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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맥 못추는 전기차, '히트펌프'로 더 멀리 간다 "주행거리 보존 핵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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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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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행거리 겨울엔 20% 줄어
美 한파 때 배터리 바닥, 폐차장 방불키도
히트펌프 기술 도입으로 배터리 성능 개선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라인메탈이 개발한 전기차용 히트펌프 시스템/사진=라인메탈

히트펌프 기술의 도입으로 전기차의 성능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펌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등을 제쳐놓고 전동화 시기 가장 중요한 기술로 손꼽은 기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히트펌프 적용 유무와 품질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주요 판단 기준으로 올라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히트펌프, 배터리 난방 전력 소모 최소화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기차에도 히트펌프가 적용되면서 추운 날씨에서도 배터리 소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성능 추적업체 리커런트(Recurrent)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전기차는 온도가 섭씨 0도로 떨어질 때 주행거리가 약 20% 감소했다. 차량 내부 난방을 위해 배터리를 추가로 소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커런트는 히트펌프를 장착한 전기차의 경우 이 같은 주행거리 손실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앤디 가버슨 리커런트 연구책임자는 “히트펌프 덕분에 전기차 운전자들이 겨울철 날씨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리커런트는 미국 전역에서 1만8,000대의 전기차를 대상으로 온도와 배터리 성능 간 상관관계를 조사해 20개 주요 전기차 모델의 주행거리 손실 정도를 순위로 발표했는데, 지난 2021년 이후 히트펌프를 도입한 테슬라 모델S의 경우 히트펌프가 없는 이전 모델에 비해 추운 날씨에서 주행거리 손실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리커런트는 “히트펌프를 장착한 전기차가 대체로 추운 날씨에 더 나은 성능을 보였지만 배터리 설계와 같은 다른 요인도 모델별 성능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행 가능거리 개선 '열쇠'

추운 날씨에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배터리 내부의 리튬이온이 낮은 온도에서 느리게 움직여 효율이 떨어지고 둘째, 추운 공기가 밀도가 높아져 차량의 공기저항이 증가한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에도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원인은 차량 내부 난방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에 사용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전력을 난방에 직접 사용해야 한다. 지난 2019년 AAA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의 추운 날씨 주행거리 감소의 약 75%가 난방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펌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기존 전기 저항식 히터와 달리 히트펌프는 주변의 열을 이동시켜 난방을 제공하는 기술로, 에너지 소모가 적어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 있게 한다. 이는 에어컨의 원리와 비슷하다. 다만 에어컨이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배출했다면 히트펌프는 그 열을 히터로 활용한다. 즉 히트펌프는 냉매가 압축, 응축, 팽창, 증발하며 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과 저온을 각각 활용해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구동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동차에 흔히 사용되지 않았지만 엔진이 없어 별도의 난방 장치를 필요로 하는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점차 널리 채택되는 부품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글로벌 히트펌브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LG전자

현대차부터 삼성·LG까지, 히트펌프 기술 확보 총력

국내 자동차 기업 중 히트펌프 기술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현대차·기아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2014년 4월에 출시된 기아 쏘울 EV부터, 승온 히터에 기반한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된 2018년 4월부터 적용됐다. 현대차·기아는 2019년 남양연구소에 열에너지통합개발실을 꾸린 데 이어 2021년 열에너지시스템 리서치랩을 만들어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23년에는 서울대, 중앙대, 홍익대와 함꼐 ‘전기차 에너지 관리 공동 연구실’을 설립했다. 고효율 히트펌프 시스템 연구와 관련 모델 및 부품 개발을 위해서다.

테슬라의 모델 Y도 히트펌프 기술로 저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중요한 기술로, 자동차에서 시작해 가정, 기업 부문에까지 히트펌프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가전 기업들도 히트펌프 기술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 공조(空調) 시스템(HVA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냉난방 공조 전문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아예 미국의 공조 전문기업 존슨컨트롤스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유럽, 아시아에 구축한 차세대 히트펌프 기술 개발 핵심 연구진을 한국으로 초청해 HVAC 사업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히트펌프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LG전자는 컨소시엄을 통해 히트펌프 연구에 글로벌 톱티어 대학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HVAC 연구개발(R&D)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 각 컨소시엄에서 진행하고 있는 히트펌프 기술 실증 결과를 적용해 개발한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으로 LG전자 히트펌프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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