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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부터 스마트폰까지” 中 기업들, ‘동남아 진출 기지’ 말레이시아 선점 경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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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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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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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기업들,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속도
저유가 환경에도 불구 EV 채택률 확대 목표 설정
"말레이 곳곳 中 브랜드 포진" 샤오미, 스마트폰 2위 점유율

중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의 중심, 말레이시아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중국의 시도가 경제 성장률 제고를 위해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말레이시아의 이해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전에도 말레이시아는 거대 화교 인구에 지리적 접근성 등으로 인해 사실상 ‘중국의 뒷마당’으로 꼽혔는데, 중국 기업들의 진출로 말레이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YD, 말레이시아 첫 조립공장 착공

3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는 말레이시아 중부 페락주 탄중말림(Tanjung Malim)의 60만 제곱미터(㎡) 부지에 전기차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완전 녹다운(CKD) 차량 키트를 재조립할 예정으로, 중국에서 완전 조립돼 수출되는 자동차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판매 부문 총괄은 "말레이시아는 항상 동남아에서 BYD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였다"며 "투자가 제품을 넘어 인재 개발과 더 넓은 EV 생태계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리프모터도 올해 말까지 다국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말레이시아에서 조립을 시작한다. 리프모터는 이미 지난 4월부터 현지 EV 조립 작업을 공식 시작했으며, 생산은 스텔란티스 인터내셔널과 스텔란티스 아시아태평양의 570만 달러(약 79억6,000만원) 투자로 케다주 구룬 시설에서 이뤄진다. 이 공장은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 훨씬 저렴한 C10 EV를 조립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밖에 다른 중국 자동차 브랜드인 GAC, 그레이트 월 모터스, 샤오펑도 올해 내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예정이다.

기름값 최저 말레이시아, EV 채택률 80% 목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진출은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BYD는 이미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안에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해마다 1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움직임은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전기차 중심지로 떠오르려는 정부 정책과도 맞물린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늘리려고 각종 혜택을 만들어 관련 업체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인 리터당 639원의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내연기관차 운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업체들이 약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말레이시아 국영 자동차 업체 프로톤(Proton)이 내놓은 첫 전기차 'e.MAS 7'의 흥행이 대표적이다. e.MAS 7은 출시 2개월 만에 예약 4,000대를 돌파하며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가격도 공격적이다. 프라임 모델이 10만9,800링깃(약 3,530만원), 프리미엄이 12만3,800링깃(약 3,970만원)으로 책정됐다. 판매망도 속도감 있게 확충하고 있다. 프로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프로넷(Pro-Net)이 운영하는 30개 전기차 전용 딜러망을 통해 출시 한 달 만에 1만 건 이상의 문의와 4,000건에 육박하는 예약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 50%, 2050년까지 80%의 EV 채택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된 차량의 5%만이 전기차였으나, e.MAS 7 출시로 추세가 바뀌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자동차 소유자의 60%가 전기차를 더 지속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14%는 이미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소비자의 29%가 전기차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태국이 24%로 뒤를 이었다.

양국 관계 밀접에 中 영향력 날개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중국 다른 산업계도 말레이시아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중국 샤오미가 삼성전자(26.0%)에 이어 점유율 2위(23.7%)를 달리는 등 공세가 거세다. 애플은 13.8%로 3위를 달리고 있는데, 그 뒤로는 줄줄이 비보(11.7%), 오포(11.5%), 아너(4.4%) 등 중국 기업이다. 최근 메이트XT 글로벌 시장 출시 행사를 진행한 화웨이는 올해 말레이시아 시장 현지 판매 상위 5위 안에 든다는 목표다.

중국 산업계는 말레이시아의 디지털 산업을 적극 공략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에 인공지능(AI) 허브를 설립하겠다며 100억 링깃(약 3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화웨이도 말레이시아 통신사인 맥시스와 협력하며 5G 통신망 구축에 적극 참여 중이다.

중국 상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말레이시아의 디지털화 과정은 연이은 이니셔티브 발표로 가속화하고 있고, 전자상거래 시장 발전을 위한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5G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 부문도 중국 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분야로 꼽힌다.

중국 산업계의 말레이시아 침투는 양국 간 우호적 관계에 힘입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역내 국가들 관계 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고, 기준이자 본보기를 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립 외교를 표방하던 말레이시아도 최근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국 연합체 ‘브릭스(BRICS)’ 가입 의사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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