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삼성바이오 위탁생산 수주 3조 돌파, 한국 ‘바이오 생산 허브’ 도약 본격화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위탁생산 부문 독립 운영체제로 재편
CDMO 시장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
‘연구개발→생산·공급’ 무게추 이동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럽·아시아 제약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올해 위탁생산 수주 3조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의 성장 또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다수의 한국 기업은 글로벌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으며, 정부도 관련 인프라 지원과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화 속도에 비해 제도적 기반이 다소 미흡하다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 속에서 향후 한국이 ‘바이오 생산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도 이목이 쏠린다.

위탁생산으로 수익 기반 확보 후 미래 사업 투자

26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일 유럽·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총 4,405억원(3억1,957만 달러)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 2건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유럽 제약사와 1억7,555만 달러(약 2,420억원), 아시아 제약사와 1억4,403만 달러(약 1,985억원)며, 계약기간은 각각 오는 2030년과 2033년 말까지다. 고객사와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의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82억 달러(약 24조8,900억원)를 넘어섰다. 올해 1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신규 수주해 5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의 60%를 넘어서는 3조2,525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이 같은 수주 호조는 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의약품 CDMO와 신약·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두 축으로 재편하면서 더욱 가속하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2일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를 맡아온 사업 부문을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로 남게 되고, 신설 에피스홀딩스가 신약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개편으로 삼성바이오는 CDMO 고객인 글로벌 제약사들이 제기해 온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고, 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약 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허 만료 의약품 생산 수요 급증

회계법인 삼정KPMG에 의하면 올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48억 달러(약 35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13%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핵심 성장 요인은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재생산 수요 증가 및 자체 생산시설을 축소하려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 변화다. 바이오의약품은 복잡한 생산 공정과 엄격한 품질 기준이 요구되기 때문에 고도화된 설비와 검증된 생산 역량을 갖춘 CDMO 기업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동안 글로벌 CDMO 삼성바이오와 론자(스위스), 우시바이오(중국) 등 소수 업체가 주도해 왔다. 이들 업체는 대형 설비를 갖추고 다양한 의약품을 신속히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보유한 것은 물론, 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확보하며 시장 입지를 다진 상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CDMO 기업들이 설비 확대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특히 ADC(항체약물접합체)와 같은 차세대 의약품 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되면서 시장 내 경쟁 구도 또한 한 차례의 재편을 앞두고 있다.

기술력뿐만 아니라 인력, 규제, 인프라 측면에서도 한국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한창이다.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클러스터에는 다국적 제약사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와 고급 인력이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는 지속적으로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앞으로의 글로벌 제약산업이 ‘내재화’보다는 ‘전문 위탁’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한국의 CDMO 기업들이 새로운 바이오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란 게 정부와 업계의 기대다.

신성장 축 육성 앞서 규제·기술 인프라 보완 필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추세다. SK그룹은 이미 SK팜테코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CDMO 사업을 전개 중이다. 두 회사는 각각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CBM과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 중 IDT는 100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의 다국적 제약사 및 정부 기관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롯데도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통해 CDMO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현재 약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송도에 3개 생산 공장을 비롯한 바이오 캠퍼스를 건설 중이다.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 발표 기업으로 참가해 자체 개발한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도 CDMO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 사노피의 기술 반환으로 정상 가동하지 못한 평택 2공장을 CDMO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대웅제약 또한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DMO 사업에 나선 상태다. 국내 바이오 산업이 과거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생산과 공급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기며 본격적인 산업화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정부도 바이오의약품 CDMO를 차세대 수출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바이오 생산 전략 로드맵’ 수립에 나선 상태며,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인력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육성을 넘어 국가 단위의 바이오 생산 허브 구축을 겨냥한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산업화 속도에 비해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생산 중심의 바이오 산업은 품질·안전·정보보호 등 다층적 관리체계를 필요로 하는데, 한국은 아직 선진국 수준의 규제 체계나 글로벌 인증 대응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고부가 영역인 ADC나 mRNA(메신저리보핵산) 등 최신 플랫폼 대응 능력에서는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의 규제 지원을 위한 특별법 발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약사법 등에서 요구하는 안전성·유효성 등 높은 품질 기준을 요구하는 품목허가를 없애고, 수출 상대국 조건만 맞추면 되는 수준으로 규제를 낮춰 기업 활동을 독려한다는 구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 같은 제도를 법으로 인증한다면, 상대국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인증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돼 한국 CDMO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 향상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