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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생각만 하면 ‘글’이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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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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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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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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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이식 장치로 ‘인간 사고’ 해독 가능
실시간 문서 작성과 번역 가능
생각으로 ‘비밀번호’ 설정도

본 기사는 The Economy의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인간의 의사소통은 근육에 의지해 왔다. 입술을 움직이거나,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하거나, 폐로 공기를 밀어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뇌 이식 장치를 통해 인간 내면의 목소리를 해독할 수 있다고 한다. 125,000개의 단어를 인식할 수 있고 정확도는 최대 74%까지 나온다. 또 생각만으로 비밀번호를 설정해 사생활을 보호하고, 원치 않게 생각이 노출되는 일을 98% 방지할 수 있다.

사진=ChatGPT

‘인간 사고 문자화’ 기술 개발

새로 개발된 장치는 행동 및 언어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도 활용되지만, 넓게 보면 누구나 빠르게 성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의사소통의 경로가 근육에서 마음으로 이동하면서 즉시 번역과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업이나 시험, 언어 교육은 물론 교육 현장에서의 형평성 면에서도 엄청난 가능성을 내포한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s, BCIs, 뇌와 외부 장치 간 직접적인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는 당초 의료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기술을 정교화하는 과정에서 잠재력이 커졌다. 2023년에 인체 주입용 음성 장치(invasive speech devices)가 개발돼 한 차례의 기술 발전을 보인 데 이어, 올해 등장한 내부 음성 시스템(internal speech systems)은 뇌에서 전해지는 신호만으로 의사를 판독해 낼 수 있다.

‘연구 및 언어 학습’에 획기적 기여 가능

이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들이 어떤 활동도 없이 삽시간에 과제물 초안을 완성한다고 상상해 보라. 또는 연구원들이 실험기구를 손에 쥔 채 결과를 메모하는 모습을 그려보라. 노트 필기나 협업, 시험 등에서 해야 하는 타이핑이나 글쓰기가 이제 생각만으로 가능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는 언어 자체에 관련된 것이다. 뇌 해독기(brain decoder)는 이전 제품들처럼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뇌의 신경 활동으로 보여지는 의미(semantic meaning)를 판독하기 때문에 결과물을 즉시 다른 언어로 변환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한국말로 문장을 생각하면 해독기는 즉시 영어로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복수 언어로 이뤄지는 수업이나 언어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능성은 엄청나다.

그럼에도 지금 단계에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가장 먼저 모두가 강력한 내면의 목소리(inner voice)를 가지고 있지는 않고, 해독 시스템도 훈련과 보정을 통한 강도 높은 개인화(personalized)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화와 언어의 차이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패턴도 각기 다르다. 여전히 언어 학습을 통해 문법과 어감, 문화적 표현을 익혀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속기사보다 빠르게 문서 작성

이번엔 숫자를 따져보자. 평균적인 성인의 타이핑 속도는 분당 40~60단어 정도고 속기사들이 100단어를 친다. 그런데 ‘내부 음성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면 누구나 100~150단어가 가능하다. 지치거나 피곤할 일도 없다. 하루에 수천 단어를 써야 하는 학생이나 연구원에게는 몇 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다.

문서 작성 속도(단위: 분당 단어 수) 비교
주: 성인 타이핑, 자연스러운 대화, 스탠퍼드대학교 음성 인터페이스, UC 샌프란시스코 음성 인터페이스(좌측부터)

그리고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손과 눈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실험을 하거나, 장비를 다루거나, 집단토론을 하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이제 장애물은 자판을 두드리는 것에서 명확하게 사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역설적이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를 구축해 명확히 표현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개인 정보 보호와 형평성 ‘중요’

하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잠시 지나가는 생각이 원치 않게 해독되거나 학교나 기업이 학생과 직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그런 점에서 생각으로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반갑다. 사용자들은 정해둔 글자나 패턴을 조용히 생각해 해독기를 활성화함으로써 뜻하지 않은 정보 누출을 방지할 수 있다. 이는 인공지능에 대한 각국의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유럽연합(EU)은 2024년 발효된 인공지능법(Artificial Intelligence Act)을 통해 AI가 인간의 감정을 추측하거나 해석하는 일을 금지한 바 있다. 칠레는 한 걸음 더 나가 신경권(neurorights, 개인의 뇌와 정신 영역에 관련한 자유와 권리)을 헌법에 포함해 ‘정신의 자유’를 보장했다.

내부 음성 인터페이스 주요 지표
주: 해독 정확도, 비밀번호 인식 정확도, 인식 단어 수, 참가자, 장치 이식 부위(운동피질), 발표 연도(위부터)

형평성도 문제다. 개발 초기인 만큼 장비 가격이 비싸고 외과 수술을 동반할 수도 있어 당장의 대중화는 어렵다. 소수의 학생만 장비를 사용한다면 시험이나 평가에서 불평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비용 문제 해결 방안과 대안, 강력한 정보보호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당장은 언어 및 행동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공되지 않은 신경 데이터는 반드시 비공개로 처리하고 문서 자료만 보관해야 한다. 기억력보다는 논리력과 이해력을 중심으로 평가를 재설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들도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om mouth to mind: Interfaces of internal speech and the end of language as a barrier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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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