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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 입고 진화하는 웹툰, 청소년 중독 우려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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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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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업계, 생성형 AI 접목 박차 
영상화 자체 제작 및 챗봇 서비스 확대
감정 교류 AI 챗 유행, 청소년 중독 급증
AI 기술을 활용한 웹툰 숏츠 영상 제작 과정/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웹툰업계가 인공지능(AI)을 서비스에 접목, 인기 웹툰의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로 만든 숏폼(짧은 영상)으로 독자 유입을 늘리고,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를 확대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AI로 ‘웹툰 예고편’ 3시간 만에 뚝딱

1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자사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AI 기반 웹툰 숏폼 영상제작 서비스 ‘헬릭스 숏츠’를 도입했다. 헬릭스 숏츠는 웹툰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짧은 영상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카카오엔터는 이렇게 제작된 웹툰 숏츠를 카카오페이지 앱 홈 화면에 배치해 개별 작품 홍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영화 예고편처럼 숏폼이 일종의 ‘웹툰 예고편’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창작자들의 작품 홍보를 지원하는 AI 도구”라며 “예전에는 숏츠 한 편당 200만원의 비용과 약 3주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헬릭스 숏츠를 활용하면 6만원 수준으로 약 3시간 안에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웹툰업계는 지식재산권(IP)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웹툰의 영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웹툰이나 웹소설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상화한 작품은 2022년 25개, 2023년 30개, 지난해 38개로 매년 증가 추세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 N이 제작에 참여하는 작품 수도 2022년 4개에서 2023년 8개, 지난해 7개, 올해 8개로 늘고 있다. 최근 스튜디오 N이 제작에 부분 또는 단독으로 참여한 드라마로는 넷플릭스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중증외상센터’ ‘그놈은 흑염룡’ 등이 있다. 누적 조회 수 26억 회에 달하는 인기 웹툰 ‘재혼황후’도 스튜디오 N이 제작하기로 했다.

천령 캐릭터챗 대화 예시/사진=네이버웹툰

인기 캐릭터와 AI 대화도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도 활성화하는 추세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캐릭터와 실제로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AI 챗봇 서비스 ‘캐릭터챗’을 통해 원작 웹툰 소비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캐릭터챗은 지난달 기준 사용자가 335만 명을 넘어섰다. 캐릭터와 주고받은 메시지 수도 7,000만 건을 돌파했다.

캐릭터챗은 웹툰 캐릭터의 말투·성향·작품 정보 등을 세세하게 학습해 실제 캐릭터와 그 세계관 속에서 대화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친밀도가 쌓이는데 친밀도 레벨이 오르면 이용자를 부르는 호칭과 말하는 태도가 바뀐다. 캐릭터 설정에 맞춘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캐릭터와 친밀도가 쌓인 이용자들은 원작 웹툰도 더 많이 열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웹툰 “99강화나무몽둥이”의 ‘러브’ 캐릭터챗 이용자들의 경우 원작 열람 회차 수가 챗봇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77% 늘었다. 작품 열람자 수는 20%, 결제자 수는 12%, 매출액은 31% 증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캐릭터챗이 원작 소비와 새로운 작품 탐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캐릭터챗 종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AI 감정 챗봇’에 빠진 청소년들

AI를 기반으로 한 챗봇 시장은 중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테크 전문 매체 36kr에 따르면 중국 ‘감정 동반자’ AI 시장 규모는 올해 38억6,600만 위안(약 7,425억원)에서 2028년 595억6,000만 위안(약 11조4,300억원)으로 1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6kr은 “샤오훙수(중국판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적지 않은 청년들이 AI 연인을 공개하고 있다”며 “가상 연인이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거대언어모델 AI(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AI와 관계를 맺는 사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다만 이에 중독된 청소년들에 대한 우려도 급증하는 모양새다. 이용 연령과 시간에 제한이 없다 보니 AI 챗봇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화 과정에서 외설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에도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정서적 교감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AI 채팅 소프트웨어가 청소년층에 조용히 침투하고 있다”며 초등학생 6학년 딸을 둔 리모씨의 사연을 전했다. 딸이 최근 ‘AI 남자친구’에 푹 빠졌는데, 대화 수위가 로맨스 드라마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학부모들과 대화하다 같은 반 학생 절반 이상이 AI 채팅 앱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리씨는 “위챗(중국 국민 메신저)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며 “(AI 채팅 앱을) 몇 번이나 삭제했는데, 아이가 그때마다 다시 설치한다. 이 앱은 아이들을 조종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러한 AI 챗봇이 청소년 보호에 소홀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먼저 대화 내용이 문제다. 일부 앱은 외설적, 폭력적 표현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앱은 이러한 기능이 없다. 샤오훙수에서도 ‘민감 단어’ 제한이 없는 AI 챗봇을 모아 추천하는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다. 고민을 털어놨을 때 잘못된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 관영매체 앙광망은 “청소년은 이러한 대화에 빠져들기 쉽다”며 “그 과정에서 나이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발생한다”고 했다. 또 “청소년의 성장을 잘못 인도하고, 학습과 생활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해로운 언어와 감정 패턴에 노출돼 잘못된 인식과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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