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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탈출’ LG디스플레이, OLED 신기술 인프라에 1.2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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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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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LCD 털어낸 LGD
韓서 '하이엔드 OLED' 올인
돈 되는 차세대 제품 강화 목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기술 경쟁력와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 조 단위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최근 중국 등 경쟁 업체들의 OLED 기술 추격 속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을 이룬 가운데 나온 만큼 향후 연간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7년 6월까지 중장기 시설투자 결정

17일 LG디스플레이는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을 위해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투자는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투자 기간은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차세대 프리미엄 OLED 기술이 적용된 패널과 모듈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투자는 중장기 시설투자비용(CAPEX) 계획의 일환"이라며 "이번 투자와 별개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는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매각 자금을 국내 거점에 재투자해 중국으로 갔던 투자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과거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 패널공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자 파주공장에 투자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광저우 공장도 8세대 LCD 패널을 2014년 하반기부터 양산하면서 결국 중복 투자가 됐다.

이후에도 LG디스플레이는 수조원대 설비 투자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대형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자 부담과 시장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재 전 세계 OLED 시장은 LCD를 대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규모는 789억4,304만 달러(약 112조원)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약 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OLED는 지난해 533억1,057만 달러(약 76조원)에서 같은 기간 5%씩 성장해 2028년 686억7,500만 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 2025(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 마련된 LG디스플레이 부스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8세대 진입은 회의적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을 양산하며, 시장을 개척했지만 OLED TV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잃은 상태다. 대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 세계 투자 흐름도 중소형 OLED에 집중됐다. 2023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에 사용되는 8.6세대 OLED에 4조1,000억원을 투자했고, 그해 11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11조원을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이를 반영해 LG디스플레이도 그간 OLED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왔다. 실제 전체 매출에서 OLED 사업 비중은 지난 2020년 32%에서 지난해 55%까지 확대됐다. 특히 하반기에는 스마트폰, IT, TV, 자동차 등 전 사업 분야에서 OLED 기술력을 고도화해 3년간의 부진을 끊고 연간 흑자를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LG디스플레이 투자는 8세대 OLED 투자용은 아니다. 기존 OLED 생산라인은 유지하되 OLED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에 투자한다. OLED 해상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을 아끼는 투자 방향이다. 올해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두기로 한 만큼 고객사를 확보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지금으로선 사업체질을 개선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8세대 투자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앞다퉈 8.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 라인 가동에 들어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IT용 OLED 수요 불확실성에 '신중'

여기엔 IT OLED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IT용 OLED 패널은 주로 프리미엄 모델(게이밍 노트북, 고급 태블릿) 등에만 적용되고 있다. 2024년 기준 OLED 침투율은 모니터 1.2%, 노트북 4.6%, 태블릿 PC 6.6%에 그친다. 게다가 애플의 OLED 아이패드 프로도 흥행에 실패했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첫 OLED 태블릿으로 당초 1,000만 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높은 가격과 전체 IT 기기 수요 부진이 겹치며 650만 대 정도밖에 팔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아이패드용 OLED 전용 라인을 구축했지만 1세대 OLED 아이패드 프로 판매가 부진하면서 OLED 패널 납품이 감소했다. 이에 올해부터는 해당 라인에서 아이폰 OLED를 혼용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OLED 아이패드 프로에 들어간 패널 조달량은 예상치인 800만~1,000만 개에서 570만 개 이하로 감소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IT OLED에 투자했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며 "평균만 됐더라도 8세대 IT OLED 진입을 서둘렀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맥북 에어도 출시도 2029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급하게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무 부담도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지만, 여전히 약 24조1,537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부채비율은 308.32%로, 1분기 이자로만 2,034억원이 빠져나갔다. 경쟁업체들이 8.6세대 IT OLED에 투자한 금액을 고려했을 때 자금 마련 방안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우선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뒤, 내년부터 신규 투자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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