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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삼성페이 결제 오류, 디지털 재난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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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수개월 사이 결제 오류 3회 발생
카카오에서도 지속적으로 '먹통' 오류 나타나
대규모 디지털 재난 겪은 유럽, 경계 태세 강화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핵심 서비스 '삼성페이(삼성 월렛)'에서 결제 오류 문제가 연달아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막대한 이용자 기반을 보유한 IT(정보기술) 서비스가 마비되며 전 국민이 혼란을 겪는 소위 '디지털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디지털 서비스 오류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반복되는 사고에서 국내 IT 인력들의 역량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성페이 안정성, 이대로 괜찮은가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페이에서는 지난 7일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 KB국민카드의 결제 및 카드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KB국민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키며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KB국민카드와 연동된 페이 서비스 전반이 '먹통'이 된 것이다. 해당 오류는 KB국민카드 측 조치로 약 한 시간 만에 복구됐다.

삼성페이에서는 지난 2일에도 오전 7시 10분부터 3시간가량 결제 및 카드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 오류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일부 카드사와 전용선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것"이라고 결제 오류의 원인을 설명했다. 두 달 전인 4월 16일에는 지문 인증 오류로 인해 약 3분간 정상적인 결제가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문제의 원인으로 '일시적 네트워크 오류'를 지목했다.

반복되는 오류 사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현재 삼성페이는 카드 결제와 교통카드 기능을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다수의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실물 카드 없이 휴대전화를 통해 각종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삼성페이가 먹통이 될 경우 국민의 상당수가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삼성페이의 국내 가입자 수는 1,700만 명에 달한다.

韓 IT 시장의 한계

특정 IT 서비스의 마비로 인해 전국적인 혼란이 빚어진 사례는 이전에도 존재했다. 지난 2022년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2022년 10월 SK C&C의 데이터센터가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건물은 카카오, 네이버, SKT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설이다. 화재 이후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뱅크, 카카오맵 등 카카오 산하 서비스들은 줄줄이 먹통이 됐다.

카카오 산하 서비스의 오류는 우리나라에 막대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업무 마비로 인해 곤란을 겪은 자영업자, 기업들은 매출이 떨어졌고,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일상 소통이 불가해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는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종의 재난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카카오에서는 유사한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일례로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이용자 중 80% 사이에서 약 6분 동안 메시지 수·발신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일어났다. 카카오는 당시 "내부 시스템 작업 중 일부 이용자에게 불안정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 주 뒤인 같은 달 20일 오후 또다시 약 6분간 메시지 수·발신이 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으며, 하루 뒤인 21일에도 54분간 동일한 오류가 지속됐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를 비롯한 IT 기업들의 부진한 서비스 퀄리티가 국내 IT 시장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막대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안정성 확보에 힘써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그런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IT시스템도 결국은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유지하는 것"이라며 "국내 IT 인력들의 역량이 도마 위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디지털 재난 대응

일각에서는 최근 유럽에서 벌어진 디지털 재난 사태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대응 체계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4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스페인과 국경을 접한 프랑스 남부 지역 등에서는 수백만 명을 공포에 몰아넣은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교통과 통신이 줄줄이 마비됐고, 전력 공급이 차단됨에 따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전자 결제 시스템도 먹통이 됐다. 지급 수단이 제한되며 연료와 비상식량 등을 구입하려던 이들 사이에서는 막대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후 유럽 역내 국가들은 디지털 재난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전산망 먹통에 대비하기 위해 성인은 1인당 70유로(약 10만9,000원), 어린이는 1인당 30유로(약 4만7,000원)씩 현금을 소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3일 동안 식비, 의약품 구입비, 교통비 등 생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정전, 은행 시스템 장애, 와이파이 중단과 같은 상황에서는 늘 하던 방식대로 결제할 수 없지만, 현금은 거의 언제나 (결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앙은행은 현금 소지 외에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직불 카드를 소지하고,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를 통한 비접촉식 결제 수단도 사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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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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