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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우려 이어져 본사 매각 등 현금 확보 적기 판단 자산 매각시 부채비율 150%로 낮아져

롯데건설이 서울 잠원동 본사사옥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비효율 자산 정리 기조의 일환으로 롯데건설은 현재 자산 유동화 방안에 대한 수익성 분석을 수행할 매각 자문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자산 매각이 성사될 경우 롯데건설은 최대 1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유동화를 위한 컨설팅 제안서 접수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오후 부동산 컨설팅펌, 회계법인 등으로부터 서울 잠원동 본사사옥 및 용지, 지방 물류창고 등의 자산 유동화를 위한 컨설팅 제안서를 제출받았다. 제안서를 제출한 곳들을 대상으로 개별 인터뷰(PT)를 진행한 이후 매각 자문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매각 자문사는 1980년부터 사용한 서울 잠원동 본사 부지에 대해 매각과 자체 개발, 자산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등 다양한 옵션 선택에 따른 수익성을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의 이런 결정은 계열사의 비효율 자산 정리를 추진하는 그룹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케미칼 등 주력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으며 이후 사업 재편 및 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을 매각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7일 제빵사업부 증평공장을 신라명과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롯데케미칼이 파키스탄 자회사 LCPL의 보유지분 전량(75.01%)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 등에 매각했다. 상반기 내에 거래를 종료하고 파키스탄의 구제금융과 환율 변동성 리스크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979억원으로 미수령 배당금 등을 합해 1,275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롯데 유통사업군은 지난해 4분기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본사 매각시 5,000억원 확보 가능성
롯데건설은 지난달 본사사옥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들에 대한 매각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로14길 29에 소재한 본사사옥은 잠원 롯데캐슬2차, 한신 휴플러스12차,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등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향후 주거시설로 재개발했을 때 평가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기에 IB업계에선 본사사옥을 매각 가능성이 높은 물건 중 하나로 꼽는다.
롯데건설 본사는 기존 설악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 롯데건설이 1980년부터 25년째 쓰고 있다. 1978년 준공해 낡은 점을 고려해 2004년 리모델링을 거쳤고 내부는 일반 사무실처럼 깔끔해졌다. 당초 롯데햄, 롯데칠성 등 다른 계열사와 이 곳을 함께 사옥으로 썼지만 리모델링 이후에는 롯데건설만 남아 있다. 해당 용지의 개발 원가와 사업비 등을 종합해볼 때 잠원동 본사 사옥과 용지의 가치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본사사옥을 포함해 경기 용인시,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물류창고와 서울 용산구 원효로 용지 등에 대한 매각도 검토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22년 이후 롯데건설은 재무 안정성 강화와 현금흐름 중심 경영을 펼쳐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며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자산 매각 등 자산 효율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롯데건설은 임대주택 리츠,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CP3-2 오피스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자산들을 모두 매각하면 롯데건설은 총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불황 속에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
한편 롯데건설은 현재 PF 우발채무 관련 급한불을 끄고 점차 정상화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업계 상위 건설사 중 하나였던 롯데건설은 2020년 부동산 호황기에 접어들자 사업규모 확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사업장에 자금보충에 관한 신용보강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수주를 확대했다. 업계 상위 건설사 중 하나였던 롯데건설은 2020년 부동산 호황기에 접어들자 사업규모 확대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사업장에 자금보충에 관한 신용보강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수주를 확대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대로 2022년 우발채무 규모가 6조8,000억원에 이르며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계열사 대여·출자에 이어 시중은행 등과 2조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추가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지난해 우발채무를 3조9,000억원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차입금도 2022년 고점을 찍고 점차 감소 중이다. 롯데건설의 차입금은 2021년 1조647억원에서 2022년 3조9,892억원으로 급증하다 지난해 2조9,088억원으로 1조원 가량 줄었고 올해 3분기 2조4,716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최근 건설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업황 전반이 좋지 못한 점을 감안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관측된다.남은 숙제는 수익률을 개선해서 유동성 대응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수익률은 다소 주춤하지만 매출액을 증가시키며 실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284억원을 기록,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