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美 스타게이트도 잡음투성이인데" 韓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 순항 가능할까
Picture

Member for

3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정부,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 공모 중
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유사하게 'AI 인프라 확충'에 초점
재원 조달, 수자원·전력 공급 등 난관 산적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가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 개시를 위한 밑 작업을 본격화했다. 향후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등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 거대 AI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해당 사업에 대한 의구심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취지가 유사한 미국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가 발표 직후부터 잡음을 빚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 역시 유사한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 '시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본격적인 사업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국내외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상세한 안내를 제공하기 위한 자리였다. 설명회에는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등 정부 기관 관계자가 자리했으며, 이 밖에도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삼성SDS 등 300여 명의 국내외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가 AI컴퓨팅 센터는 국가 차원에서 거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사업으로, 민간의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 기술·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이 49%, 정부가 51% 지분을 갖는 합작 SPC를 설립해 올해 중에 서비스를 조기 개시하고, 2027년까지 센터 개소를 완료할 예정이다. SPC의 경영은 전문성을 추구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이뤄진다.

사업 공모에 참여하고자 하는 민간 기업은 이달 28일까지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 참여 계획서 작성 지침과 평가 기준 등 세부 사항을 담은 공모 지침서는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에만 제공된다. 이후 정부는 6월부터 기술 및 정책평가를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금융 심사를 통과한 기업과 함께 이르면 9월 내로 SPC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닮은꼴'

시장에서는 정부의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이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유사하다는 평이 나온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발표한 5,000억 달러(약 725조원) 규모의 AI 투자 프로젝트로,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와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그룹,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주도로 AI 합작 회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해 데이터센터 등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오픈AI는 미국 내 16개 주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크리스 리한 오픈AI 글로벌 정책 부사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공개 후 일주일도 안 돼 각 주에서 제안 요청서를 보내왔다”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국가의 일부를 재산업화할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지능 시대에 ‘아메리칸드림’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주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네바다, 뉴욕 등 16곳이다. 오픈AI는 이미 텍사스주의 작은 도시 애빌린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향후 몇 달 동안 순차적으로 추가 건설 부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CNBC 보도에 의하면 오픈AI는 총 5~10개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각 데이터센터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한계

문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둘러싼 잡음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재원 조달 방법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은 프로젝트에 즉시 1,000억 달러(약 145조2,700억원)를 투입하고, 향후 4년간 최소 5,000억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이 자금을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 업계의 유력 관계자들은 스타게이트 주주사들이 약속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수자원 사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오픈AI가 새로 설립할 데이터센터가 하루에 100만~400만 갤런에 달하는 물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면 해당 지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는 점 역시 문제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설은 일반 상업용 사무실 건물보다 제곱피트당 최대 50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출발 지점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유사한 취지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출발 지점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유사한 취지를 띠는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AI 등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참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순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이 소규모로 유사한 사업을 만든다고 해서 시장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며 " 결국 국가 AI컴퓨팅 센터 사업도 언젠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직면한 난관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내 AI 시장은 '보이는 것'에 치중한 지원 사업이 아닌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때"라며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인프라 확충 사업이 아니라,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Picture

Member for

3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