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인스타그램·왓츠앱 인수해 시장 독점" 메타 반독점 재판 시작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美 FTC-메타 법정 공방 본격화
메타, 패소 시 인스타·왓츠앱 강제 매각 가능성
EU서도 'DMA 위반' 조사로 압박 가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의 첫 재판이 시작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관련 소송을 제기한 지 약 5년 만이다. 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통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메타는 자사 서비스가 다수의 온라인 플랫폼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타, 소셜미디어 시장 독점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이날 메타의 반독점 소송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메타의 인스타그램, 왓츠앱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메타를 제소한 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불법적으로 인수해 경쟁사를 억압하고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FTC 측은 “(메타의 경영진이) 경쟁사와 경쟁하는 것보다 경쟁사를 인수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 판단했다”며 “100년 넘게 미국의 공공 정책은 기업이 성공을 하고 싶다면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는데, 메타가 그 약속을 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타는 구글이 왓츠앱 인수를 검토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왓츠앱을 선제적으로 인수했고, 지난 2013년에는 경쟁사 중 하나인 스냅을 60억 달러(약 8조5,300억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FTC는 이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수 당시 내부 경영진과 나눈 이메일·메시지 등에서 인수를 ‘경쟁자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를 향후 증거로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메타는 FTC가 시장 자체를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메타 측은 “메타는 여전히 틱톡 등 여러 소셜미디어(SNS)와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고, 독점 기업이 아니다”라며 “이토록 치열한 경쟁 속에서 FTC가 10년 전에 승인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를 취소하려고 한다면 이는 산업계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인으로 소환된 저커버그 CEO는 소셜미디어의 기능이 시간에 따라 많이 변화했으며, 단순 연락 수단이었던 소셜미디어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의 주장대로 소셜미디어 산업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광범위하게 정의할 경우, 메타는 유튜브 등 대형 기업과의 경쟁을 펼치는 기업이 돼 독점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메타의 패소 가능성은

만약 메타가 이번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은 강제 매각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메타의 핵심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시장 영향력이 약화하는 가운데,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잃으면 메타는 실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메타의 미국 매출 중 약 50%는 인스타그램 광고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메타가 패소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앞서 FTC는 지난 2020년에도 메타의 인스타·왓츠앱 인수가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FTC가 “메타가 시장 지배적 위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이후 FTC는 시장 점유율 및 진입 장벽 등을 더 정밀하게 분석하며 2021년 8월 소송을 다시 제기했고, 2022년 1월 법원으로부터 ‘재판 지속 허용’ 판단을 받았다.

수년의 실랑이 끝에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FTC가 앞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판의 승패는 FTC가 ‘인스타와 왓츠앱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메타가 지금처럼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달렸다”며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으로, 업계에선 FTC가 주장을 입증하기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U DMA 위반 조사, 조만간 마무리

문제는 FTC와의 소송 외에도 메타를 둘러싼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럽연합(EU)은 메타의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7개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규정상 EU는 DMA 위반 기업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반복적 위반 시에는 과징금이 20%까지 늘어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3월 DMA가 전면 시행된 이후 애플, 알파벳(구글), 메타의 '다른 결제 방식 유도 금지(anti-steering)' 정책 등이 DMA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알파벳은 이미 지난달 DMA를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받았으며, 애플과 메타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메타의 DMA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간) 테레사 리베라 EU 청정·공정·경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애플과 메타의 DMA 위반 관련 사안을 수주 내 결론지을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법에서 정한 과징금 부과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