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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급 AI 3개 더 만들겠다" 중국, 첨단 기술 자립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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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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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분야 자립 위한 '삼중나선형 계획' 수립 중
첨단 기술 육성 계획 성공 전례 존재, 이번에도 순항할까
정부 주도하에 급성장한 레드 테크, 韓 시장 '영향권'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 종합 발전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나서 AI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민간·정부 투자를 나란히 활성화해 AI 자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AI 발전 계획이 순항할 경우, 최근 들어 본격화한 '레드 테크'의 공습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삼중나선형 계획'

11일 중국 정부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 분야 종합 발전 계획인 삼중나선형(三螺旋)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삼중나선형 계획은 AI 산업의 자립도 제고를 목표로 하는 정부 차원의 산업 지원책으로, 관련 분야 인재 유치, 투자 촉진 등을 위한 방안이 다수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계획에 따라 중국 정부는 캐나다와 호주에서 시행 중인 ‘기술 이민 점수제’를 도입, 우수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양자 컴퓨팅과 머신러닝 등 첨단 분야 박사 과정 졸업자를 위한 ‘박사 후 연구소’ 설립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AI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R&D 비용을 자산으로 인정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내 과학혁신판(커촹반)에 상장된 AI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23년 기준 평균 42%에 달한다. 이처럼 막대한 R&D 투자 비용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인정할 경우, 이들 기업의 R&D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유사한 취지에서 중국은 AI 스타트업이 알고리즘 특허를 활용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매출로 인식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국유 자본을 활용한 ‘인내자본펀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 내 벤처캐피털(VC) 투자가 눈에 띄게 위축된 가운데, 정부가 직접 나서 관련 분야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내년까지 '딥시크'에 버금가는 국가대표급 AI를 3개 이상 출시하고, 중국산 의료용 AI '화타GPT'처럼 각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를 20개 이상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 전철 밟을까

시장은 중국의 삼중나선형 계획이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와 유사한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는 지난 2015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첨단 기술 육성 계획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문구를 고품질 및 첨단 기술 패권의 상징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프로젝트 발표 당시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중국이 지배해야 할 핵심 분야로 AI, 양자 컴퓨팅, 전기 자동차, 재생 에너지, 배터리 기술 등을 선정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10년이 지난 현시점, 중국은 다수의 핵심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BYD'와 같은 전기차 제조 업체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자동차 판매량은 9,060만 대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제조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34.7% 수준이었다. 이는 2023년 33.8%에서 0.9%p 증가한 수치다.

재생 에너지 분야 경쟁력도 눈에 띄게 강화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 패널 공급망의 약 80~95%를 책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재생 에너지 강국이며, 2028년까지 전 세계 재생 에너지의 60%가 중국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드론 분야에서도 관측된다. BCC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선전시에 본사를 둔 DJI는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DJI를 포함해 세계 10대 드론 제조업체 중 3곳이 중국 기업이다.

중국은 자동화 로봇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55만3,052대의 산업용 로봇 중 29만258대(52%)가 중국에 있다. 자급률(중국 내 설치되는 로봇 중 중국산 비중) 역시 이미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중국이 첨단 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에 자동화 로봇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자국산 로봇을 통한 생산 혁신으로 생산 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 업체 로보락의 로봇청소기 제품/사진=로보락

레드 테크, 韓 시장 공략 본격화

급성장한 '레드 테크(중국의 첨단 산업을 지칭하는 용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속속 침투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 가전 기업 로보락의 경우 지난 2020년 한국 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매출액 역시 △2020년 291억원 △2021년 480억원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 등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샤오미도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고, AI 스마트폰 ‘레드미 노트 14 프로(Pro) 5G’를 한국에 공식 출시하며 국내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해당 모델은 8GB+256GB 모델 기준 39만원, 12GB+512GB 모델 기준 49만원으로 출시돼 압도적인 가격 우위를 점했다. 향후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TV, 웨어러블 기기, 보조배터리,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TV 판매량 점유율 2위 기업인 TCL 역시 지난 2023년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TV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TCL은 쿠팡 등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더해 TCL은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제품을 직접 공급하며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 기업들의 '안방 공략' 움직임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미·중 무역 갈등 속 '활로'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중국산 제품의 공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중국산 제품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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