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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 중심으로 3,600명 해고 예정 2022~2023년에 2만명 넘게 구조조정 저커버그 "저성과자 퇴출 후 신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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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가 저성과자 3,600명을 해고한다. 이는 직원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메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이 악화하자 2022년과 2023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전체 인력의 23%가 넘는 직원을 내보냈는데 올해 다시금 대대적인 경영구조 개편 작업에 나선 것이다.
저커버그 "성과 없으면 빨리 퇴출시킬 것"
15일(현지 시각) CNBC와 블룸버그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 직원에게 내부 메시지를 보내 "성과 낮은 직원을 중심으로 전체 인력의 5%를 감원할 것"이라며 "올해 그 자리를 채울 새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최근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의 직원은 7만2,000명으로 저커버그 CEO가 언급한 '직원의 5%'는 3,6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2년과 2023년 실시한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저커버그 CEO는 "보통 기대에 못 미치는 직원을 1년에 걸쳐 관리하지만, 이제는 성과가 없는 직원은 빨리 퇴사시키기로 했다"며 "앞으로 성과 관리의 기준을 상향해 성과 기반 감원을 보다 광범위하게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구조조정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넉넉한 퇴직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는 오는 2월 10일까지 감축 대상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퇴직 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팬데믹 종식 후 4년째 구조조정 이어져
메타의 대규모 해고는 2022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1월 메타는 전 직원의 13% 수준인 1만1,000여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그해 정리해고를 실시한 빅테크 중 최대 규모이자 메타 역사상 첫 대규모 정리해고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온 메타는 당시 팬데믹 종식 후 광고 수입이 감소하고, 매년 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메타버스 사업이 별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4개월이 지난 2023년 3월 저커버그 CEO는 그 해를 '효율성의 해'로 선언하고 1만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2022년에 이은 2차 구조조정으로 당시 직원의 10분의 1이 회사를 나갔다. 두 번에 걸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짐을 싼 직원은 전체 인력의 23.3%에 이른다. 이와 함께 5,000명 규모의 신규 채용 계획도 중단했다. 저커버그 CEO는 "더 날렵하고 효율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 정리해고와 고용 동결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었지만 부사장을 300명에서 250명으로 감축했다. 2년간 이어져 온 구조조정의 연장선으로 저커버그 CEO는 "팬데믹으로 증가했던 온라인 서비스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기에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며 "앞으로 메타를 '더 강력한 기술 회사'로 만들 몇 가지 원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원칙은 △사내 계층 타파 △중복·저가치 프로젝트 취소 △조직 간결화 △엔지니어와 사무직 간 비율 최적화 △인공지능(AI) 투자 △분산된 인력의 효율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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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앞두고 체질 개선 나선 메타
흥미로운 건 앞선 정리해고와 달리 이번 감원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가 아닌 성과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저성과자를 타깃으로 한 구조조정 압박은 메타의 큰 변화 중 하나다. 최근 저커버그 CEO는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 방식을 전면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팩트체크를 폐지하고 X와 유사한 커뮤니티 노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그는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가 지나치게 나갔다"며 "표현의 자유 회복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원점으로 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조는 앞서 X(옛 트위터)를 개편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어조와 비슷하다. 머스크는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X를 인수했다고 거듭 말해왔다. 아울러 메타는 주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 노력을 둘러싼 법적·정책적 환경이 변화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메타의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와 이념적으로 가까워지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는 과거 저커버그 CEO와 메타의 페이스북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2017년에는 메타를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은 메타가 트럼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지시키면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자, 저커버그 CEO는 관계 개선을 시도하기 위해 트럼프를 직접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취임식 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또 공개적으로 차기 대통령을 칭찬하고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며 주요 지지자를 메타 이사회에 임명하는 등 화해의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