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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철수하는 K웹툰, 글로벌 웹툰 시장 성장 둔화에 日·美에 화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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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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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1월부터 프랑스어 작품 업로드 중단
카카오픽코마, 지난해 유럽 현지 법인 정리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현지 플랫폼들 고전
NHN이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출처=구글플레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NHN이 프랑스에서 웹툰 서비스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만화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엔데믹 이후 글로벌 웹툰 시장의 더딘 성장세 속에서 고전하며 한국 플랫폼들이 하나둘 발을 빼는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에 설립한 유럽 법인을 정리하며 현지에서 철수한 바 있다.

유럽 최대 만화 시장 佛, 웹툰 성장세 둔화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NHN이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는 올해 초부터 신규 콘텐츠 업로드를 전면 중단했다. NHN은 “포켓코믹스 프랑스 서비스의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운영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를 일시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높은 투자 비용 대비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현재 NHN은 서비스 종료를 포함해 운영 지속 여부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는 유럽 최대의 만화 시장으로, '망가'로 불리는 일본 만화가 이미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독서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만화를 읽은 프랑스인 비율은 48%에 달한다. 2022년 1월 프랑스에서 포켓코믹스 서비스를 시작한 NHN은 현지 20~30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며 프랑스 웹툰 앱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작은 단행본과 같은 출판 만화가 주류를 이루는 프랑스 만화 시장에서 웹툰의 성장이 정체되고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도 독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철수를 고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완전 철수

NHN은 지난 2013년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 'NHN코미코'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고, 이듬해인 2014년에는 대만,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코미코 플랫폼을 확장했다. 2020년에는 코미코의 영문판인 포켓코믹스를 미국, 캐나마, 호주,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 출시했다. 당시 포켓코믹스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북 카테고리 1~2위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2022년에는 포켓코믹스 독일어와 프랑스어 버전을 선보이며 유럽에 진출했지만, 이후 추진되던 유럽 내 추가 확장 계획은 결국 중단됐다.

잇따른 사업 철수는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성장 흐름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던 웹툰 수요가 정상화되고 유튜브, 숏폼, OTT 등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2022년부터 글로벌 웹툰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NHN은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2022년 7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2023년 태국 코미코 법인을 매각했고, 2024년에는 대만에서 철수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웹툰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됐다. 유럽에서는 2023년 독일의 포켓코믹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고전은 비단 NHN만의 문제는 아니다. 카카오의 웹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NHN에 앞서 지난해 프랑스에 설립한 유럽 현지 법인을 정리하며 유럽 웹툰 시장에서 발을 뺐다. 당시 카카오는 “시장 성장 폭이 예상보다 더뎌졌다”며 "선택과 집중을 위해 유럽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프랑스가 유럽에서는 주요 시장이긴 하지만 아직 매출 규모가 한국이나 일본 대비 크지 않다보니, 계속 사업을 이어가기에는 사업성이 충분치 않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카카오픽코마/출처=카카오픽코마

네이버웹툰·카카오 모두 日 성장세 견고

이 같은 흐름 속에 웹툰 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일본과 북미 등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일본에서의 실적이 글로벌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2024년 네이버 웹툰의 일본 매출은 6억4,8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8% 증가하며 한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 매출 지역이 됐다. 특히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Line Manga)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모바일 앱 분석 업체 데이터닷에이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지난해 하반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전 세계 만화·소설 앱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로운 이용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흥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에서는 올해 1월 ‘웹툰 비디오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틱톡과 유튜브 쇼츠(Shorts)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행사에서는 인기 웹툰 ‘입학용병’,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기반으로 59초 이하의 짧은 영상을 제작해 바이럴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웹툰 기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콘텐츠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나서면서 북미에서 웹툰 원작 드라마 및 애니메이션 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 역시 일본 시장에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4월 일본에 상륙한 픽코마는 일본 전자책과 한국·일본·중국에서 제작된 웹툰, 소설 등 16만 개 이상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2024년 일본 앱 마켓에서 소비자 지출액 1위 앱은 픽코마였다. 픽코마의 소비자 지출 추정액은 4억9,700만 달러로, 픽코마는 분야를 막론하고 게임을 포함해서도 2023년과 2024년 일본 앱 가운데 1위였고, 게임을 제외하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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