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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성장 속 성능 격차 확대, 메타 ‘초지능’ AI 승부수에 쏠린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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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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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흥행에도 기술 신뢰도 추락
막 내린 인재 영입전, 전략 급선회
초지능 도전기 실현 가능성엔 의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사진=메타

메타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불안정한 응답과 프라이버시 논란 등으로 기술 신뢰도는 성장세에 반비례하는 모습이다. 거대언어모델(LLM) 부문에서 경쟁사인 오픈AI와 구글에 뒤처진 성능 격차를 실감한 메타는 공격적인 인재 영입전을 중단하고 조직 재편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역시 ‘초지능’ 프로젝트 가동을 알리며 장기 비전을 강조했지만, 직전 단계의 기술인 AGI조차 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출시 타이밍-제품 완성도 간 괴리

22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달 말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자사의 AI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채널 전반에서 10억 명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5억 명에서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2배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4월 AI 전용 앱 출시로 사용자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저커버그 CEO의 야심이 외형 성장 면에서는 일정 부분 현실화한 모양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담하다. 사용자 경험의 핵심인 응답 일관성과 대화 기억, 시스템 안정성 등에서 결함 논란이 이어진 데다, 기본 설정과 데이터 처리 관행을 둘러싼 프라이버시 우려까지 겹치면서 기술 신뢰도가 수직 하락한 것이다. 이를 두고 IT 전문 매체 오픈툴스는 “메타가 스마트 안경용으로 개발한 기존 앱의 이름만 바꾼 수준”이라며 “단독 앱을 서둘러 내놓으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혹평했다.

이러한 비판적 평가의 배경에는 출시 타이밍과 제품 완성도의 괴리가 자리한다. 메타 AI는 챗GPT 공개 이후 약 2년 반 뒤에야 단독 앱으로 출발했고, 그 사이 이용자들의 AI 활용도와 기대치는 높아져 있었다. 출시 이후 맞닥뜨린 이용자 불만의 초점은 입력 오해와 부정확한 답변, 기억 결손 등 대화형 서비스의 본질적 품질에 맞춰졌다. 그러나 메타는 이 같은 핵심 기능 개선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면서 신뢰 저하를 부추겼다. LLM 라마(Llama) 기반 전략으로 ‘오픈소스+대규모 보급’의 파급력을 노렸지만, 제품 안정화는 이용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다만 규모가 주는 기대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타 채널 전반의 내장형 유통망은 사용자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상호작용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유리하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규모의 학습’이 작동한다면, 지금과 같은 외형 성장의 에너지는 중장기 품질 개선으로 전환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규모의 리스크’ 또한 함께 커진다는 사실이다. 이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대화 버그 같은 결함이 반복되면, 가파른 성장세는 되려 리스크의 증폭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서비스 권역이 22개국에 머무는 한계, 오픈AI·구글 대비 성능 격차 확대 평가는 글로벌 확장 속도에도 제동을 건다. 사용자 기반이 커질수록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함께 높아지는데,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부정적 이미지는 더 깊이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메타가 흥행을 품질 신뢰로 전환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시장의 인내심 또한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적극적 스카우트 뒤 남은 건 ‘비용 부담’ 뿐

메타는 한동안 공격적인 인재 영입전을 펼쳤지만, 이달 들어 AI 부서 신규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내부 인력 이동까지 일시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외부 충원은 최고 AI 책임자의 별도 승인을 받는 예외 절차로 한정했고, 이와 동시에 조직을 ‘메타 초지능 랩’ 체제로 재편해 △상용 제품팀 △인프라팀 △기초 연구팀(FAIR) △초지능 집중으로 기능을 정렬했다. 또 기존 LLM 라인을 담당하던 ‘AGI 파운데이션스’ 팀은 해체됐고, 라마 성과 논란과 맞물린 인력 이탈도 본격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사기가 크게 꺾였단 전언이다.

이 같은 전략 급선회가 있기 직전까지 메타는 업계 내 과열된 인재 영입전의 중심에 있었다. 메타는 경쟁사 핵심 연구진을 직접 접촉하며 연봉 1억 달러 수준의 파격 조건을 제시했고, 일부 스타 연구자에게는 더 큰 규모의 제안이 거론될 만큼 보상 경쟁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오픈AI 출신 20명 이상, 구글 13명 이상, 애플·xAI 각 3명, 앤스로픽 2명 등 50명이 넘는 핵심 인력을 흡수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새롭게 영입된 인재들에 대한 일회성 상여금과 스톡 기반 보상이 급증했고, 이 때문에 주주환원 여력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그 결과 투자자 사이에서는 경영진을 향해 “성과 대비 과잉 지출”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막대한 투자와 공격적인 스카우트에 사람은 모였지만, 결과물의 성능 지표와 완성도가 기대를 밑돌면서 영입전의 정당성도 흔들렸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채용 중단과 조직 재편은 단기적으로 비용 급등을 진정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연구·제품·인프라를 분리해 책임과 목표를 명확히 하려는 처방으로 읽힌다. 메타 관계자는 “상용 제품팀이 품질 개선과 사용자 불만 해소에 집중하고 기초 연구팀이 중장기 로드맵을 떠받치는 병렬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흩어진 연구개발(R&D) 동력을 단기간에 정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학적 한계 극복’ 난제 해결할까

변화는 LLM 경쟁에서의 열세와도 맞물린다. 메타는 오픈AI·구글에 뒤처진 성능 격차를 인정한 듯 기존 LLM을 시장 주력으로 밀기보다는 장기적 차별성을 내세울 수 있는 서사를 택했다. 올해 초 저커버그 CEO는 자사 AI 전략의 무게중심을 LLM 경쟁에서 ‘초지능’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연구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는 기존 라마 시리즈가 잦은 결함과 낮은 완성도로 비판받는 상황에서 초지능과 같은 미래 성장 모델은 그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사람의 일반적 지능을 넘어서는 수준의 AI를 뜻하는 초지능은 개념적으로 인간 수준의 범용 지능을 지향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개념으로 설명된다. AGI가 인간과 비슷한 사고·학습 능력을 구현하는 게 목적이라면, 초지능은 이를 뛰어넘어 인간이 다룰 수 없는 차원의 문제 해결을 가능케 한다는 비전이다. 다만 학계에서는 “AGI조차 아직 달성되지 않았는데, 초지능을 전제로 한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초지능 연구가 갖는 기술적 난제에 주목했다.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해석하고 이를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문제는 IT 기업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생물학적 한계를 모사·극복해야 한다는 전제 자체가 실험실 수준의 연구 단계에 머무르는 데다, 계산 자원과 에너지 효율, 데이터 품질 등 현실적 제약도 큰 탓이다. 그럼에도 메타가 초지능이라는 장기 비전을 앞세운 것은 시장 내에서 차별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장기적 구도로 묶어두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메타의 행보가 산업 생태계에 왜곡된 신호를 줄 것을 우려했다. 단기간 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 스타트업이나 학계가 확보해야 할 연구 자원과 인재가 한쪽으로 빨려 들어가 산업 전반의 균형이 무너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미 메타의 대규모 인재 스카우트와 자본 투입이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를 흔든 가운데, 초지능 프로젝트의 현실 가능성마저 매우 낮게 점쳐지면서 AI 생태계 전체가 비현실적 목표에 쏠리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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