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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 시장서 약진하는 중국, 힘 못쓰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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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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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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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가 품질 혁신으로 전환
지난해 중국 게임 해외 매출 최대
한국 매출 톱10 중 6개가 中게임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의 ‘라스트 워: 서바이벌’ 게임 화면/사진=퍼스트펀

중국산 게임이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미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우 캐주얼 장르가 인기가 높아 가벼운 플레이 방식을 내세운 중국 모바일 게임들의 특징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북미 시장에서 한국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 게임, 美 시장서 상위권

5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의 캐주얼 게임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전날 기준 미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캐나다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이 게임은 캐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5위, 7위로 집계됐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지난 2023년 8월 북미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여전히 북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게임사 센추리게임즈의 전략 게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도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은 전날 기준 미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순위 7위, 9위로 집계됐다. 캐나다에서도 각각 매출 순위 4위, 9위를 기록했다. 센추리게임즈가 올해 3월 글로벌 출시한 전략 게임 ‘킹샷’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게임 역시 미국과 캐나다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순위가 모두 8~1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을 넓히기 위해 북미권에 진출하고 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날 기준 북미 모바일 게임 중 매출 순위 50위권 안에 있는 국내 게임은 시프트업의 건슈팅 역할수행게임(RPG) ‘승리의 여신: 니케’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펍지(PUBG) 모바일’ 2개 뿐이었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우 미국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9위, 캐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15위를 기록 중이다. 펍지(PUBG) 모바일은 미국 앱스토어 45위, 캐나다 앱스토어 18위였다.

사진=니케 중국 홈페이지

中 규제가 낳은 경쟁력

중국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배경엔 역설적이게도 자국의 엄격한 규제가 자리한다. 과도한 결제 모델(BM)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콘텐츠 경쟁으로 유도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3년 12월 중국의 미디어 검열기구 국가신문출판처가 발표한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초안은 확률형 아이템과 결제 한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 제공을 아예 금지시켰다.

실제로 시행되지는 않았으나 중국 정부가 게임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담긴 내용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 게임사들이 과금 모델 의존에서 벗어나 콘텐츠 품질 자체를 높이는 전략적 전환점이 됐다. 이후 중국 게임사들은 스토리텔링과 그래픽, 세계관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이는 해외 시장에서 빛을 발했다.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CADPA)의 '2024년 중국 게임 해외 진출 연구보고'에 따르면 2023년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은 185억5,700만 달러(약 26조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시장서도 입지 확대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게임의 입지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게임들의 주요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한국 시장 매출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20% 수준이었으나 작년에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회사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톱 10 매출을 올린 게임사 중 6개가 중국 회사였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시장은 그야말로 중국 게임들의 주무대였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지난해 글로벌 전체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1%, 12.8%로 미국 다음인 2위를 기록했다. 브롤스타즈는 8.3%로 미국, 독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의 RPD(Revenue Per Download, 다운로드당 매출)가 미국보다도 높았다는 점이다. 라스트 워: 서바이벌의 미국 RPD는 20.76달러였던데 반해 한국은 46.85달러로 2배가 넘었고,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미국 22.07달러, 한국 54.80달러로 거의 2.5배에 달했다. 브롤스타즈도 미국 9.23달러 대비 한국이 11.95달러로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게임 전체 수출액의 30%는 중국 시장에서 나왔다.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4%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완연하다. 중국 현지에서 국산 게임의 영향력이 약화한 배경으로는 판호(허가증) 발급 제한 등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꼽힌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으로 인해 2022년 11월까지 판호를 발급 받은 한국 게임은 2개에 불과했다.

2022년 말 일부 국산 게임이 판호를 발급받으며 진출이 재개됐지만 중국 시장의 빠른 성장과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한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사이 중국 게임사는 대규모 투자와 개발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한국산 게임을 앞지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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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