8월 5일~9월 5일) 물류 자동화·스마트팩토리 기업 현대무벡스 주가는 43.61%(4,965원→7,130원)나 치솟았다. 지난 2일 하루에만 1,395원(29.97%) 뛰어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한 뒤에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로봇·물류 자동화 기업 티엑스알로보틱스 역시 지난 5일 하루 사이 26.41%(3,600원)나 급등했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37.84%(1만2,500원→1만7,230원)에 달한다.

이 밖에도 씨메스(28.26%), 로보티즈(27.85%), 하이젠알앤엠(19.15%), 뉴로메카(14.22%), 클로봇(12.97%), 에스피지(11.34%), 로보스타(10.92%) 등의 로봇·스마트팩토리 기업의 주가가 지난 한 달 동안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주요 로봇주들이 포함된 ‘KRX 300 산업재’ 지수와 ‘KRX 기계장비’ 지수 역시 최근 2주(8월 22일~9월 5일) 동안 각각 5.34%, 4.79%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2.02%)·코스닥(4.40%) 지수 수익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이자,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각각 4, 7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로봇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은 9.57% 상승했으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로봇액티브’는 7.45% 올랐다. RISE AI&로봇은 △LG CNS △네이버 △두산로보틱스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5%) 등을, KODEX 로봇액티브는 △네이버 △두산로보틱스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카카오 등을 담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주가 밀어올려

로봇주 주가 상승세의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하면서 이달 중순 공포·내년 3월 무렵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어도 근로 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사용자’로 간주해 하청업체 노동자도 원청업체와 교섭할 수 있고, 거꾸로 노조 및 조합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는 제한된다. 그간 재계는 노란봉투법이 도입되면 원청업체를 상대로 하청업체 노동자가 무분별한 교섭 요구나 집단 고소에 나서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 우려해 왔다.

이미 우리나라는 상당한 수준의 노사 갈등 문제를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사 분규 건수는 지난해 131건, 2023년 223건에 달한다. 근로손실일수(노사 분규 등으로 근로가 중단된 일수)는 지난해 기준 45만7,000일에 달했고, 이는 한국의 낮은 노동 생산성(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의 약 70% 수준)과도 직결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 이 같은 리스크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 등 자동화 설비 시스템 도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로봇주 주가가 상승한 근본적인 이유다. 이와 관련해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산업 현장에서의 자동화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실제 상용화 가능한 산업 특화형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라며 “당장의 자동화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로봇 수요의 중장기적 증가 흐름은 불변하다”고 진단했다.

키오스크의 보편화 전례

시장은 이 같은 상황을 보고 최근 수년 사이 본격화한 키오스크의 보편화 흐름을 연상하고 있다. 키오스크 활용도가 제고된 결정적 계기는 최저임금 상승이었다. 앞선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중 최저임금은 41.5% 상승했다. 시간당 6,470원(2017년)에서 9,160원(2022년)으로 5년 만에 3,000원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3년간 9% 오르며 속도가 조절됐지만 △계엄 등으로 발생한 내수 부진 △전기료 정상화 △최저임금 1만원 돌파 등 충격이 맞물리며 자영업자들의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속속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올해 4월 한국지역고용학회와 공동으로 발간한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봄호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음식점 2,000개 중 키오스크를 도입한 매장은 30.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업종과 같은 주문 및 결제 과정이 단순화된 업종의 도입 비중이 높았다.

키오스크를 도입한 이유로는 음식점의 55%가 '인건비 절감'을 꼽았다. 실제 키오스크를 도입한 음식점은 도입하지 않은 음식점에 비해 2023년 기준 판매·서빙 인력의 평균 고용량이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판매·서빙 근로자가 11.5% 줄었고,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23.1% 감소했다. 결국 장기적 인건비 부담이 키오스크를 비롯한 신기술 도입 비용을 웃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기술 보편화가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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