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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E&A, 넬社 주식 9.1% 인수 전략적 협업 위한 파트너십 체결 수소 생산 통합 기술 솔루션 개발

삼성E&A가 노르웨이 수소 전문기업 넬(Nel)의 수소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 선정됐다. 삼성E&A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수소 생산 플랜트 통합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고 전해조 설치·운영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노르웨이 전해조 기술 접목해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 공략
12일 삼성E&A는 넬의 지분 9.1%를 약 476억원에 인수하고, 전략적 협업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넬은 1927년 세계 최초로 수전해 기술을 상업화한 글로벌 수소기업으로, 재생 에너지 기반의 수소 생산을 위한 다양한 수전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넬은 알카라인 수전해(AEC)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전세계 각지에서 풍부한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세대 기술인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EM) 기술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삼성E&A는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의 차별화한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 수소 생산 플랜트의 통합 기술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린 수소 플랜트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전해조를 설치·운영하는 사업 등으로 업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전해조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기술은 그린암모니아, 그린메탄올, 재생합성연료(e-Fuel)를 합성하기 위한 길목 기술로, 궁극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과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에 따라 지속가능항공유(SAF), 차세대 선박연료로 주목받는 암모니아와 메탄올 등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삼성E&A는 넬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그린 수소 시장의 선제적 기술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성E&A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따라 중장기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기술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E&Able Low(이네이블 로우, 저탄소) ▷E&Able Zero(이네이블 제로, 무탄소) ▷E&Able Circle(이네이블 서클, 환경) 등 3가지 이네이블 전략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분야 신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술투자와 협업을 통해 수소 및 탄소중립 등 에너지 전환 분야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도 넬과 '원전 기술 활용' 청정 수소 생산 MOU
삼성E&A에 앞서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도 넬과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넬의 수소 기술과 원전 전문 지식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을 연계한 수소 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글로벌 청정 수소 시장 진출을 꾀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지난 2022년부터 2년간 원전 청정수소 기반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를 토대로 12개 기관과 협력해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원전 전력 연계 저온 수전해 수소 생산 및 운영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한국전력기술,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전력거래소 등 8개 기업·기관과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활용 사업화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한수원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원에 2028년 3월까지 829억원(국비 290억원)을 들여 원전을 연계한 10㎿(메가와트)급 저온 수전해 청정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루 4톤(t) 이상 청정수소를 생산, 온산공단 기업 등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삼성물산, 넬 자회사에 알칼리 전해조 설비 추가 발주
삼성물산도 일찌감치 넬과 맞손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은 핑크수소 생산의 상업적 모델 검증을 위한 첫 파일럿 프로젝트에 사용할 설비를 넬에 발주했다. 이에 따라 넬 ASA의 자회사인 '넬 수소 전기분해설비 AS'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10㎿급 알칼라인 전해조 설비를 약 500만 유로(약 79억원)에 공급하게 됐다.
해당 협력은 지난해 1월 양사가 맺은 태양광 기반의 오프그리드 발전 프로젝트 이전 계약에 이은 두 번째 협업으로, 이 프로젝트의 전극은 세계 최초의 완전 자동화 전해조 생산 라인인 넬의 헤뢰아(Herøya)반도의 시설에서 제작된다. 이번 시범 프로젝트는 원자력 연결 수소 생산의 경제성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해 핑크수소 생산의 확장성과 잠재적 수익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운영 중에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줌으로써 핑크수소 생산의 기술적, 경제적, 환경적 타당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핑크수소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전기와 고온의 증기를 활용,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다. 특히 원자력 인프라가 우수한 우리나라에선 1kg당 생산단가가 약 1.7달러로 그린수소(7.9달러)에 비해 훨씬 저렴한 핑크수소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업계에 따르면 1GW(기가와트)급 대형원전 1기에서 연간 약 20만 톤의 핑크수소가 생산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동해안 원전을 활용한 '수소경제 산업벨트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특히 경북 울진 지역에서는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기지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핑크수소가 국제 사회에서 청정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 및 그린수소 산업과의 불균형 등은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