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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인공지능이 신입사원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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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months 2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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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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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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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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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일자리, ‘인공지능’이 빠르게 대체
AI로 인한 ‘직업 불평등 심화’ 우려
대학 및 직업 교육, ‘변화와 적응’ 절실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진국에 존재하는 직업의 60%가 인공지능(AI)의 영향 아래 있고, 그중 절반은 핵심 직무가 완벽히 자동화될 수 있다고 한다. 직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도 그렇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인생 초반에 이미 불평등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직업 30%, ‘인공지능이 대체’

수십 년간 사무직 및 초기 단계 업무는 더 높은 직무를 향해 가는 첫걸음이었지만 지금도 그 업무들이 자동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담당해 온 사무직이 사라지고 청년 일자리의 한몫을 차지했던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 기술 영역도 일자리가 성장을 멈췄다. 작년 초 미국 자료를 보면 디지털 서비스 업무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음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 지표가 6년 전보다 줄었다. 임금 인상률도 다른 직종보다 정체돼 있다.

AI로 인한 일자리 영향(단위: %)
주: AI에 노출된 일자리(전 세계), AI에 노출된 일자리(선진국), AI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선진국), AI가 대체할 일자리(선진국)
개발자 고용 지수 및 임금 상승률 추이
주: 개발자 임금 상승률(%),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률(%), 개발자 고용 지수(2018년 1월=100)(보기 좌측부터)

진입 단계 일자리 감소 ‘심각’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초심자들이 업무를 익히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는 현상은 예상이 아닌 현실이다. 초기 단계 직무가 사라진다면 졸업생들은 첫 번째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인턴십이 축소되고 고용주는 더 많은 경력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적은 수의 수습 직원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으니 불평등도 커진다.

역설적이게도 AI는 기업 내에서는 공정 경쟁의 장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AI 도구만 있으면 초심자들의 업무 성과가 경력자들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직무를 원하는 지원자들의 기회를 빼앗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이 현재 AI로 인한 불평등의 핵심이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생산성도 높이고 내부 직원들에게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과 인력들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소수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다수와 현격한 차이를 벌리는 이른바 슈퍼스타 경제(superstar economy)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초기에 행해진 연구들은 AI가 직업 불평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한 2023년 이후 양상은 180도 변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AI가 불평등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선진국에 있는 수많은 직업이 정신노동을 주로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육도 ‘일자리 변화’ 반영해야

지금까지의 교육 시스템이 예측 가능한 직업 단계를 상정해 왔다는 점도 문제에 포함된다. 학생들은 이론 수업 후 일상적인 업무를 일부 실습한 상태에서 입사해 더 높은 단계의 지식과 기술을 익히게 된다. 그런데 AI가 그 일상적인 업무 대부분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 남은 직무는 첫날부터 기술과 경험에 기반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일들뿐이다.

여기서 학교가 변하지 않는다면 AI로 인한 불평등은 구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대학은 AI를 도서관이나 실험실과 같은 학내 인프라로 여겨야 할 것이다. 학생 모두에게 컴퓨팅 도구와 필요한 데이터는 물론 초심자로서의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화된 프로젝트 수행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수업도 단순히 결과물을 채점하는 것에서 나아가 판단력과 협업 역량을 평가하는 것으로 발전해야 한다. 공공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수습 과정과 단기 인턴십도 기업과 정부가 신규 채용의 책임을 나누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교육 내용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를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통계적 추론, 구조화된 글쓰기, 시스템적 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견습 과정도 AI 도구 활용과 팀별 순환 근무를 통해 암묵적 지식을 익히게 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 초기 직업 과정을 통한 지식 습득을 비용이 아닌 공공재로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AI로 인한 불평등 최소화’가 관건

지금까지 신기술들이 그러하듯 AI도 새로운 업무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문제는 속도다. IMF에 따르면 현재의 AI 기술 도입 규모와 속도는 재교육을 통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적정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면 초심자들은 경력자들과 자본가들이 대부분의 효익을 거두어 가는 상황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AI에 노출된 직업 영역은 신규 진입자들이 첫날부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 단계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또 공공 영역에서의 AI 계약은 해당 업체가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예산을 포함해야 한다. 한편 학생 모두가 AI 계정과 컴퓨팅 자원은 물론 도구 사용에 대한 가이드까지 제공받아 개인 정보 보호 하에 훈련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초과 수익 및 자본 수익을 AI 관련 교육 훈련에 재투자하는 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 물어야 할 질문은 AI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AI로 인한 혜택을 고르게 나눌 수 있는지가 돼야 한다. 그리고 정답의 많은 부분이 교육과 훈련에 달려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and Earnings Inequality: The Entry-Level Squeeze That Education Must Solve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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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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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