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기타 테크
  • 글로벌 소부장 기업 '흡수'하는 韓, 벤처투자 넘어 R&D센터 설립까지
글로벌 소부장 기업 '흡수'하는 韓, 벤처투자 넘어 R&D센터 설립까지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반도체 장비사 韓으로 '집결', 영향력 제고 성공하나
삼성·SK 등 대형 고객사 포진, "한국은 투자 기회의 나라"
성장하는 반도체 생태계,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어플라이드오스틴_GSC아키텍츠_20240116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오스틴 캠퍼스의 모습/사진=GSC 아키텍츠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가 경기도 오산에 R&D센터를 설립한다. 이미 부지 매입과 건설 허가 과정을 모두 거친 상황인 만큼 R&D센터 설립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TEL)에 이어 어플라이드, ASML 등 세계적 반도체 장비사들이 한국에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영향력이 점차 넓어지는 모양새다.

어플라이드, 韓 R&D센터 설립 '초읽기'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는 한국 R&D센터 설립을 위해 경기도 오산 가장동 157-1번지에 위치한 1만7,938㎡(5,426평) 부지를 매입했다. 주체는 어플라이드가 국내 R&D를 위해 신설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이노베이션앤테크놀로지다. 어플라이드는 센터에서 전자빔(e빔)·식각·증착 등 반도체 장비 최소 20대 이상을 가동하고 국내에서 100명 이상의 연구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2022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와 한국 R&D센터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사는 이후 한국 본사가 위치한 성남을 비롯해 용인, 수원, 화성 등 경기 지역에서 폭넓게 부지를 물색하다 최종적으로 오산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R&D센터 부지는 행정 구역상으론 오산 시내지만 지리적으로는 화성과 경계에 위치한다. 고객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과 접근성 등 지리적 이점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반도체 공장과의 거리는 삼성전자 기흥공장 12㎞·화성공장 9.8㎞·평택공장 19㎞, SK하이닉스 이천공장 56㎞ 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규 공장이 각각 들어설 용인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19㎞)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49㎞)와도 가깝다. 부지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신규 택지지구 세교3지구 내 위치해 주변 도로 등도 재정비될 예정이다. 사업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어플라이드가 매입한 부지는 기존 건축물이 철거된 곳이라 기반 공사 등만 거치면 바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미 건축 허가까지 받은 상태이니만큼 R&D센터 착공은 초읽기에 들어섰다. 어플라이드가 센터를 가동하게 되면 한국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하게 돼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 장비는 물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장비까지 한국에서 테스트하고 반도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공정 기술과 제품 개발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자 및 R&D 인력 채용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어플라이드가 R&D를 세우면 이미 센터를 운영 중인 램리서치와 TEL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와 공동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힌 ASML까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톱4가 모두 국내 R&D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지속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어플라이드-MOU_경기도_20240116
2022년 7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마크 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이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어플라이드 최첨단 R&D센터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경기도

韓에 둥지 트는 글로벌 기업들, 왜?

이처럼 글로벌 소부장 기업이 우리나라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데엔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고객사들이 다수 포진한 영향이 크다. 실제 지난 2022년 아난드 카마나바 어플라이드 해외투자 총괄 임원은 한국에 거금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 "한국엔 그만큼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술과 인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투자 기회의 나라"라고도 덧붙였다. 어플라이드 측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매출의 약 22%가 한국 시장에서 나온다. 카마나바 대표는 "반도체 장비를 만들려면 부품이나 모듈 공급사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런 공급 사슬도 잘 갖춰져 있다"며 "한국의 성장이 전체 생태계와 우리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플라이드 외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용 진공 펌프회사 에드워드가 국내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에드워드는 지난해 6월부터 충남 아산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펌프 생산 규모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린 신규 설비를 가동했다. 에드워드는 전체 생산량의 80%에 달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펌프를 한국에서 생산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고객사뿐 아니라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대만 TSMC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로도 공급되니, 사실상 이 거점이 에드워드에 있어 글로벌 반도체 '허브'인 셈이다. 최근엔 충남 천안에 R&D 시설을 확장해 글로벌 연구 인력을 한국으로 집중시키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