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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어 유럽까지, 트럼프發 '미국 보이콧'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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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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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jin.lee@giai.org
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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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키도 콜라도 안 사”
유럽 제품에 별 그려 소비 권장
캐나다, 매장에서 美 주류 철거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 캐나다를 넘어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 데 대한 반발이다. 미국산 제품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돕는 앱과 커뮤니티까지 등장했다.

유럽인들, 미국산 보이콧에 수만 명 동참

19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에 따르면 '미 제국주의에 자금을 대는 데 지치지 않았는가?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게시글이 프랑스 페이스북에 등장한 이후 수많은 유럽인들이 미국산 제품을 사는 대신 프랑스와 유럽 제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제품 불매 운동 : 프랑스와 유럽 제품을 사자'라는 그룹이 창설된 이후 불과 2주일 만에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에 동참했으며, 인기 있는 미국 브랜드를 유럽의 비슷한 제품들로 대체하는 방법에 대한 팁을 공유하고 있다. 코카콜라 대신 '브레이즈 콜라', 맥도날드 대신 '버거퀵', 스타벅스 대신 '콜럼버스 카페' 등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미국 제품 불매운동을 시작한 프랑스의 에두라르 루세즈는 "이것은 맹목적으로 모든 것을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프랑스 및 유럽 경제에 가장 유익한 솔루션을 향해 우리의 지갑을 의식적으로 지시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그룹의 회원들은 세계화된 세계에서 어떤 것이 미국 제품인지 정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피해야 할 미국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루세즈는 사람들에게 구매를 피하라고 조언하는 미국 브랜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한 아마존과 테슬라 같은 브랜드들을 지목했다.

실제 독일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한 이후 테슬라 불매운동이 거세졌다. 독일연방자동차운송청(KBA)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 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테슬라 차량 등록은 76% 급감했다.

북유럽 전역에도 불매운동 확산

이 같은 풀뿌리 운동은 북유럽 전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의 페이스북 그룹 ‘Bojkotta varor från USA’와 ‘Boykot varer fra USA’ 2개에는 1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야닉 코히누르는 "나는 미국 선거에서 투표할 수도, 미국 거리에서 시위할 수도 없다"며 "대신 할 수 있는 것이 불매운동"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도 소규모지만 비슷한 그룹들이 운영되고 있다. 덴마크 최대 식료품 기업 살링 그룹은 소비자들이 미국산이 아닌 유럽산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럽산 제품에 검은색 별표를 붙이겠다고 밝혔고, 노르웨이의 석유 공급업체 Haltbakk는 최근 미국 해군 함선에 연료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격화하는 캐나다의 반미 감정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 역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을 구별하는 ‘메이플 스캔’, ‘캐나다산인가요?’, ‘비버 구매’ 등의 앱이 등장했다. 술부터 피자 토핑까지 다양한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해 원산지를 확인한 뒤, 미국산 제품을 피하는 방식이다. 캐나다의 일부 카페는 '아메리카노(Americano)'의 명칭을 '캐나디아노(Canadiano)'로 변경하는 등 재치 있게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도 "캐나다산을 선택하라"라며 자국산 제품 구매를 촉구했다.

문화계에서도 미국과의 거리두기가 감지된다. 캐나다의 한 하키 경기에서는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관람객들이 야유를 보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캐나다인들의 미국 여행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미국으로 육로 여행을 떠난 캐나다인 수는 116만4,5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캐나다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도 미국산 제품 배제를 선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의 주류통제위원회(LCBO)는 지난달 모든 매장에서 미국산 주류 철수를 지시했다. 온타리오주 내 레스토랑과 기업들도 미국산 주류 재입고와 주문도 금지했다. 퀘벡주, 매니토바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 캐나다 주요 지역에서도 미국산 주류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 이들 지역의 인구를 합하면 약 3,000만 명으로, 캐나다 전체 인구의 75%에 해당한다. 온타리오주 포드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와 체결했던 1억 캐나다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계약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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