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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연구팀, 양자 슈퍼컴퓨터로 '양자 순간이동' 성공 "대규모 실용화에 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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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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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인터넷' 시대 개막 알리는 신호탄
기존 기술 활용, 양자 시스템 구축 및 확장 가능성 제시
양자 컴퓨팅,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핵심기술로 주목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에서 공개한 분산 양자 컴퓨팅/사진=네이처

옥스퍼드대학교 물리학과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두 개의 독립적인 양자 프로세서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양자 컴퓨팅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대규모 연산이 가능한 양자 슈퍼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 두 개의 양자 프로세서 하나로 연결

13(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양자 슈퍼컴퓨터로 '양자 순간이동'에 성공하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뤘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 '광 네트워크 링크를 통한 분산형 양자 컴퓨팅'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두 개의 독립적인 양자 프로세서를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해 단일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양자 컴퓨터는 모든 큐비트가 하나의 단일 시스템 안에 존재해야 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개의 작은 양자 프로세서를 결합해 하나의 강력한 연산 장치처럼 동작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을 통해 기존의 양자 컴퓨터에서 큐비트 수를 늘릴 때 발생하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실험을 통해 분산된 양자 프로세서 간 양자 얽힘을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분산 양자 컴퓨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이다. 양자 순간이동은 두 개의 얽힌 큐비트 간 정보를 즉각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멀리 떨어진 양자 프로세서 간에도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큐비트 간 논리 연산(게이트 연산)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양자 상태 자체를 전송해 멀리 떨어진 두 개의 프로세서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동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양자 컴퓨터에서 같은 칩 내부에서만 가능했던 연산을 네트워크를 통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그로버 검색 알고리즘을 실행해 분산 양자 컴퓨터가 실제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 그로버 알고리즘은 대규모 데이터 검색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으로, 기존의 고전적인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실험 과정에서 두 개의 독립적인 양자 프로세서가 협력해 양자 얽힘을 유지하면서 그로버 알고리즘을 수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분산된 양자 프로세서가 동기화된 방식으로 연산을 수행하고, 기존의 단일 양자 프로세서와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일 양자 컴퓨팅에서 네트워크형(분산형) 양자 컴퓨팅으로의 전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분산 양자 컴퓨팅은 양자 인터넷(Quantum Internet)과 연계돼 더욱 강력한 보안과 확장성을 갖춘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인터넷은 기존 인터넷보다 보안성이 월등히 높아 해킹이 불가능한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알랭 아스페, 존 클라우저, 안톤 차일링거/사진=노벨위원회

2022 노벨 물리학상 "양자 얽힘 연구, 양자 순간 이동 발견"

양자 순간이동은 지난 2022년 세 명의 물리학자에게 노벨상의 영예를 안겨준 주제다. 미국 물리학자 존 클라우저(John Clauser)와 그의 프랑스 동료 알랭 아스페(Alain Aspect)는 광자의 얽힘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테스트를 개발했고, 비엔나 대학의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는 얽힘을 처음으로 전송해 양자 통신의 전제 조건을 만들었다.

세 명의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는 1960년대에 존 벨이 개발한 ‘벨의 부등식’이 성립하는지 여부를 실험으로 증명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벨은 역설적으로 양자 역학의 허점을 찾기 위해 이 실험식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의 부등식이 나오게 된 양자 역학 논쟁은 EPR(아인슈타인과 포돌스키, 로젠의 앞 글자를 딴 약칭) 역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인슈타인 등이 1935년 논문에서 주장한 논리의 취지는 이렇다. 그들은 입자 A와 입자 B가 상호작용을 한 뒤 멀리 떨어뜨려 놨을 때 A의 상태를 측정하는 순간 B의 상태가 결정된다면 측정된 A의 정보가 B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두 입자 사이 거리가 수십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고 가정할 경우 정보의 전달 속도는 빛의 속도를 넘어서지 못해 ‘즉시’ 전달될 수 없다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것이 곧장 전달된다는 것을 아인슈타인은 “유령과 같은 원거리작용(spooky action-at-a-distance)”이라고 표현했다. 대신 A와 B의 상태를 처음부터 결정하게 한 숨은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들의 이론을 숨은 변수(숨겨진 변수)라고도 부르는 배경이다.

