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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홈플러스’ 주상복합으로 탈바꿈, 회생 개시로 추가 점포 매각은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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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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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효율화 차원 점포 매각
팔린 홈플러스 고층 주상복합으로 변신
4조원가량 현금, 인수금융 갚는 데 투입

건설업계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부지에 다수의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인수금융 상환을 위해 알짜 점포를 줄줄이 매각하면서 부동산 시행사들이 마트 건물과 부지를 사들여 개발에 나선 것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해당 개발 사업들 중 일부는 무산되거나 분양 시점을 정하지 못하는 등 진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점포 매각 부지에 주상복합 등 개발

1일 유통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동대문구 용두동 33-1번지 일대에서 진행하는 ‘용두역세권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이에 따라 용두동 홈플러스 부지에는 최고 49층 아파트 408가구와 500석 규모 공연장이 들어선다.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하면서 용적률이 당초 400%에서 780%로 높아졌다. 부지 면적은 1만9,484㎡다.

이 땅은 당초 MBK가 일찌감치 팔았던 곳이다. MBK는 2016년 홈플러스 동대문점을 유경PSG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당시 유경PSG자산운용은 가좌점과 김포점, 김해점, 북수원점 등 총 5개 점포의 세일즈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펀드, 리츠 등을 만든 것도 자산 유동화 측면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마련된 4조원가량의 현금은 차입매수(LBO) 방식의 인수금융을 갚는 데 투입됐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점포가 있는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팔아서 (대주주가) 인수할 때 일으켰던 대출을 갚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기 안산, 부산 가야점·해운대점 등 10개 안팎의 지점이 문을 닫았거나 폐점을 앞두고 있다. 부지를 사들인 기업 대다수가 디벨로퍼(개발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대문점처럼 모두 개발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서는 안산점이 대표적이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통하는 화이트코리아는 2020년 6월 안산점 부지 2만7,138㎡를 3,870억원에 매입했다. 역대 MBK의 홈플러스 매각 대금 중 2위다. 이 자리에는 지하 5층~지상 49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생길 예정으로, GS건설이 시공한다.

홈플러스 부산 해운대점의 경우도 지하 8층~지상 54층 규모 1개동, 지하 8층 지상 50층 규모 1개동 등 총 2개동으로 개발된다. 홈플러스 해운대점은 지난 2022년 6월 이스턴투자개발 컨소시엄이 약 4,000억원에 사들였다. 시공사는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5~6월에 본공사에 착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9개 점포서 ‘매각 후 재임차’ 추진

앞서 MBK는 홈플러스를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워낙 큰 금액인 만큼 당시 인수 자금의 대부분은 차입금으로 해결했다.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마련한 뒤, 나머지 5조원을 회사를 담보로 빌리는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LBO)로 마련했다. LBO란 인수하려는 기업을 담보로 투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수 후 기업에 부채 부담이 많이 증가하며, 이를 갚기 위해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단행한다. 만약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고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과도한 빚을 업은 채 홈플러스 대주주가 된 MBK는 인수 이후 빌린 돈을 갚는 데 급했다. 오프라인 매장들의 이익 창출보다 빌린 돈을 갚고 엑시트(자금회수) 하기 위한 현금 창출에 더 집중했던 이유다. 문제는 남은 점포들이 대다수 중소 도시나 구도심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매각이 어려운 곳들이라는 점이다. 대형마트 부지 특성상 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텔 개발로 용도 변환을 거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침체된 지방에선 수요 자체가 미미하다.

2019년 한국리테일을 통해 상장하려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의 기업공개(IPO)도 철회되면서 홈플러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악화까지 겹치자 마트 부지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길도 막혔다. 급기야 신용등급까지 추락하자 MBK는 법원행을 결정했다.

MBK "점포 매각 자금, 운용 자금으로 투입"

다만 MBK 측은 이번 홈플러스 인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며 이를 모두 부인한 상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일즈앤드리스백은 다른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점포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용 자금으로 투입했다”며 “홈플러스의 줄어든 매장 수는 이마트·롯데마트보다 적다”고 밝혔다.

실제 잠재 인수자를 찾을 때도 점포를 아예 매각해 몸집을 줄여놓는 것보다 재임차를 통해 적정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 현재 대형마트 3사 매장 수는 이마트가 131개, 홈플러스 126개, 롯데마트 104개 순이다. 지난해 대형마트 총매출 순위도 매장 수와 비례한다. 이마트가 11조7,000억원(할인점 부문 기준)으로 가장 많고, 롯데마트는 4조7,000억원(국내마트 기준)이다. 홈플러스는 아직 연간 실적 공시 전이지만, 작년 3~11월 5조5,000억원의 총매출을 기록했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가면 홈플러스는 급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매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반발을 줄일 수 있다”며 “MBK는 이미 어떤 점포가 적합할 지 계산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부동산 경기다. 홈플러스가 4조7,000억원(감정가액)의 소유 부동산 중 세일앤드리스백을 할 만한 점포를 추려내 유동화에 나서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이를 받아낼 사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KB부동산신탁이 2020년 소유권을 확보한 홈플러스 평촌점도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해당 지점을 자산으로 편입한 리츠는 운용기간을 2027년까지 연장했다. 한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요새는 평당 2,200만원에 분양하던 곳도 ‘1,000만원 줘도 안 산다’는 판국이 됐다”며 “이런 상황에 법정관리까지 들어가면 남은 부지 매각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점포 부지 개발 사업도 당분간 멈출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점포 매각 등 자산 효율화 계획은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정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채권단의 동의 없이 추가적인 점포 매각 등 자산 유동화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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