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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탈출, 브랜드 독립" 소상공인 자사몰 도전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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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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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네이버 등지고 자사몰 구축하는 소상공인들
자사몰 운영 시 수수료 부담 없고 브랜딩 용이해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 나이키, D2C 전략 채택 이후 경쟁력 약화

소상공인들이 네이버,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춰 가고 있다. 막대한 수수료를 부담하며 플랫폼에 입점하는 대신 자사몰(소비자직접거래, D2C) 운영을 택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자사몰'에 힘 싣는 소상공인들

28일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종합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문몰 종합거래액은 약 8.56% 늘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신 직접 자사몰을 운영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소상공인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소상공인의 자사몰 구축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기술 발전이 있다. 과거에는 자사몰 구축 대행 비용이 약 100만~1,000만원에 달했으며, 매달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근 카페24, 아임웹 등 자사몰 구축 서비스가 가격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카페24는 자사몰 구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아임웹에서는 월 1만~4만원대에 자사몰 구축이 가능하다.

이들 업체는 쇼핑몰 제작, 상품 등록, 결제, 고객 관리를 위한 CRM 등 브랜드 커머스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판매자가 유연하게 외부 솔루션을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같은 편의성에 주목한 소상공인들이 늘며 2022년 13만 개였던 아임웹의 연간 신규 개설 사이트 수는 2년 만에 약 70%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고객사 누적 거래액 역시 두 배 이상 증가해 6조원을 넘어섰다.

자사몰 운영의 이점

이에 더해 네이버나 쿠팡 등 플랫폼 입점 시 따라오는 막대한 수수료 부담 역시 자사몰 구축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쿠팡의 2024년 기준 제품 수수료율은 카테고리에 따라 4~10.8%에 달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역시 매출 등급에 따라 1.98~3.63%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다. 반면 자사몰은 제품 판매액에 대해 따로 부담하는 수수료가 없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플랫폼 입점 시 여러 제품이 한 화면에 한 화면에 노출되며 출혈 경쟁이 흔히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는 악수다. 반면 자사몰 운영 시 자사 상품의 브랜딩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UI·UX를 독자적으로 설계해 고유성을 제고하거나,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마케팅과 충성 고객 확보에 활용하는 식이다.

다만 이 같은 자사몰의 이점에도 불구, 플랫폼 이용을 전면 중단하는 온라인 판매자는 드물다. 플랫폼은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는 판매자에게 안정적인 스토어 인프라를 제공하고, 구매자도 많아 초기 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판매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량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자사몰을 연계해 성장시키고, 자사몰 규모가 커지면 독립 운영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나이키 홈페이지

D2C, 섣불리 도입하면 위험하다?

D2C 선호 흐름은 비단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관측된다. 현시점 D2C가 가장 활성화된 시장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stia)와 채널엔진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D2C 브랜드 소비자 수는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억1,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D2C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의류와 액세서리였으며, 전자제품이 뒤를 이었다.

D2C 전략을 앞세워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나이키가 꼽힌다. 지난 2019년 11월 나이키는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나이키 홈페이지와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D2C 전략을 채택하며 매출이 보장된 거대 유통망을 떠난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며 의류·스포츠 업계가 고전하는 동안, 나이키는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나이키의 2020년 9~11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늘어난 112억 달러(약 1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15억 달러(약 2조8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판매 역시 84% 급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나이키의 이 같은 성장세가 오래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나이키가 D2C 전략을 채택한 이후 경쟁 업체인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은 순식간에 주요 도·소매점을 점령했다. 같은 시기 온 러닝, 호카오네오네 같은 신생 브랜드들 역시 나이키의 빈자리를 대체하며 급성장했다. 주요 온오프라인 매장 노출이 줄어든 나이키 제품은 점차 소비자들과 멀어졌고, 실적 역시 나날이 악화했다. 이에 나이키는 결국 지난 5월 다시 아마존을 비롯한 플랫폼에 입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D2C 전략은 기업이 브랜딩에 실패해 충성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매출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장 경쟁력과 고객 유인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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