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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가전, ‘저가 이미지’ 벗고 삼성·LG 주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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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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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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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사들, 국내 가전 시장 진출 공식화
프리미엄 시장으로 확대하며 전방위 공세
가성비·맞춤형 전략으로 소비자 니즈 공략

중국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가성비와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로봇청소기, 세탁건조기, TV 등으로 빠르게 입지를 넓히는 한편, 국내 유통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통해 중저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가전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드리미·모바 등 프리미엄 가전 시장 진출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5년 출범한 중국의 가전 브랜드 드리미는 지난 22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한국의 대형·주방 가전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주력상품인 로봇청소기 외에도 음식물처리기, 물걸레·건식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 새로운 카테고리로 확장해 대형 가전, 사물인터넷(IoT) 영역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생태계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드리미는 설명했다.

2023년 드리미에서 분사해 설립된 모바도 하루 앞선 21일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에어프라이어·전동칫솔·반려동물 자동급식기·헤어드라이어 등 생활 가전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국내에서 이미 다양한 TV 제품을 선보였으며, 향후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대형 가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TCL과 하이센스는 국내 유통망을 통해 TV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으며, 자사 브랜드로 직접 한국에 진출한 하이얼은 백색 가전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보락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H1/사진=로보락

中 가전, 국내 제품의 절반 가격으로 책정

이처럼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프리미엄 가전업체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가성비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로보락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H1과 M1은 대표적인 가성비 제품으로, 세탁·건조 용량을 낮추는 대신 판매가는 기존 삼성전자·LG전자의 반값 수준으로 책정됐다. TV 시장에서도 중국 가전업체가 가성비 제품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샤오미와 TCL이 국내에 선보인 스마트 TV는 모두 100만원대의 제품으로, 같은 크기의 국내 제품과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맞춤형 전략도 유효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일찌감치 올인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로봇청소기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먼지 흡입부터 물걸레 청소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2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가전도 실속형 수요를 공략했다. 메이디·에코백스가 로봇청소기와 결합한 스마트 공기청정기를, 메이디가 가정용 프리미엄 정수기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 강세를 보여온 중저가 시장에서는 국내 가전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파격적인 가격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충성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일례로 쿠팡 PB 홈플래닛의 풀HD급 22형 게이밍 모니터 가격은 8만4,000원이며, 출시 50일 만에 1만 대 넘게 팔린 하이마트의 245L 싱글원 냉장고는 29만9,000원, 이마트 일렉트로맨의 65형 스마트 TV는 60만원이다. 비슷한 크기와 성능을 갖춘 삼성·LG전자 제품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삼성은 구독 서비스, LG는 中 협업에 주력

이처럼 중국 가전업체가 빠르게 국내 가전 시장에 침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후발주자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크게 작용했다. 프리미엄 가전을 내세워 고급화 전략을 전개해 온 삼성·LG전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신제품 출시 전에 신중한 검토를 거치는 반면, 중국 제조사는 추격자 입장에서 잃을 것이 없는 만큼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으며 기술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유연한 노동 환경이 더해져 생산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탄탄한 내수 시장도 성장의 기반이 됐다. 2023년 기준 중국 3대 가전사인 메이디와 하이얼은 자국 시장에서 삼성·LG전자의 매출을 크게 앞서며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내수시장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다. 일례로 하이얼은 GE(제너럴일렉트릭)의 가전 부문과 이탈리아 빌트인 브랜드 캔디를 잇달아 인수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일본 시장 공략에도 성공하며 70년 넘게 이어온 일본 파나소닉의 TV 사업 철수를 이끌어냈다.

중국산 가전의 약진으로 국내 업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가 더 쉽게 높은 가격대의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구독 사업 모델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소비자에게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가전 라인업 대부분이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임을 고려하면,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3월 판매된 올레드(OLED)와 네오 퀀텀닷LED TV 판매의 50% 이상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LG전자는 기존 프리미엄 전략을 고도화·세분화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와 협력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했다. 지난달 LG전자는 중국 가전업체 스카이워스와 공동 개발한 드럼세탁기, 오쿠마와 공동 개발한 냉장고를 유럽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와 공동으로 제품을 기획·개발하는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 방식으로 브랜드는 LG를 그대로 부착하고, 생산은 중국업체가 맡는다.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중국 업체와의 JDM 방식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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