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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SNS 플랫폼 내부 시험 중 관련 업계, 메타 '스레드' 성장 전례 재조명 시장 안착 위해서는 뚜렷한 차별화 필요

오픈AI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인기를 끈 인공지능(AI) 기반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앞세워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AI의 도전장을 받아 든 업계는 메타 산하 SNS '스레드'의 성장 궤적을 되짚으며 오픈AI 신사업의 흥행 여부를 점치고 있다.
SNS 개발 나선 오픈AI
15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오픈AI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챗GPT 이미지 제너레이션’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이미지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SNS 플랫폼을 내부 시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외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다. 해당 플랫폼이 별도로 출시될지 챗GPT에 통합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출시되든 시장 내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이번 SNS 개발은 AI 모델 고도화에 투입할 '핵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 SNS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게 되면 사용자들의 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X(구 트위터)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xAI의 AI 챗봇 '그록', 자사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는 메타의 '라마' 모델처럼 오픈AI의 AI 성능을 향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트먼 CEO가 자신의 '앙숙'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X를 겨냥해 SNS 서비스 출시를 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 CEO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X와 xAI를 한 회사로 통합하고, xAI의 AI 챗봇 그록이 검색 결과에서 X 콘텐츠를 표시하도록 조치하며 SNS와 AI 모델의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X 대항마' 스레드, 출시 당시 상황은?
시장은 오픈AI의 새로운 도전이 메타의 '스레드'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스레드 역시 X를 정조준하고 등장한 서비스기 때문이다. 스레드는 지난 2023년 7월 개방형 SNS를 표방하며 출시된 앱으로, '액티비티펍(분산형 소셜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토콜)'이 적용된 새로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스레드는 출시 당시 액티비티펍을 통해 이용자가 탈중앙화 SNS인 마스토돈, 워드프레스 등을 넘나들며 다른 플랫폼 이용자와도 팔로우 및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인스타그램이 사진·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SNS라면 스레드는 텍스트 중심의 SNS다. 한 게시글에 적을 수 있는 글자 수는 500자로 제한돼 있으며,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사진과 최대 5분 길이의 숏폼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이는 경쟁 앱인 X와 상당히 유사한 구조다. 또한 별도의 가입 없이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으며, 피드엔 팔로우하는 계정의 콘텐츠와 추천 콘텐츠가 함께 나타난다.
스레드는 출시 5일 만에 1억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막대한 이용자 기반을 보유한 인스타그램을 발판 삼아 초기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밖에도 유명인들의 서비스 이용 소식, 머스크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결투' 예고 등 스레드를 둘러싼 각종 화제도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거품 논란' 어떻게 이겼나
그러나 이 같은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출시 직후 스레드는 SNS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다이렉트 메시지(DM) △인기 트렌드 검색 △해시태그(#) 등 기능이 없고, 게시물 수정 및 탈퇴가 불가능해 타 SNS 대비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샀다. 아울러 서비스 출시 당시 유입된 일부 브랜드 및 인플루언서들이 스레드의 '알고리즘 피드'에 불만을 드러내며 등을 돌렸고, 이로 인한 콘텐츠 부재가 이용자의 흥미를 반감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숏 콘텐츠'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으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숏폼 동영상처럼 빠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 콘텐츠와 특유의 '반말 소통' 문화 등이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것이다. 모바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스레드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98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184만 명) 대비 170.65%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새로운 SNS 플랫폼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스레드처럼 분명한 '차별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NS 플랫폼이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중요한 것은 결국 양질의 콘텐츠"라며 "스레드의 경우 그때마다 느낀 자신의 감정을 짧은 텍스트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문화가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AI의 SNS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 AI 이미지 생성 기술력, 화제성 등을 넘어 이용자를 잡아둘 수 있는 뚜렷한 매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