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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폐기물은 늘고, 음식물 쓰레기는 줄고" 심화하는 자영업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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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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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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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문 닫는 소상공인들, 폐기물 발생 증가
음식업 불황으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감소해
"중고 집기 사줄 곳이 없다" 급증한 철거업체들 암초 부딪혀 

최근 자영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공사 생활 폐기물이 급증하는 추세다. 경기 둔화 속 자영업 폐업이 증가하면서 철거 후 배출되는 폐기물 역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사업장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속속 철거되는 자영업 점포들

26일 폐기물 수거·처리 업체 '지구하다'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철거 문의는 지난해 4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제 철거 관련 폐기물 수거·처리 비중도 20% 늘었다. 단순 폐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 처리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의미다. 박상원 지구하다 대표는 “소상공인의 폐업으로 철거·폐기물 처리 문의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은 단순한 수요를 넘어 경기의 체감 온도를 보여준다”며 “폐기물 데이터는 금융이나 고용 지표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공사 생활 폐기물 배출량은 35만 톤(t)에 달했다. 이는 2020년 18만t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와 올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 동향을 고려하면 2023년 수치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생활 폐기물은 소규모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할 때 나오는 5t 미만 폐기물을 말한다. 주로 자영업자가 가게를 창업 또는 폐업할 때 공사 중에 나오는 쓰레기가 이에 해당하며,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건설 폐기물로 따로 분류된다. 폐기물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계상 창업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출 증가량 중 상당 부분은 가게 폐업 때 발생한 쓰레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활 쓰레기는 감소세

반면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생활 쓰레기(가정과 사업장에서 내놓은 종량제, 재활용, 음식물 등의 쓰레기)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사업장에서 배출된 생활 쓰레기는 527만t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으며, 특히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2022년 44만t에 달했던 배출량이 2023년 37만t으로 15.9% 급감했다. 사업장 생활 쓰레기 대부분이 자영업자 점포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는 것은 자영업 중에서도 음식업이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문을 닫는 음식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100만8,282명에 달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연간 기준 최대치다. 이 중 소매업 폐업자가 29만9,642명(29.7%)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업(15.2%)이 뒤를 이었다. 내수가 가라앉으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내수 밀접 업종들이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6월 폐업 사업자는 6만7,000개로 전월 대비 5,000개 증가했다. 5월과 비교해 폐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업종은 음식업(1,086개)이었으며 이어 도매 및 상품 중개업(779개), 부동산업(777개), 건설업(551개) 순이었다. 같은 달 신용카드 결제액 감소폭이 가장 컸던 업종 역시 음식업(-9,000억원)이었다.

"호황 올 줄 알았는데" 철거업계의 난관

고물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생업을 포기한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철거업계에 진입하는 신규 업체는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새로 등록된 건설폐기물처리업체는 411곳에 달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50곳)에 비해 64.4%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폐기물처리업체란 철거업체와 건설 폐기물의 중간 처리, 수집, 운반 업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철거업계는 오히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로운 가게의 개업이 줄어들면서 철거 과정에서 나온 중고 집기들을 판매할 곳이 부족해진 탓이다. 한 철거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창업하는 가게가 줄어 물건이 창고에 쌓이기만 한다"며 "이전 같으면 100만원에 팔렸을 중고 냉장고도 30만원을 불러야 겨우 팔리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국세청 집계 결과 신규 자영업자 수는 2020년 151만9,000명에서 △2021년 145만7,000명 △2022년 135만1,000명 △2023년 127만5,000명 등으로 매년 줄고 있다.

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울 거라고 예상한 건물주들이 철거를 미루는 일도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신규 입점이 안 될 것을 알고 상가를 방치하는 건물주들이 많다”며 “철거업체를 불러 일단 견적만 내보고, 세입자 보증금에서 그만큼을 제한 뒤 실제 공사는 진행하지 않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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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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