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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95억弗 승부수, 비만세포증 치료제 등 희귀질환 파이프 라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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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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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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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혈우병 기업 인수 후 최대 규모
블루프린트, 비만세포증 치료제 유일 개발
아이바키트, 지난해만 매출 5억 달러 육박

프랑스계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가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블루프린트 메디신스(이하 블루프린트)를 인수한다. 이번 거래는 올해 유럽의 헬스케어 기업이 체결한 가장 큰 규모로, 희귀 면역질환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블루프린트와 95억 달러 M&A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사노피는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루프린트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사노피는 블루프린트의 모든 발생 주식을 1주당 129달러에 인수한다. 이는 95억 달러(약 13조원)의 기업 가치에 해당한다. 블루프린트 주주는 향후 BLU-808의 개발·규제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주당 4달러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총 거래 규모는 최대 95억 달러(약 13조원)까지 증가한다. 인수 절차는 올해 3분기 안에 완료될 전망이다.

이번 M&A는 최근 사노피가 잇따라 임상시험 실패를 겪은 이후 이뤄진 대규모 투자로 포트폴리오 반등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사노피는 지난주 리제네론과 공동개발 중이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이테페키맙’의 3상 임상 실패를 발표했고, 앞서 2월에는 존슨앤드존슨(J&J)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침습성 대장균 백신 후보도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사노피는 올해 들어 M&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인비브릭스(Inhibrx)로부터 희귀질환용 재조합 단백질 치료제를 22억 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으며, 4월에는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비질 뉴로사이언스에 4억7,000만 달러(약 6,380억원)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이중특이항체 'DR-0201' 인수 계약금으로만 6억 달러(약 8,150억원)를 지불하고 최대 13억 달러의 마일스톤을 설정하는 등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시스템성 비만세포증 치료제 확보

블루프린트는 희귀 면역질환인 전신 비만세포증과 기타 KIT 유전자 연관 질환에 특화한 기업으로, 미국 알레르기·피부과·면역학 전문의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신 비만세포증은 희귀 면역계 질환의 일종으로 비정상적인 비만세포들이 골수, 피부, 위장관 및 기타 각종 장기들에 축적돼 활성화되는 특징을 나타낸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인체 내로 들어올 경우 히스타민, 트립타아제 등의 매개물질을 분비하는 면역세포의 일종이다.

가장 흔하게 침범하는 기관은 피부며 그 외에 비장, 림프절에도 침범한다. 대체로 소아에게 발생하는데 60~80%가 생후 1년 이내에 발병한다.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18~31% 정도로 보고된다. 성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가족력이 없다.

비만세포증은 크게 피부비만세포증, 비활동전신성비만세포증, 비비만세포계열의 클론성혈액질환을 동반한 전신성비만세포증, 공격성전신비만세포증, 피부외비만세포종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소아는 피부비만세포증 양상을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상을 보이는 색소두드러기는 직경 1~2.5cm의 황갈색 또는 갈색 반, 구진이 전신에 나타나는 유형이다. 몸통에 호발하며 얼굴, 두피, 손발바닥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아이바키트/사진=블루프린트 메디신스

FDA, 아이바키트 진행성·무통성 전신 비만세포증에 최초 승인

이번 인수에는 경구용 전신 비만세포증 치료제 '아이바키트(성분명 아바프리티닙)'와 초·후기 개발 단계에 있는 면역질환 후보물질들이 포함된다. 아이바키트는 진행성·무통성 전신 비만세포증 치료제로, KIT·PDGFRA 돌연변이로 인해 활성화된 단백질 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KIT·PDGFRA 돌연변이는 일부 면역질환에서 단백질 키나제를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작년 한 해 동안 4억7,900만 달러(약 6,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한 약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바키트는 진행성 및 무통성 전신 비만세포증에 승인된 유일한 의약품이다. 지난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이바키트를 성인 무통성 전신 비만세포증 환자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승인했다. 앞서 FDA는 2021년 6월에 아이바키트를 진행성 전신 비만세포증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FDA 승인은 무통성 전신 비만세포증에 대해 진행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인 이중맹검, 위약대조 PIONEER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 환자들은 아이바키트 25mg 1일 1회 요법+최적지지요법 또는 위약+최적지지요법을 받았다. 아이바키트는 전반적인 증상과 비만세포 부담 척도를 포함한 1차 및 모든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제공한 것으로 입증됐다.

사노피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신 비만세포증 치료제로 새롭게 개발 중인 후보물질 '엘레네스티닙(elenestinib)'과 고도 선택적 경구용 야생형(wild-type) KIT 억제제 후보물질 'BLU-808'도 확보한다. 엘레네스티닙은 현재 임상 2/3상 시험 'HARBOR'에서 무통성·잠복성 전신 비만세포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증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서 효능·안전성을 평가 중이다. BLU-808은 염증성 질환과 관련이 있는 비만세포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야생형 KIT를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광범위한 면역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사노피 폴 허드슨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인수는 당사의 희귀질환·면역학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당사의 기존 치료 분야를 강화하고, 환자에게 적합하고 차별화된 의약품을 제공하며 주주에게 매력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는 전략적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케이트 해빌랜드 블루프린트 CEO는 "이번 계약을 통해 희귀질환과 면역학 분야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고 대규모 의료 문제 해결 능력을 입증한 사노피와 함께 전 세계 많은 환자에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약품을 제공한다는 공동의 사명을 가속화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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