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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판매 상품, 테슬라 주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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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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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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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휴머노이드 제조 분야 인재 채용
“10조 달러 이상 수익 창출” 자신감
독주 체제 막아설 경쟁자 등장할까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전환점에 들어섰다.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데서 본격적인 양산 시대가 열리면서 상용화 또한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나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10조 달러(약 1경4,578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TSMC 등 반도체 업체와도 긴밀 협력

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1월 24일 진행한 테슬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노동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옵티머스는) 10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고 단언했다. 그간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 제조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AI 기술에 기반한 로봇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미다.

머스크 CEO는 오래전부터 테슬라의 미래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밝혀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회장과 만나 AI 칩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회동해 테슬라 자체 개발 칩 도조(DOJO)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조는 테슬라 자율주행 자동차가 수집하는 데이터와 영상자료를 활용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훈련하는 AI 슈퍼컴퓨터다.

업계는 머크크 CEO가 옵티머스 AI 훈련에도 도조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웨이 회장 역시 머스크 CEO와의 만남 직후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기업가가 나에게 ‘자동차가 아닌 다기능 로봇에 노력하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웨이 회장은 “칩을 공급해 줄 기업이 없는 데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TSMC는 얼마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또한 공식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서는 옵티머스의 작업 수행 영상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기술 고도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서는 옵티머스가 기본적인 물체 이동과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상용화 일정이나 생산 비용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줄곧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테슬라 공장에 우선 투입 계획

그러나 올해부터는 대규모 채용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변화가 포착됐다. 테슬라는 이달 초부터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옵티머스 대량생산을 위해 12가지 직무에 대한 제조 부문 채용을 진행 중이다. 제조 엔지니어링 기술자, 제조 품질 기술자, 제조 공정 기술자, 생산관리자 등이 채용돼 옵티머스 생산에 투입된다. 테슬라가 딥러닝 등 연구개발 부문 이외에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분야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는 올해 최대 1만 대의 옵티머스 로봇을 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기에 생산된 로봇은 테슬라 공장에 우선 투입, 차체 프레임을 운반하는 등 단순 반복 노동에 사용된다. 기업 등 외부 판매는 내년께로 예상된다. 현재 테슬라는 옵티머스 대량생산을 위해 관련 부품사에 부품 점검 지침을 내린 상태이며, 매년 10배씩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판매 가격도 윤곽이 드러났다. 머스크 CEO는 최근 한 행사장에 “옵티머스가 연간 100만 대 이상 생산되는 시점에 원가는 2만 달러 아래로 내려올 전망”이라면서 “가격이 다소 높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며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 차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사진=테슬라 유튜브 캡처

단순 기술 시연에서 양산·공급 단계로 전환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회의적 시각이 주를 이뤘다. 수십 명에 달하는 엔지니어가 길게는 몇 달을 매달려야 겨우 한 번의 시연을 성공할 정도로 기술적 난제가 많았던 탓이다. 테슬라의 적극적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 대부분 기업과 연구소가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렀던 이유다.

테슬라는 남다른 전략을 세웠다. 전기차 생산에서 구축한 자율주행 기술(FSD)을 휴머노이드 로봇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를 높인 것이다. 그 결과 2022년 첫 로봇 시연 때 쏟아졌던 혹평은 하나씩 지워졌고, 2024년에는 “실전 투입도 가능하겠다”는 평가에 도달했다. 테슬라는 “단순히 뛰어난 로봇을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고 품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로봇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최첨단 기술을 구현해 내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 진짜 ‘시장’이 열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재권 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테슬라는 로봇을 단순한 연구 개발 대상이 아닌 실제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으로 본다”고 진단하며 “AI와 배터리, 데이터 등 모든 전략을 총동원해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의 발걸음이 매우 빠른 만큼 향후에도 지금과 같은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대항마가 출현할 것인지가 로봇 산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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