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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나토, 나란히 무기 수입 급증 '군사 자립' 중국은 수입 확연히 줄어 전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 美, 분쟁 지역까지 수출 확대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나라로 등극했다. 최대 무기 수출국은 유럽, 중동 등 107개국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으로 확인됐다.
무기 확보 나선 우크라이나·나토
1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24 국제무기이전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크라이나가 2020~2024년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은 전체 세계 무기 수입의 8.8%를 차지했으며, 이는 2015~2019년 대비 약 100배 증가한 수치다.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무기의 대부분은 미국(45%), 독일(12%), 폴란드(11%)에서 제공됐다.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무기 수입은 105% 증가했으며, 이 중 64%를 미국이 공급했다. 이어 프랑스와 한국이 각각 6.5%, 독일이 4.7%, 이스라엘이 3.9%를 차지했다. SIPRI 무기 이전 프로그램의 수석 연구원인 피터 웨즈먼은 “러시아의 위협이 높아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미국과 유럽이 긴장 상태에 놓이면서 나토 국가들은 무기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무기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무기 공급 관계는 깊은 뿌리를 갖고 있으며, (유럽의) 미국산 무기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체 군사 기술 확보했나
반면 같은 기간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인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아시아·오세아니아가 전 세계 무기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5~2019년 41%에서 2020~2024년 33%로 8%p 급감했다. 2020~2024년 중국의 무기 수입이 2015~2019년 대비 64% 감소한 영향이다.
SIPRI 보고서는 중국의 국내 무기 산업 성장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입 물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자체적인 무기 설계·생산 시스템을 갖추며 러시아 등 외국산 무기 의존도를 낮췄다는 것이다. SIPRI의 시몬 웨즈먼 연구원은 "중국이 수입한 첨단 무기를 자국 기술로 대체하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전투기, 수송기, 함정용 엔진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며 "완전 중국산 헬리콥터를 자체 개발해 러시아와 유럽산 헬리콥터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무기 수출 시장 영향력
무기 수출 방면에서는 미국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2020~2024년 107개국에 무기를 공급, 전 세계 무기 수출의 4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무기 수출의 35%가 유럽으로 향했는데, 이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33%)을 넘어선 수치다. 단일 국가로 따지면 사우디아라비아(12%), 우크라이나(9.3%), 일본(8.8%)이 미국으로부터 많은 무기를 사들였다.
올해 미국의 무기 수출 시장 내 영향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 등 분쟁 지역에도 거리낌 없이 무기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방문을 앞두고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3,000발, GBU-39 폭탄 2,100발 이상 등 74억 달러(약 10조8,000억원) 상당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한다고 의회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바 있다.
같은 달 28일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3건의 대외군사판매(FMS) 계약을 승인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스라엘이 2,000파운드급 항공 폭탄인 MK-84 또는 BLU-117 3만5,529발, I-2000 관통탄두 4,000개 등의 구입을 요청했으며, 예상 가액은 20억4,000만 달러(약 3조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은 1,000파운드급 항공 폭탄 5,000발과 정밀 폭격을 위한 합동정밀직격탄(JDAM) 유도키트 등을 6억7,570만 달러(약 9,900억원)에, 시가전에 쓸 수 있는 대형 불도저를 2억9,500만 달러(약 4,300억원)에 각각 구매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