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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피스, 상장주관사 NH·미래에셋證 510억원 투자 유치, 영업익 200억원대 자금 조달 필요성 낮은데 IPO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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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패션브랜드 마르디메크르디(Mardi Mercredi)를 전개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피스피스는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으며 가파른 성장을 꾀한 곳으로 그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글로벌로 사세를 넓히면서 단기간 내 IPO에 도전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3년 만에 퀀텀 점프, 토종 패션 대어 급부상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피스피스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피스피스는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장에선 피스피스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해 예상 순이익에 10~15배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셈법이다. 매년 껑충 뛰는 매출 규모와 30% 안팎의 순이익률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충분히 거론될 만한 몸값이란 평가다.
마르디메크르디는 패션 디자이너 박화목·이수현 부부가 2018년 출시한 브랜드다. 프랑스어로 화요일(Mardi)과 수요일(Mercredi)을 뜻하는 단어를 차용했지만 엄연한 토종이다. 시그니처 디자인인 ‘꽃무늬’가 인기를 끌며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 내 여성 브랜드 1위를 차지했고, 동종 플랫폼 29CM에선 3년 연속 전체 브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3만~5만원 가격대에 세련된 이미지를 갖춘 제품을 찾는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매출 성장세는 가파르다. 법인 전환 첫해인 2020년 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3년 687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원에서 208억원으로 3년 만에 퀀텀점프했다. 순이익률 역시 연간 25~30%를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하기 전부터 동남아시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고객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엔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 자릿수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볼륨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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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진출에 방점
이처럼 현금창출력과 자금 사정만 놓고 보면 피스피스는 당장 IPO가 시급하진 않다. 2023년 말 기준 피스피스의 현금성자산은 370억원, 이익잉여금은 324억원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피스피스가 IPO를 추진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피스피스 관계자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보통 대행사를 끼거나 팝업 스토어 등의 형식으로 국외로 나간다"며 "해외 직접 진출은 피스피스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다이칸야마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임대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5~6개월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측에서 투자자 정보 등의 자료를 요청하는 상황도 있었다"면서 "비상장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IPO 계획을 수립했다"고 언급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회수(엑시트)도 IPO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재 피스피스의 누적 투자유치금은 510억원이다. 2021년 10월 패션 전문 투자사 무신사파트너스로부터 10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23년 9월 500억원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마지막 투자 유치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5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법인 설립 이후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는 △위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이앤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SL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이름을 올렸다. 리드 투자사로 알려진 위벤처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각각 120억원, 100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무신사파트너스는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다. 지난해 1월 무신사파트너스가 내놓은 구주는 기존 투자자들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매장 30개까지 확대 계획
피스피스 측은 현재로선 투자 유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피스피스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시리즈 A 라운드를 프리IPO 투자 유치로 봐도 무방하다"며 "회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주려는 전략적 투자자(SI)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투자 유치를 추진할 명분이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피스피스는 올해 매출을 1,500억원, 해외 매장을 3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기준 피스피스의 글로벌 매장은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등 18개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추후 북미·유럽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2023년까지만 해도 외부 채널 수익이 자사몰 등에서의 매출보다 컸다"며 "31%였던 자체 채널 비중도 50~60%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