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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적자, 신작은 부재" 악재에 짓눌리는 네오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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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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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품에 안긴 파우게임즈, 실적 '내리막'
'P의 거짓' 이후 자체 흥행작 전무
中 게임 공습에 위기감 한층 가중돼
네오위즈의 대표작 'P의 거짓'/사진=네오위즈

시장에서 네오위즈의 투자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 핵심 개발진이 창립한 파우게임즈를 비롯, 네오위즈가 출자한 게임사들이 줄줄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다.

네오위즈, '마이너스의 손'으로 전락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736억원을 투자해 파우게임즈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파우게임즈는 ‘킹덤: 전쟁의 불씨’, ‘프리스톤테일M’ 등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으며 검증된 개발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파우게임즈가 야심차게 출시한 신작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5위, 애플 앱스토어 순위 34위에 머무르며 사실상 시장 안착에 실패한 것이다. 신작의 부진으로 지난해 파우게임즈는 당기순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9억원 손실) 대비 1,223% 급증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네오위즈는 자회사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384억원을 장부에 반영했다.

파우게임즈 외에도 네오위즈 산하로 들어간 수많은 게임사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네오위즈가 출자한 19개 법인 중 14곳에서 적자가 발생했다. 전체 평가손실 규모는 303억원에 달한다. 모바일 광고형 게임사 모비릭스, 크레이마인드 등 주요 투자사의 실적 부진으로 평가 손실이 지속됐고, K팝 플랫폼을 맡았던 네오위즈랩과 중국 현지법인은 결국 매각·청산 수순을 밟았다.

시장에서는 네오위즈의 투자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성장성만 보고 인수한 기업들이 연달아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는 것은 인수 후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네오위즈가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벗고, 재무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이후 흥행 신작 부재

네오위즈는 투자 기업들의 관리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게임 개발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작인 ‘P의 거짓’ 출시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다. 'P의 거짓'은 지난 2023년 PC 및 콘솔 싱글 플레이 패키지 게임으로 발매돼 200만 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월 구독 서비스인 ‘X박스 게임패스’ 입점을 통해 누적 다운로드 700만 회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패키지 게임의 특성상 패키지 판매 이후 추가 매출 기여도가 낮다는 점이다. ‘P의 거짓’의 흥행 효과는 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는 의다. 사측은 지난 2024년 ‘P의 거짓’ DLC 출시를 예고했지만 아직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P의 거짓'의 후속작인 ‘P의 거짓 2’ 또한 최종 출시까지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오위즈는 자체 IP를 강화하며 PC/콘솔 개발에 집중하고, 새로운 IP를 발굴하는 동시에 내부 개발 역량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기대작 ‘안녕서울: 이태원편’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또한 ‘고양이와 스프’ IP를 활용한 ‘고양이와 스프: 매직 레시피’, 자회사 파우게임즈의 인기 모바일 게임 ‘킹덤’의 두 번째 신작 ‘킹덤 2’ 등도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게임사이언스의 흥행작 '검은 신화:오공'/사진=게임사이언스

中 게임업계의 급성장

중국 게임 업체들의 공습 역시 네오위즈에는 무시할 수 없는 악재다. 최근 중국 게임들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워 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게임들의 주요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한국 시장 매출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퍼스트펀의 '라스트 워: 서바이벌' △조이넷 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 △센츄리 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버' 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결과다.

중국은 모바일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콘솔 기기를 필두로 한 AAA급 대작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게임사 게임사이언스가 제작한 '검은 신화: 오공'은 지난해 8월 출시돼 누적 2,000만 장 이상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임 플랫폼 스팀 발매 이후에는 240만 명에 달하는 동시 접속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2024 스팀 어워드 등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사들의 신작 물량 공세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며 "'검은신화: 오공'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의 게임 개발 역량도 이미 한국을 뛰어넘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앞으로 중국에서 고퀄리티 게임들이 쏟아지면 한국 게임업계 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결국 한국 게임사들이 게임 개발력을 키우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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