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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1위 BYD의 양면 전략, 가격 인하 뒤 숨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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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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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폭탄 세일’, 가격 경쟁 심화
테슬라와 경쟁 구도 재편 가능성
회계 투명성·잠재 부채 이슈 부각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최대 34%에 달하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며 중국 전기차 시장 내 할인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차량 판매 대수에 이어 매출액 규모에서도 전기차 시장 1위로 올라선 BYD는 중소업체들을 시장에서 몰아내는 동시에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박하는 양방향 치킨 게임 전략을 구사하는 중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막대한 숨은 부채와 회계 투명성 이슈, 낮은 수익성 구조 등이 BYD의 급진적인 시장 장악 시도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中 전기차 시장 ‘치킨게임’ 본격화

2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이달 말까지 22개 차종 가격을 최대 34% 낮추겠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초소형 해치백 시걸(SEAGULL)은 기존 6만9,800위안(약 1,290만원)에서 5만5,800위안(약 1,030만원)으로 20%가량 저렴해졌으며, 준대형 세단 실(SEAL)은 34% 할인된 10만2,800위안(약 1,9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지 자동차 업계에선 BYD가 쌓이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BYD의 재고는 올해 들어서만 약 15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YD의 월평균 판매량(약 35만 대)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427만 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판매량을 550만 대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BYD로선 재고 소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중국 전기차 업계 1위 BYD가 할인 경쟁의 서막을 올리면서 여타 전기차 업체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에 나섰다. 립모터는 지난달 말부터 차량 가격을 약 30% 내렸고, 지리자동차도 7개 차종에 최대 18% 인하를 적용했다. 고급차 중심의 전략을 취해 온 창안자동차 또한 주력 모델인 디팔S07의 가격을 정가 대비 10.5% 할인된 17만 위안(약 3,250만원)에 판매 중이다.

업계에선 BYD가 중소업체 도태를 전제로 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를 넘어 향후 1~2년 내 중국 전기차 시장을 소수의 대형 업체 중심으로 재편하고, 그 최상단에 자사가 군림하려는 장기 전략을 가동했다는 해석이다. 지난 3월 기준 BYD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9.7%로 여전히 1위지만, 전년 동기(37.5%)와 비교하면 7.8%p 낮아졌다.

글로벌 패권 향한 BYD의 정면 돌파

BYD의 이번 가격 인하 조치는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형을 바꾸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읽힌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테슬라의 입지 약화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BYD와 샤오미 등 현지 기업들의 이중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고가 모델 중심의 전략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여기에 BYD가 가격 인하까지 단행하면서 테슬라의 경쟁력은 더욱 위협받는 상황이다.

BYD는 일찌감치 중국 내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힌 데 이어 생산량과 공급망에서도 테슬라를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BYD는 배터리 자체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테슬라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BYD가 ‘가격’이라는 무기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 내 구도 역시 흥미롭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BYD가 저가 시장을 장악한 반면, 샤오미는 고급형 전기차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며 테슬라를 가운데에 가둬버린 형국이다.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은 판매 시작 8분 만에 5만 대 예약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는 중국 내 소비자들이 테슬라보다 ‘더 싸거나 더 새롭고 세련된’ 선택지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변화가 포착된다. BYD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진출을 가속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국가는 테슬라보다 BYD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추세다. 특히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하는 BYD의 우위가 점점 더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BYD의 전략이 중국 내수 재편과 글로벌 주도권 겨냥이라는 이중 전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테슬라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공격적 가격 전략, 부채 리스크 가중할 수도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BYD의 성장 이면에는 불안한 재무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초 블룸버그는 홍콩 회계법인 GMT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BYD의 순부채가 3,230억 위안(약 62조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BYD가 미지급 어음과 유사한 형태의 외상 채무를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거나 지연 반영함으로써 재무제표를 안정적으로 보이게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BYD가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조달한 후 발행한 어음의 만기는 평균 9개월로 업계 평균인 2개월보다 훨씬 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불안정한 회계 구조는 자금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BYD가 전기차 생산량 확대와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자본을 계속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흐름의 압박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BYD의 성장 모델은 정부 보조금이나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향후 정책 환경 변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BYD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할인 전략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판매량 확대가 가능하겠지만, 이는 곧 고정비 부담 증가와 매출총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고정비와 투자금이 누적되는 구조에서 수익 없는 저가 경쟁은 자칫 부채 리스크를 더욱 증폭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된 견해다. 결국 BYD의 이번 전략은 시장 장악과 함께 내재된 리스크를 확대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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