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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희토류 보유국 브라질, 美·中 무역 갈등 속 ‘게임 체인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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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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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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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자국 스타트업 육성에 10억 달러 투입
정제시설 구축을 조건으로 글로벌 자본 유치
中, 브라질 공급망 편입시켜 '반미 연대' 강화
칼데이라 프로젝트(Caldeira Project)가 진행된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남서부 희토류 생산지/사진=메테오릭 리소스(Meteoric Resources)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생산국인 브라질이 자국의 희토류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한 대규모 국책 자금 지원에 본격 착수했다.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국책 자금을 투입해 전략 광물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동시에, 정제시설 확충과 해외 자본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제 기술과 공급망 분야에서의 취약점을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키우려는 포석이다.

수익성·환경성 갖춘 사업에 국책 자금 투입

20일(현지 시각) 글로벌 원자재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희토류 강국 도약을 위한 국책 자금 지원에 나섰다. 자금 규모는 최대 10억 달러로, 자국 국책은행인 브라질개발은행(BNDES)과 기술혁신진흥기금(Finep)을 통해 희토류 등 전략 광물 프로젝트에 배분할 예정이다. 해당 공모에는 총 124개 프로젝트가 참여했으며 이 중 수익성과 환경성을 갖춘 일부를 선별해 이르면 이달 중 지원대상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메테오릭 리소스(Meteoric Resources)의 칼데이라 프로젝트(Caldeira Project) 등 50여 개 사업이 예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국 내 정제시설 구축을 조건으로 해외 자본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NDES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미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다자간 협력 가능성을 타진 중이며, 민간투자자와 기후변화기금도 동원할 방침이다. 민간 기업도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나서고 있다. 아클라라 리소스(Aclara Resources)는 브라질에서 채굴·정제를 진행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자석 공장에 산출물을 공급할 계획이며, 비리디스 마이닝 앤 미네랄(Viridis Mining and Minerals)은 미국·독일·프랑스·일본·한국 등과 금융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다.

ADL 등 현지 기업의 영향력도 빠르게 확장

브라질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23%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질 구조도 중국 남부와 유사해 추가 매장 자원의 채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정제 기술, 생산설비, 공정 노하우, 공급망 운용 능력 등에서 중국과 큰 격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정제·가공 비용은 중국의 약 3배에 달해 가격 경쟁력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아클라라 리소스 등 현지 기업과 손잡고 브라질 내 대형 정제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업적 정제 실적이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 광물 개발 기업인 ADL그룹은 지난달 6개국의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브라질 원자력 공단(INB) 소유의 부에나 희토류 제련소 경영권을 인수하며 희토류 생산 및 판매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브라질 유일의 희토류 제련 공장인 부에나 제련소는 일메나이트, 지르코늄, 루테늄, 모나자이트 등 1,000만 톤(t) 이상의 희토류 광체가 매장돼 있으며, 이를 전부 재처리할 경우 최소 40만 톤 이상의 희토류 산출물을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브라질 희토류 시장에는 다수의 해외 기업이 진출해 있으나, ADL은 이미 확보한 광산·채굴권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ADL은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확보한 12곳의 희토류 광산 채굴권과 더불어 채굴·제련·수출로 이어지는 희토류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업 역량을 구축하게 됐다. 브라질 정부 차원에서도 ADL로부터 매월 고정 사용료 외에도 최장 60년간 희토류 판매 수익을 공유하기로 해 국가 재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中, 브라질산 희토류 수입 1년 새 3배 늘어

브라질이 희토류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정제의 90%를 담당하는 중국이 브라질산 희토류 수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브라질 비즈니스협의회(CBB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이 브라질로부터 수입한 희토류 화합물은 6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툴리오 카리엘로 CBBC 디렉터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 산업 정책의 진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역 긴장의 파급효과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공급망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브라질 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무역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질과 연대하려는 외교적 포석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희토류 정제 기술과 공급망이 취약한 브라질을 주요 공급처로 편입시켜 전략적 연대 구도를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산 제품에 50%의 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항전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희토류를 대미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활용하는 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 앞서 지난 4월 중국 정부는 미국이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7종의 중(重)희토류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전기차, 핵잠수함, 첨단 전투기 등 주요 산업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조치로, 미국이 한발 물러서게 만든 배경이 됐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수출을 금지했던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공급 확보를 위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 관련 협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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