여기서 첫 번째 수상자인 클라우저가 등장한다. 그는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벨 부등식이 나오자 이를 입증하기 위한 또 다른 실험이 시작했다. 실제 실험은 양자 역학이 맞고, 아인슈타인 등이 틀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클라우저는 벨의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실험으로 발전시켜 측정했고 그 결과 벨의 등식을 분명히 위배한 결론이 도출돼 ‘양자 역학’을 지지했다. 다만 클라우저 실험에는 일부 허점이 있었고, 그 실험 후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이에 두 번째 수상자인 아스페는 1981년 클라우저 실험의 중요한 허점을 차단하는 실험을 고안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세 번째 수상자인 차일링거도 정교한 도구를 통해 양자 상태를 한 입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입자로 이동할 수 있는 양자 원격 전송이라는 현상을 증명했다.

양자 얽힘 이미지/사진=노벨위원회

중국, 1,200km 장거리 양자 순간이동 실험 성공

앞서 중국도 양자 순간이동 실험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CAS)은 지난 2023년 양자 통신 위성 '묵자(墨子·Micius)호'를 활용해 1,200km 이상되는 거리에서 양자 정보를 순간이동시켰다. 당시 양자 순간이동 시스템에서의 주요 실험적 과제는 벨 상태 측정(BSM)을 실행하는 것이었다. 양자 순간이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BSM의 효율성이 향상되려면, 광섬유를 통해 장거리로 전송된 후 찰리가 앨리스와 밥의 광자를 구별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해킹이나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통신인 정보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빛보다 빨리 옮기는 원격전송을 찰리와 앨리스, 밥으로 설명한다. 앨리스의 정보를 밥에게 주면 밥과 친한 찰리가 앨리스처럼 변하는데 결국 앨리스가 찰리를 거쳐 전송된다. 즉 원격전송은 '양자 정보'만 전송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연구팀은 광자의 경로 길이 차이와 편광의 신속한 안정화를 위한 효과적인 피드백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또한 얽힌 광자 쌍을 생성하기 위해 섬유 피그테일 주기적 극화 리튬 니오베이트 도파관의 단일 조각을 사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순간이동 시스템에 사용될 500MHz(메가헤르츠)의 반복률을 가진 고품질의 양자 얽힘 광원이 개발됐다.

이 같은 양자광학 기반의 고속 양자 순간이동을 위해서는 많은 이벤트를 수집할 수 있는 강력한 광자 센서가 필요하다. 리싱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포톤 기술회사와 협력해 고성능 초전도 나노와이어 단일 광자 검출기를 실험에 활용했다. 효율이 뛰어나고 노이즈가 거의 없는 이 검출기의 장점을 활용해 고효율 BSM과 양자 상태 분석을 구현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연구팀은 양자 상태 단층 촬영과 미끼 상태 방법을 함께 사용해 순간이동 충실도를 계산했는데, 이는 고전적 한계(66.7%)를 훨씬 초과해 고속 대도시 양자 순간이동이 달성됐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개발된 인프라가 양자 인터넷의 실질적인 활용을 더욱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양자통신은 정보 보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차세대 통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통신은 전파를 사용하는 대신, 레이저를 통해 암호화된 광자를 전송한다. 광자, 즉 빛의 최소 단위는 조작되면 속성이 변경돼 중간에서 정보의 도청이나 간섭이 발생하면 암호 키가 손상되는 탓에 원본 내용을 복원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양자통신은 정보 보안이 중요한 금융, 군사 통신 등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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