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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발달로 직장에서 필요한 자질도 변화 기술적 능력보다 ‘성격적 특성’이 더 중요 인내, 혁신, 문제 해결력 포함한 ‘지적 끈기’가 연봉 좌우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기술의 진보가 노동 시장의 양상을 바꾸는 가운데 직업적 성공에 필요한 자질도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성격적 특성이 연봉과 직업 기회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성격 특성의 두 요소인 ‘지적 끈기’(intellectual tenacity)와 ‘사회적 적응력’(social adjustment)이 임금과 고용 기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인내력’, ‘혁신’, ‘문제 해결 능력’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인 관계 능력은 협력이 필수적인 직업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sites/default/files/styles/large/public/image/2025/02/Personality%20traits_TE_20250205.png.webp?itok=8sUM1Chu)
기술보다는 ‘행동 특성’이 직장에서 더 중요
인공지능과 대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이 전체 직업인의 80%가 하는 최소 10%의 업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렇게 자동화가 반복적 업무를 대신하면서 전통적 인력 계획에서 자주 간과되던 비인지적 능력(non-cognitive skills)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간한 2025년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Future of Jobs Report) 역시 기술적이기보다는 행동 특성에 관련된 창의적 사고, 회복 탄력성, 유연성과 기민함, 호기심과 평생 교육의 자세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더 구체적인 직업적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미국 노동부의 직업 정보 네트워크(Occupational Information Network), 미국 커뮤니티 설문조사(American Community Survey),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등이 제공하는 2007~2019년 기간의 자료를 모두 분석했다. 그렇게 밝혀낸 두 가지 성격적 특성이 ‘지적 끈기’와 ‘사회적 적응력’이다.
먼저 지적 끈기는 분석적 사고, 참을성, 주도성, 혁신 역량 등으로 구성된다. 주로 자율성과 노력을 요구하는 비반복적 문제 해결 업무에 필수적인 자질들이다. 사회적 적응력은 감정 통제, 협력, 스트레스 내성 등을 포함한 대인 관계 및 공감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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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a) 지적 끈기와 고용 기회 확대 간 관계, 지적 끈기 요구 정도(X축), 고용 기회 증가(%)(Y축), 트럭 운전사, 청소 및 가사 도우미, 행정 보조, 경찰관, 초등 교사, 경제학자, 경영 분석(좌측부터) / (b) 사회적 적응력과 고용 기회 확대 간 관계, 사회적 적응력 요구 정도(X축), 고용 기회 증가(%)(Y축), 경제학자, 청소 및 가사 도우미, 영업 관리, 행정 보조, 경영 분석, 경찰관, 초등 교사(좌측부터) / (c) 지적 끈기와 연봉 간 관계, 지적 끈기 요구 정도(X축), 연봉(Y축), 트럭 운전사, 청소 및 가사 도우미, 행정 보조, 경찰관, 초등 교사, 영업 관리, 경제학자, 경영 분석(좌측부터) / (d) 사회적 적응력과 연봉 간 관계, 사회적 적응력 요구 정도(X축), 연봉(Y축), 경제학자, 트럭 운전사, 청소 및 가사 도우미, 영업 관리, 행정 보조, 경영 분석, 경찰관, 초등 교사(좌측부터)/출처=CEPR
‘지적 끈기’가 ‘사회적 적응력’보다 연봉 및 직업 기회 좌우
해당 성격 특성을 기준으로 천만 건이 넘는 사례를 분석한 연구는 인지 능력과 인구 통계학적 요소, 산업적 특성 등을 변수에서 배제했을 때 성격 특성과 노동 시장 간 네 가지 뚜렷한 추세가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가장 먼저 높은 수준의 지적 끈기를 요구하는 직업에 높은 보상이 주어지고 있다. 물리학자나 마취 간호사처럼 분석 및 문제 해결 역량이 필요한 직업들이 임금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내력과 혁신, 분석 능력은 필요 정도가 높을수록 비선형적이고 불균형적인 높은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적응력도 대인관계를 필요로 하는 직업에서 중요하지만 임금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비행기 승무원이나 특수 교육 교사처럼 협력과 스트레스 내성이 중요한 직업들은 임금 프리미엄이 거의 없었고 심지어는 임금 인상과 음의 관계를 보이는 경우도 발견됐다.
지적 끈기와 사회적 적응력 둘 다 고용 기회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적응력과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일터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지 능력을 변수에서 배제한 경우에는 사회적 적응력이 고용 기회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공감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하지만 2007~2019년의 연구 대상 기간 노동 시장은 지속적으로 지적 끈기에 더 많은 보상을 하고 사회적 적응력에 대한 보상은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 고급 기술 영역에서 요구되는 자율성과 인내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이 점점 더 강조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대인 관계 기술이 필수적이었다.
학력이나 경력보다 ‘성격적 특성’에 주목해야
그렇다면 기업을 포함한 조직들은 전통적인 채용 기준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학력이나 경력에만 얽매이지 말고 지원자의 지적 끈기를 포함한 성격적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동화 성격 검사’(automated personality assessments)와 같은 새 도구들은 고급 기술 및 의사 결정 위주 업무에 적합한 후보자를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과 교육자들도 성격 개발을 교육 훈련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술 능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적응력, 문제 해결력, 감정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등의 성격 특성이 노동 시장에서 중요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원문의 저자는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Christos Makridis)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부교수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he role of personality traits in shaping economic returns amid technological change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