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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밀려나는 인테리어 스타트업들 소비 트렌드 변화하며 인테리어 수요 감소해 대형 이커머스 공습에 인테리어 전문 업체 입지 위축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호황을 누렸던 인테리어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며 인테리어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인테리어 업계 '칼바람'
2일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인테리어 플랫폼 ‘집꾸미기’는 지난달 3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3년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로 주인이 바뀐 이후 1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다. 집꾸미기는 2012년 이용자들이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가구, 가전, 소품 등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변신했으나, 성장세를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집꾸미기의 매출은 2019년 124억원에서 2023년 8억7,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인테리어 자재 전문 온라인몰인 ‘문고리닷컴’은 지난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문고리닷컴은 2002년 철물점으로 시작해 셀프 인테리어 유행에 올라탄 뒤 각종 인테리어 자재를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로 성장했다. 2019년에는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문고리닷컴의 지분 60%를 15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업계 불황과 경기 침체로 인해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고, 재무 상황이 빠르게 악화했다. 2023년 기준 문고리닷컴의 부채비율은 411.8%에 달한다.
라이프스타일 리뷰 플랫폼인 ‘하우스앱’도 2023년 2월 서비스가 중단됐다. 하우스앱 운영사인 하우스미디어가 자금 유동성 악화로 인해 협력사와 크리에이터들의 정산 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으면서다. 인테리어 조명·가구를 판매하던 쇼핑몰 ‘알렛츠’ 역시 작년 8월 문을 닫았다.

'가성비' 추구하는 소비자들
업계에선 인테리어 스타트업들의 연이은 실패 원인으로 소비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으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줄었고, 그나마 ‘가성비’ 인테리어가 선호되고 있다"며 "3~4년 전만 해도 평당 100만원 이내로 충분했던 시공비가 자잿값과 인건비 폭등으로 평당 150만~200만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역시 이 같은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있다. 아파트 인테리어 서비스 업체 아파트멘터리의 경우, 스탠다드급 자재와 대중적인 시공법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산이 한정돼 있는 소비자를 위해 중저가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다. KCC글라스, 한샘 등은 욕실이나 주방 등 포인트가 되는 공간만 시공하는 '부분 인테리어'를 앞세워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부분 인테리어는 집안 전체를 모두 고치는 토털 인테리어 대비 비용과 시간의 부담이 적고, 인테리어 효과가 커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쿠팡 어떻게 이기나" 시장 격변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습 역시 인테리어 업계에는 막대한 위협으로 작용했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은 홈·리빙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과 '로켓설치'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추세다. 쿠팡에서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통해 통상 수만~수십만원에 달하는 가구 배송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로켓설치 서비스로 무료 방문 설치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인테리어 상품 라인업도 쿠팡의 강점이다. 쿠팡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수입 가구·키친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해 있다. 쿠팡에 입점된 프리미엄 쿡웨어·테이블웨어 브랜드는 △에르메스 △로열코펜하겐 △아스티에드빌라트 △리델 △휘슬러 △스켑슐트 등 100여 개에 달한다.
대량 매입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쿠팡은 할인이 흔치 않은 수입 가구도 타사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허먼밀러사의 '뉴 에어론 체어'의 쿠팡 판매가는 165만원으로, 정가(254만원) 대비 35%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