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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비자 취소는 정치적 차별" 中, 美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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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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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장관,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가능성 시사
中 "美, 국가 신용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비판
외국인 유학생 美 경제 기여 막대해

중국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발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인적 교류 영역까지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유학생 두고 갈등 벌이는 美·中

29일(이하 현지시간)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데올로기와 국가 안보를 구실로 중국 유학생 비자를 억지스레 취소하는 것은 중국 유학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정상적 인문 교류를 방해한다”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미국을 향해 교섭을 제출했다”고 발언했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의 이 정치적 차별 행위는 미국이 일관되게 표방해 온 이른바 ‘자유·개방’이 거짓말이라는 폭로”라며 “미국 스스로 국가 이미지와 국가 신용을 한 걸음 더 훼손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유학생 비자 취소가 무역 등 다른 미·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마주 보고, 건설적이고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보복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문제가 된 비자 취소 관련 발언은 28일 루비오 장관이 발표한 ‘새 비자 정책은 중국이 아닌 미국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나왔다. 그는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하에서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중요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과 홍콩에서 제출되는 모든 비자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비자 기준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을 잠재적인 중국의 스파이로 간주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中 유학생·대학가 '대혼란'

루비오 장관의 극단적인 발언을 접한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은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다. 28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여러 중국인 유학생이 다른 나라의 대학으로 옮겨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루비오의 발언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학업을 끝마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상황이며, 설마 루비오의 발언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생기면서 심리 상태가 무척 복잡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가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마이클 로스 웨슬리언대 총장은 “(중국인 유학생 배제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며,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스스로 발등에 총을 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게리 로크 전 주중 대사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인재를 환영함으로써 번영해 왔다”며 “중국 유학생을 배제하는 것은 미국의 가치에 반할 뿐 아니라, 과학·기술·혁신 리더십을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학생 배척은 美의 자충수?

중국을 넘어 미국에서까지 루비오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한 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년 F·M 비자 등을 취득해 미국 대학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112만6,690명에 달한다. 이는 미국 전체 학생 수의 5.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중국 출신 비중은 25%로 인도(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들 유학생은 미국의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NAFSA는 2023~2024년 유학생들이 등록금과 주거비, 생활비 등을 포함해 연간 미국에 약 430억 달러(약 59조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으며, 유학생들의 소비가 미국에서 37만8,175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추산했다. 지난달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미국은 천연가스와 석탄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교육 서비스를 전 세계에 팔았다”며 “(미국은) 이 부문에서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체 중국인 유학생 중 기술 혁신에 필수인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이 절반 이상(51.9%)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TEM 학위를 취득한 유학생들은 미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이끄는 주역이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이 1997~2019년 설립된 미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거대 스타트업) 500곳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이민자에 의해 창업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온 인재들이었다. 중국 유학생을 배척하는 것은 사실상 미국 산업계의 기초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행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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