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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LNG발전소 등 5조 유동화, 메리츠證 우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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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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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S 보유 LNG 발전소 5곳 유동화
메리츠증권, 6%대 후반 금리·전환우선주 방식
SK온 추가수혈 마친 뒤 사업 조정 본격화 전망

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유동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증권이 선정됐다. 메리츠는 경쟁사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자산운용보다 뒤늦게 뛰어들며 ‘메기’로 주목받았는데 결국 딜의 주인공이 됐다.

메리츠증권, KKR·브룩필드 등 제치고 선정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은 메리츠에 LNG 자산 유동화 우협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이번 유동화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전폭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총괄하고 있는 그룹 전체 구조조정의 일환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부터 유동성 확보의 일환으로 LNG 사업 유동화 방안을 검토했다. 화학과 이차전지 사업을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을 조달하면서도 재무구조가 악화하지 않는 안을 고민해 왔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LNG 자산 유동화는 광양·여주·하남·위례 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4곳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앞서 나간 곳은 KKR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이다. 이들은 1년여간 자산 실사를 거쳐 이번 거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모두 발전사와 가스전, 해외 트레이딩 등 LNG 밸류체인 전반을 묶어 유동화하는 안을 회사에 제시했다. 메리츠는 수개월 전에야 독자적인 투자 구조를 짜서 SK이노베이션을 찾았다. 우선주를 활용한다는 점에선 PEF들과 비슷했지만 투자 대상이나 상환 조건에서 차이가 났다. 메리츠는 주가수익스왑(PRS)을 활용해 SK온에 투자하는 안도 고려했다.

"메리츠 거래 이력, 기업 평판에 독"

IB업계는 SK가 많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최후의 대안으로 찾는 메리츠를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메리츠가 경쟁사들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경쟁 우위에 섰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금리 조건에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KKR의 경우 SK이노베이션 발전 자회사들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5조원어치를 인수하는 구조를 제안했는데, 금리가 6%대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메리츠는 전환우선주(CPS) 3조원어치를 금리 6%대 후반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KKR이 제시한 금리보다 오히려 소폭 높은 셈이다. 나머지 2조원은 PRS 방식으로 SK온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애초에 이번 유동화의 목적이 SK온을 살리는 데 있었던 만큼, SK온에 자금을 직접 지원함으로써 SK 측 고민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런데 메리츠는 정상적 자금 조달이 어려운 유동성 경색 기업을 주 사업 대상으로 삼는다는 평판이 형성돼 있다. 기관투자가(LP)들 사이에서는 메리츠에서 자금 조달을 받았던 기업의 자금 재조달 대출 건은 다른 건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LP 고위 투자책임자는 "어려울 때 잡기 쉬운 선택지였겠지만, 메리츠 측에서 돈을 받았다는 게 이미지 에 독이 되기도 한다"며 "리파이낸싱 딜 제안이 왔을 때 기존 대출기관이 메리츠 쪽이면 재정 건전성이나 사업 모델이 불확실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 더 깐깐히 보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메리츠를 ‘어려울 때 찾는 기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객사의 관계를 감안해 기업금융 거래를 꾸준히 이어가기보다 그때그때 고수익을 올릴 만한 거래를 찾아다닌다는 점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메리츠 지난 몇년간 KH그룹이나 에디슨모터스, 세종메디칼 등 중소기업들을 위주로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왔는데, 문제는 이들이 어딘가 석연치 않은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KH그룹이나 에디슨모터스는 경영진들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고, 세종메디칼 역시 내실보단 테마성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이어온 회사다. 만약 메리츠가 다른 증권사처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업 금융을 키우고자 했다면 굳이 이들 기업의 CB 발행을 맡았을 리가 없는 셈이다. 대신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잡거나, 만기이자율이 4~6%에 이르는 등 투자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즉 CB 발행사 자체의 내실보다는 개별 거래로 올릴 일시적인 수익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광양천연가스 발전소/사진=SK이노베이션

광양 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4곳 기반 현금 조달

이번 딜에서 담보로 제시된 자산이 SK이노베이션의 LNG 현금 흐름이라는 점에서도 SK의 절박함이 짙게 묻어난다. LNG는 유가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이 아닌, 장기 계약 기반의 고정 수익성이 보장되는 자산이다. 사실상 채권처럼 안정적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현금 창출원이란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의 발전소 자산은 이전부터 PEF업계에서 잠재 매물로 꼽혀왔다. SK E&S와 합병하면서 발전소 자산을 대거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금번 유동화 딜은 SK E&S가 과거 도시가스 자회사를 묶어 자금을 조달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라는 평가다. SK E&S는 2021년 도시가스 자회사 7곳을 기반으로 2조원 규모로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RCPS를 발행하며 만기 시 현금 대신 도시가스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현물 상환하는 조건이 담겼다. 당시 KKR 등 원매자들은 해당 조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은 남은 발전소 자산을 개별적으로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SK엔무브나 SK온 등 자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빠듯해지면서 발전소들을 대거 묶어 한 번에 유동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확보한 자금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FI 조기 상환에 활용될 예정이다. FI들은 지난 합병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권리를 보강해 둔 만큼 당초 계약보다 나은 수익률로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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