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울고 싶은 회사 뺨 때려준 노조, 현대제철 “전사적 희망퇴직 단행”
Picture

Member for

5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한국 시장 내 ‘몸집 줄이기’ 돌입
노조 갈등 장기화에 생산 일정 차질
중국산 저가 공습에 전기료 인상까지

중국산 철강 과잉공급과 노조의 게릴라 파업으로 이중고를 앓고 있는 현대제철이 전사적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과거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있었지만 일반직과 연구직, 기술직 등 모든 직무를 대상으로 한 전사적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달 14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현대제철은 생산 차질 문제 등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타개책으로 미국 생산거점 확보를 선언했다.

“강도 높은 자구책 불가피”

27일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날 오후 사내 공고문을 내고 이날부터 내달 18일까지 만 5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희망자를 중심으로 퇴직 신청을 받고, 이를 개별 검토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특단의 조치”라고 이번 희망퇴직 배경을 전했다.

현대제철이 이처럼 경영환경 악화를 토로하는 데는 노조와의 갈등이 한몫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측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기아와 같은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방안만 실행해도 현대제철의 지난해 손익은 473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양측의 의견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조는 지난 1월 20일부터 두 달 가까운 기간 총파업과 게릴라(부분·일시) 파업을 지속 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26일 오전 7시부터 당진제철소에서 24시간 총파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임금 협상에서도 성과가 없을 경우 다음 달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거듭된 파업으로 회사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노조의 파업에 맞서 당진제철소 일부 직장폐쇄를 결정하면서 냉연 부문에서 파업으로 인해 약 27만 톤(t)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으며, 손실액이 2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작년에 생산해 놓은 재고로 올해 상반기 물량을 버텨야 한다”며 “현대제철은 물론, 해당 생산품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계열사와 국내 경제 전반에 타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로 생산 방식, 원가 부담↑

현대제철은 이번 희망퇴직에 앞선 지난 14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전체 임원 70여 명의 급여 20%를 삭감하고,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는 등 비용 절감 방안들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자사의 경쟁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열연강판 약 611만 톤(t) 중 외국산 비중은 무려 60.9%(약 372만t)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현대제철이 정부에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를 촉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업체들이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강판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밀어내면서 국내 철강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무역위는 조사 개시 이후 5개월 이내에 해외 기업의 덤핑을 막기 위해 국내 산업 보호가 필요하다고 예비판정을 내려 잠정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후 최종 판정을 내리면, 관세 부과가 확정된다.

현대제철이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산 제품에 밀리는 배경에는 비싼 전기 요금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에서 초고장력 강판을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한국전력에 의하면 지난 2022년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h)당 95.3달러였다. 여기에 지난해 10월에는 산업용 전기 요금이 10.2%(대기업 기준) 넘게 뛰면서 부담을 키웠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기업으로선 국내 생산시설 유지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국 첫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

현대제철은 위기를 극복할 타개책으로 미국 시장을 주목했다. 미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면, 비싼 전기료 등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5일 현대제철은 공식 발표를 통해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발표한 총 31조원 규모 미국 현지 공급망 구축 전략에서 한 걸음 더 구체화한 계획이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어센션패리시에 들어서는 현대제철의 새로운 생산거점은 원료부터 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갖춘 일관(一貫) 제철소로 건설된다.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며, 완공 시 연간 생산 능력은 270만 t에 이른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을 주력 생산하는 만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그리고 신규 가동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도 인접해 물류비 절감 및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계열사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도 주력 공급할 방침이다. 미국 철강 시장은 견고한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과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하는 전초 기지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이라며 “전략적 파트너사와도 지분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