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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공급망 자율성을 향한 일본의 희토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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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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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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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정제와 자석 생산을 장악한 중국의 공급망 지배
일본의 수입 다변화와 전략 비축, 동맹 기업 투자 확대
기술 설계와 재활용으로 자원 의존도 낮추는 공정 중심 전략

본 기사는 The Economy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대부분을 정제하며, 전기차를 굴리고, 터빈을 돌리고, 드론을 띄우는 데 핵심 부품인 고부가가치 자석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2025년 4월, 중국은 중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허가 요건을 강화했다. 무역업계와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급이 조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재고가 3~6개월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기적 충격은 일단락됐지만, 구조적 병목은 여전하다. 희토류의 병목은 채굴보다 공정과 역량에 있다.

일본은 희토류 매장량은 부족하지만, 대응 역량은 선진적이다. 수입처 다변화, 재활용 기술 개발, 대체 소재 연구, 전략 비축 확대, 해저 점토 탐사 등 다양한 수단을 병행해 왔다. 이 가운데 핵심은 자원 확보가 아니라 가공·정제·설계 전환에 방점을 둔 전략이다. 독점은 생산지에서 발생하지만, 대응은 사용처에서 결정된다는 현실 인식이 정책에 반영돼 있다.

사진=ChatGPT

희토류 대응 전략의 진화

희토류는 연구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하지만, 이 자원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기술과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 사태 이후 ▲ 사용량 감축, ▲ 대체 소재 개발, ▲ 재활용 기술 강화, ▲ 공급처 다변화의 4가지 축으로 대응 전략을 구성해 왔다.

이 가운데 사용량 감축, 대체 소재 개발, 재활용 기술은 모두 제조 단계에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 기반 해법이다. 실제로 일본은 전략적 비축과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병행하면서도, 수요 측 기술 대응을 통해 실질 소비량 자체를 낮췄다. 그 결과, 2010년 90%에 달했던 대중 의존도는 10년 만에 60% 수준으로 감소했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뒷받침하는 수치

중국은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20종 광물 가운데 19종의 정제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이들 광물의 평균 정제 점유율은 약 70%이며, 희토류 영구자석의 경우 약 90%에 이른다. 디스프로슘, 터븀 등 중희토류는 최근까지도 중국이 거의 전량 정제했다. 2025년 4월, 중국이 중희토류 7종과 일부 자석에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는 단일 공급자 차단 상황에서도 유지 가능한 생산 체계를 시험받게 됐다.

일본은 정부 산하 일본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apan Organization for Metals and Energy Security, JOGMEC)를 통해 전략적 비축을 확대하고, 호주의 라이너스(Lynas Rare Earth Ltd)기업 등 우방국 생산자에 투자하며 공급선을 확장했다. 동시에 자석 재활용 시범 사업과 네오디뮴 감축 자석 설계 같은 기술 개발도 병행해 왔다. 각각은 개별적으로는 제한적이지만, 포트폴리오로 결합될 때 구조적인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낸다.

2024~2025년 중국의 희토류 산업 점유율(단위: %)
주: 광산 생산량, 제련 및 분리, 네오디뮴 자석 제조(X축), 중국 점유율(Y축)

수요 구조를 바꾸는 수치 기반 접근

일본은 공개된 수치와 검증할 수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 왔다. 예컨대 일본 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자석 수요는 희토류산화물(Rare Earth Oxide, REO) 기준 연간 약 4만~6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 외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수입 원료를 가공해 사용된다.

토요타의 네오디뮴 감축 기술이 자석당 희토류 사용량을 20~30% 절감하고, 재활용이 2027년까지 전체 수요의 5~10%를 대체할 수 있다면, 신규 광산 개발 없이도 의존도를 10~20%포인트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 수치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미국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USGS), 토요타 기술 자료, 자석 재활용 시범 사업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추정된 것이다. 해저 자원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 계산에서 제외됐으며, 다만 탐사 단계의 전략적 가치는 포함됐다.

2027년까지 희토류 자석 의존도 10%~ 28% 감소 전망
주: 시나리오(낮음, 기준, 높음)(X축), 의존도 지수(Y축)

생산량에서 실행력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행정과 정책의 역할은 생산량 중심에서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적 보조금보다는 중장기적인 정제·가공·공정 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 설계는 장비 구매를 넘어서, 실제 공정을 설계하고 품질을 검증하며 공급망 전반을 운영할 수 있는 실행력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유럽연합의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처럼 명확한 실행 기준과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자원 확보 목표를 넘어, 어떤 수준의 기술력과 공정 역량을 언제까지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미·일, EU–일본 간 광물 파트너십도 자원 협력을 넘어, 공정과 설계 역량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확장돼야 한다.

심해 자원의 가능성과 한계

일본은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수심 5,500m 해역에서 희토류가 풍부한 해저 점토 채취를 시험하고 있다. 중희토류 확보 가능성과 함께, 그동안 개념에 머물러 있던 국내 자원 확보 전략이 실현 가능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초심해 개발은 환경적, 기술적 불확실성이 크고, 공공의 감시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 이 사업의 단기 성과는 물량이 아니라 기술적 타당성과 환경 수용성의 검증이다. 결과에 따라 향후 전략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 상업화할 수 있으면 자립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실현이 어려우면 다른 전략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흔들리는 지배력, 바뀌는 대응 논리

희토류처럼 전략적 자원에 대한 독점은 단기간에 흔들리지 않는다. 교육이나 기술만으로 광물 자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단순한 광물 확보 경쟁이 아니다. 중국이 2023년부터 공정 기술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고, 특정 희토류와 자석에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면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수출 물량이 아니라, 공정을 다룰 수 있는 역량이 경쟁의 기준이 된 것이다.

자재를 바꾸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일부 정밀 기기나 고부하 환경에선 여전히 중국산 자석이 기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용 수요는 기술 설계로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토요타는 중희토류 없이 고온에서 견디는 자석을 2018년부터 상용화했고, 페라이트 기반과 릴럭턴스 모터 기술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재활용은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미 수십 곳에서 시범 또는 상업화 초기 단계의 재활용 공장이 가동 중이다. 제품 설계 단계에서 재활용을 고려하면 폐기물 회수율도 더 높일 수 있다. 재활용은 시간이 아니라 구조로 키워야 하는 분야다.

결국 일본도 중국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은 '의존하느냐'가 아니라 '막혔을 때 버틸 수 있느냐'에 있다. 공급이 차단되면 얼마나 빨리 대체하고 줄일 수 있는지가 실질적인 대응력이다. 일본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공정 역량이 전략

희토류 공급망은 단순한 자원 확보 경쟁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의 수출 규제와 공정 기술 통제로 인해, 이제는 어떤 공정과 기술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전략의 핵심이 됐다. 일본은 기술 설계와 재활용 역량을 중심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왔고, 이는 다음 위기에도 대체와 축소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다.

자원을 확보했는가보다, 막혔을 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실질적인 전략이다. 전략적 자율성은 채굴보다 전환에 있다. 자석 전쟁은 결국 공정에서 결정된다. 결국 승부는 자원 확보가 아니라 전환 능력에서 갈린다. 희토류를 얼마만큼 확보했는가보다, 제약된 조건 속에서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전략적 자율성은 기술과 공정 역량이 뒷받침될 때 현실이 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eaching the Magnet War: Why Education Policy Is Japan’s Real Rare-Earth Hedge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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