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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픈 손가락’ 애플TV+, 연간 1조원대 손실에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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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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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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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에선 높은 평가, 대중성은 ‘글쎄’
넷플릭스 독주, 여타 OTT 수익 개선 요원
애플TV+ 폐쇄적 운영 정책 포기 선언
애플TV+ 이용화면 예시/사진=애플

애플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를 운영하며 해마다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수익성 개선은 OTT 업계 전반에 주어진 과제로, 애플TV+는 제작 비용을 축소하고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등 새로운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TV+, 팀 쿡의 ‘비싼 취미생활’?

22일(이하 현지시각) 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애플TV+는 애플의 콘텐츠 포트폴리오 가운데 수익성이 없는 유일한 서비스”라고 표현하며 “애플은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연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의 손실을 거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범 5년이 지나도록 애플TV+가 적자를 전혀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진단이다.

실제로 2019년 출범한 애플TV+는 오랜 시간 폐쇄적인 운영 정책을 고수해 왔다. 여타 OTT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외부 라이선스 작품들로 라이브러리를 확대한 것과 달리, 자체 기획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만 작품 라인업을 꾸리는 식이다. 애플TV+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은 연간 50억 달러에 달한다.

막대한 돈이 투자된 만큼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의 작품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직후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애플TV+ 콘텐츠가 전 세계 유수의 시상식에서 약 2,500번 노미네이션됐으며, 그 결과 538회의 수상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높은 작품성이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진 않았다. 업계는 애플TV+ 구독자 수가 4,50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이자, 모든 OTT의 경쟁사 넷플릭스 가입자가 3억163만 명에 달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성적이다. 일각에서 애플TV+를 두고 쿡 CEO의 ‘비싼 취미생활’이라는 조소 섞인 비판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소규모 OTT 합병·철수 본격화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 아래 시름하는 OTT는 비단 애플TV+뿐만이 아니다.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픽처스가 운영했던 파라마운트+가 대표적 예다. CBS 올 액세스(CBS all-access)를 전신으로 하는 파라마운트+는 고전 영화들의 리메이크, ‘스타트렉’ 시리즈 등으로 출범 초기 시장의 이목을 끌었지만, 그 효과는 길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매각이 결정된 파라마운트+는 또 다른 영화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로 적을 옮겼다.

미디어 제국으로 불리는 월트디즈니컴퍼니도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손실이 불어나면서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해고했으며, 2023년 말부터는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Nelson Peltz)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펠츠는 디즈니+가 2019년 론칭 이후 3년간 최소 10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지적하며 디즈니 이사회 진입을 천명했다. 지난해 4월 주주총회에서 그는 31%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지만, 밥 아이거 디즈니 CEO의 위기의식을 일깨우는 데는 성공했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중론이다.

업계는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꾸준히 증가세인 만큼 OTT 시장에서 생존할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명 애널리스트들과 재계 인사들을 인용해 “올해부터 소규모 OTT의 합병 또는 시장 철수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예측했으며, 뉴욕타임스(NYT)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생존하는 기업은 많아야 3~4개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TV+ 안드로이드 앱/사진=애플

수익성 개선 위해 애플 생태계도 포기

오랜 시간 폐쇄적인 운영 정책을 고수해 온 애플TV+가 수익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TV+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를 여타 플랫폼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제작비 일부를 회수하고, 이용자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의도다. 현재 국내 OTT 중에선 티빙이 애플TV+ 브랜드 관을 통해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애플TV+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이와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도 연간 5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10% 삭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애플TV+ 가장 많이 재생된 코믹 액션 스릴러 영화 ‘울프스(Wolfs)’의 속편 제작이 취소되기도 했다. 애플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영화 제작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OTT 친화적이고 저렴한 요금에 더 집중하기 위해 콘텐츠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폐쇄성도 포기하는 모습이다. 이전까지 애플TV+는 맥,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다. 이용자들을 일정한 생태계 안에 가두고, 자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는 게 애플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달 12일 출범 6년 만에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며 이 같은 청사진도 빛을 잃게 됐다.

다만 이 같은 정책 변경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더 인포메이션은 “애플은 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구매자들에게 애플TV+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며 “애플TV+ 사용자 가운데 과연 몇 퍼센트가 월 9.99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는지 불분명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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