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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차 판매 10대 중 4대는 중국산, 자국 아닌 해외 활로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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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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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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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중국산 자동차 판매 9천만 대 ‘훌쩍’
내수 시장은 가격 경쟁 심화, 탈락자 속출
주변국 진출에 속도, 한국 시장도 타깃

지난해 12월 중국산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과 주요 완성차 브랜드의 성장이 맞물리며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외부 활로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정부 보조금 등에 업은 전기차 분전 주효

11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854만 대로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했다. 2024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판매량은 9,060만 대,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0.90%p 증가한 34.7%다. CPCA는 비야디(BYD), 체리자동차, 창안그룹, 지리그룹 등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이 중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보조금 정책 또한 내수 시장을 견인하면서 성장세에 일조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에 대당 2만 위안(약 4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신에너지차 시장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약 660만 대가 보조금 혜택을 받았으며, 차량 보상판매 보조금 60% 이상이 신에너지차에 지급됐다.

유럽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 및 개도국) 시장 내 성장세 또한 중국산 자동차의 분전에 힘을 보탰다. 특히 유럽에서는 기존의 전기차(EV)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 브랜드들의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추이둥수 CPCA 사무총장은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정책과 업체들의 기술 혁신 노력에 따라 중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혈에 가까운 내부 경쟁, 생존도 어려워

다만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이 이어지면서 탈락자가 속출해 눈길을 끈다.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와 일본 미쓰비시는 2023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가오허(高合), 허추앙(合创), 티엔지(天际) 등 다수의 중국 현지 기업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지리그룹과 중국 대표 빅테크 바이두의 합작사로 주목받은 지위에(极越)자동차도 지난해 12월 돌연 사업 축소를 선언했다.

가까스로 생존의 끈을 붙잡은 제조사도 다수 눈에 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베이징현대 충칭공장을 20% 할인된 가격에 매각했으며, 닛산은 중국 공장을 일부 폐쇄와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의하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 137개 중 10년 안에 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 브랜드는 BYD와 리오토를 포함해 19개에 그쳤다. 시장에서 “다음에 망할 전기차 어느 곳이 될까”라는 자조 섞인 물음이 확산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무자비한 ‘가격경쟁’이 공멸을 불러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실제로 지난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 가격 할인을 내 건 승용차 모델은 모두 224개에 달했다. 폭스바겐 파사트는 13만 위안(2,500만원)에 팔렸고, 혼자 시빅은 이에 질세라 10만 위안(약 2,000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테슬라 또한 인기 차종인 모델Y를 사상 최저 가격인 23만9,900위안(약 4,800만원)에 판매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중국 정부를 주축으로 과잉 경쟁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퇴화적(内卷) 경쟁’을 전면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정부 차원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리슈푸 지리자동차 회장 역시 사내 연설에서 “사악하고 퇴화적인 경쟁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가격전쟁 대신 기술혁신, 품질, 브랜딩, 서비스, 기업 윤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같은 ‘건강한 경쟁’이 현실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 7월 가격 할인을 멈추고 정가로 되돌린 BMW가 불과 한 달 사이 절반에 가까운 매출 하락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출혈에 가까운 가격 인하 경쟁은 해를 넘겨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BYD는 올해 설 연휴 직전 주요 차종 가격을 한시적으로 최대 12% 인하했으며, 니오와 샤오펑, 립모터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도 인하 폭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왼쪽부터) 퍼포먼스 중형 전기세단 BYD 씰(SEAL), 소형 전기SUV BYD 아토3(ATTO3), 중형 전기SUV BYD 씨라이언7(SEALION7)/사진=BYD코리아

韓 시장 공략, 첫 단계는 소비자 경험 확대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완성차 업체들은 이제 주변국으로 사세를 넓혀 그간의 출혈을 만회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국 시장 또한 이들 중국 업체의 타깃으로 지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 수출길이 좁아지고, 유럽 또한 높은 관세와 역내 보조금 정책 등을 시행할 것으로 예견되면서 한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한 BYD에 이어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 또한 연내 한국 상륙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 대신 렌터카를 비롯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선제 공략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5년 이상 보유·운행하는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렌터카나 법인 차량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이를 일반 시장 수요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스파트너스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국자동차대여사업연합회에 의하면 어피니티가 인수한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지난 9월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총합은 37%, 등록된 차량 대수는 45만 대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들이 한국 진출 초반에는 다소 고전하겠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고 진단하며 “심각한 내수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는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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