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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머스크에 40조원 신주 지급 승인, 스톡옵션 무산 후 새 보상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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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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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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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법적 공방 끝 보상안 재획득
테슬라 성장성 둔화, 성과 달성 여건 악화
중국 시장 변수로 실현 불투명 전망 확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머스크 CEO X(옛 트위터)

테슬라 이사회가 1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과 주주 간 논란 끝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한때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던 보상 모델이 성과 둔화와 CEO 리스크가 겹친 시점에서 복원된 것이다. 머스크는 이로써 역대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되찾았지만,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보상의 대부분은 주식 기반으로, 테슬라 주가와 재무 성과가 전례 없이 높아져야 현금화가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전기차 산업의 성장 한계와 글로벌 시장 부진으로 목표 달성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8년 500억 달러 보상 패키지 좌절 후 신규 승인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과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반대로 2018년에 결정된 50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가 거부됨에 따라 후속 조치로 290억 달러(약 40조원) 상당의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 패키지는 머스크에게 테슬라의 보통 9,600만 주를 부여하도록 했다. 해당 주식은 머스크가 테슬라 임원으로 재직하는 한 2027년 8월 3일에 귀속된다.

이사회가 머스크의 보상안을 승인한 건 테슬라의 재무 성과가 악화되고 전기차 산업이 냉각기에 접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년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한때 시총 1조 달러(약 1,390조원)를 돌파했던 테슬라는 현재 이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머스크 개인의 보유 주식 가치도 800억 달러(약 112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런 하락세는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니라 전기차 산업 전반의 변화, 그리고 테슬라 고유의 전략적 과제들과 맞물려 있다.

우선 전기차 보급률이 주요 시장에서 정체되고 있다. 공급망은 안정됐고,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도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어서다. 동시에 기준금리 상승과 정부 보조금 축소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전기차가 더 이상 ‘미래의 운송 수단’이라는 장밋빛 기대를 독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란 의미로, 이런 변화는 고평가를 유지하며 공격적 확장을 추진해 온 테슬라에 특히 위협적이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 8.4% 감소, 경쟁 심화 여파

글로벌 EV 시장의 핵심 전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테슬라는 뚜렷한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지난달 중국 인도량은 67,886대로, 전년 대비 8.4%, 전월 대비 5.2% 감소했다. BYD와 니오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더 저렴한 신형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판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중국 시장은 사실상 가격 전쟁 상태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글로벌 수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규제 장벽, 미·중 간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쳐 테슬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 성과에 보상안의 실현 여부가 달려 있다는 점은 불확실성을 더욱 배가시킨다.

물론 테슬라는 여전히 글로벌 혁신 브랜드로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혁신의 대명사’로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테슬라 외 더 저렴하고, 현지 수요에 정밀하게 대응하는 대안을 확보했다. 테슬라가 생산설비를 늘리고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그 효과는 갈수록 제한적이란 의미다.

무엇보다 중국 내 소비 트렌드가 기술 국산화와 애국소비(궈차오)로 기울고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입지는 더욱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 문제를 넘어 머스크의 보상안과 직결된다. 중국 시장은 테슬라가 글로벌 수익성과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핵심 축이지만, 이 시장에서의 확장이 막히면 머스크가 달성해야 할 수치들도 무력화된다.

‘무한 성장’의 신화, 시장 현실과 충돌

2018년 보상안이 처음 제안됐을 당시만 해도 테슬라는 파괴적 혁신의 상징이었다. 이에 이사회가 내건 보상안도 단지 전기차 기업이 아닌 에너지 저장,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등으로의 대규모 확장을 가정한 ‘무한 성장’에 대한 베팅이었다. 물론 일부 기술은 진전을 보였지만, 의미 있는 매출을 창출한 것은 사실상 전무하다. 테슬라는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을 전기차에서 의존하고 있으며, 그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 심지어 테슬라 내부에서도 지금의 고평가가 정당한지에 대한 회의가 나오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X(옛 트위터),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 동시에 관여하며 테슬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리더십 리스크로까지 부각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여전히 테슬라 정체성의 중심축이다. 그의 비전과 예측 불가능성은 투자자들의 관심과 대중의 이목을 끌어모으는 핵심 요소다. 로켓을 쏘고, 그 로켓을 다시 착륙시키는 등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이력이 있는 만큼, 또 다른 재창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 보상안이 결국 테슬라가 아닌, 머스크라는 인물에 거는 베팅이기도 한 이유다.

다만 이사회가 지지를 보냈다 해도 이제는 여유가 없다. 현시점 테슬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전기차 시장은 활력을 잃었고, 경쟁사들은 전방위에서 진군 중이며, 해외에서는 아시아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가의 시선도 재승인된 보상안이 성과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절정에 이른 순간일지, 아니면 새로운 장의 서막일지는 전적으로 그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테슬라가 다시 성장 모멘텀을 되찾지 못한다면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영원히 ‘가상의 부’에 머물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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