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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nm 기술 개발에 '총력' "이미 수율 60%" TSMC 경쟁력 압도적 수율 70% 확보 못 하면 승산 없어

삼성전자가 2nm(나노미터) 공정 수율을 40%대까지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까지 30% 근처에서 제자리를 맴돌던 삼성전자의 2nm 기술 경쟁력이 소폭 제고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만 TSMC가 이미 2nm 공정에서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수율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가 2nm 경쟁에서 TSMC와 경쟁자로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2nm 수율 40% 돌파
10일(이하 현지시각) IT전문 매체 WCCF테크는 삼성 파운드리가 차세대 2nm 공정 기술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파운드리 업계 선두 주자인 TSMC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3nm GAA(Gate-All-Around) 공정에서 20~30% 수준의 저조한 수율을 기록하며 양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진의 지휘 아래 2nm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최근 후공정 업체의 웨이퍼 테스트 단계에서 수율이 40%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nm 공정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1위 TSMC의 생산 라인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고객사들이 더 나은 가격 조건을 제시하는 삼성과의 거래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 AMD, 엔비디아 등 주요 칩 설계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2nm 공정에 관심을 보이며 '이중 공급'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삼성의 2nm 공정을 실제로 채택할 경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관측된다.

TSMC '절대적 선두'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TSMC는 삼성전자와 달리 이미 2나노 공정에서 80%에 육박하는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이 60%에 도달하면 원활한 양산 및 공급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며 "TSMC의 2나노 양산이 시작되는 올해 말까지 수개월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양산 시 TSMC의 2나노 공정 수율은 80%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생산 능력도 원활하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달 대만의 경제 매체 커머셜타임즈, 공상시보 등은 "TSMC가 2㎚ 공정 생산량을 올해 연말까지 월 5만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만 바오산과 가오슝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월간 생산량이 8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TSMC의 바오산 공장은 이달 1일부터 수주를 받기 시작했으며, 대량 생산은 올해 하반기 첫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 가오슝 공장도 지난달 31일 확장식을 가졌다.
공상시보는 TSMC 2㎚ 공정 칩의 위탁생산 단가가 웨이퍼당 3만 달러(약 4,4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 파운드리 초기 단가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이다. 최근에는 미 행정부의 요구에 대응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해당 비용이 반영될 경우 가격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도입 초기부터 고객사의 주문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수주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문받으려면 70% 수율 확보해야"
삼성전자가 견고한 TSMC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수율을 대폭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지난달 기술매체 ‘Wccftech’의 오마르 소하일 전문 기자는 “(삼성전자의) 2nm GAA 공정에서 엑시노스 2600의 시험 생산 수율은 30% 수준”이라며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웨이퍼 생산은 수율을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최소한 2nm GAA 노드를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받기 위해선 70%의 수율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Wccftech는 올해 3분기까지 GAA 노드 설계가 완료돼야 엑시노스 2600이 향후 출시될 Galaxy S26 시리즈에 적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은 지난 2022년에 1세대 3nm GAA 공정을 공식 발표할 때도 TSMC보다 관련 분야에서 우위를 점했다”며 “그러나 (나중엔 TSMC보다 뒤처진)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벌어진 3nm 경쟁의 전례를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TSMC를 추월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