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 억제제로 탈모 잡는다” FDA, 인도 선파마 ‘레크셀비’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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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파마 JAK 억제제 레크셀비,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FDA 승인
올루미언트·리트풀로 등 약물로 JAK 억제제 효능 입증돼
탈모 치료제 시장 급성장 전망, 제약업체 신약 개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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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인도 제약회사 선파마(Sun Pharma)의 경구용 JAK(야누스키나아제) 억제제 레크셀비(Leqselvi, 듀룩소리티닙)를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제약업계에서는 JAK 억제제를 중심으로 원형 탈모 치료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선파마의 ‘원형탈모증 치료제’

지난 25일(현지시간) 선파마는 FDA가 레크셀비 8mg 정제를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FDA가 원형 탈모증 치료제에 승인을 내준 것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화이자의 리트풀로(성분명 리테치티닙)에 이어 세 번째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모낭을 감염 세포라고 인식해 공격하며 머리털이 빠지는 질환으로, 노화 현상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번 FDA 승인을 받은 선파마의 레크셀비는 면역, 염증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인 JAK를 차단,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JAK 억제제’다.

선파마 북미사업부의 압헤이 간디 CEO는 “레크셀비는 오랜 기간 동안 중증 원형탈모증과 싸우고 있는 환자와 의사의 치료 옵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사의 피부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이 새로운 치료제를 추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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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 억제제의 가능성

업계는 지금까지 주로 류마티스 관절염·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치료제로 활용되던 JAK 억제제가 탈모 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원형탈모 치료제로서 FDA 승인을 받은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는 경구용 JAK 억제제이며, 화이자의 리트풀로는 JAK3 및 TEC(간세포암종 계열 키나아제에서 발현되는 티로신 키나아제)를 억제하는 키나아제 억제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루미언트 등의 약물로 JAK 억제제가 원형탈모 치료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차후 JAK 억제제는 원형탈모증 치료 시장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2년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올루미언트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BRAVE-AA1·BRAVE-AA2 임상3상의 52주 결과에 따르면, 올루미언트를 복용한 중증 원형탈모 환자의 최대 39%에서 유의미한 모발 재성장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JAK 억제제에는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JAK 억제제가 시판된 후 진행된 FDA의 안전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JAK 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발병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FDA는 지난 2021년 JAK 억제제에 주요 심혈관계 질환, 혈전증, 사망 등의 위험 정보를 경고문에 포함하도록 했다. 선파마도 레크셀비 복용 시 감염 질환이나 암, 혈전증, 위장 천공, 주요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시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탈모 치료제 시장 전망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원형 탈모 치료제 시장이 부작용 리스크를 뛰어넘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전반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0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역시 전망이 밝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국내 탈모 인구가 약 1,000만 명 수준이며,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300억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제약업체들도 탈모 치료제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제약사들의 신약은 남성 탈모 환자 중 80%가 앓고 있는 ‘안드로겐 탈모’에 집중돼 있다. 해당 질환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때문에 발생하며, 앞머리와 정수리부터 모발이 빠져 흔히 ‘M자형 탈모’로도 불린다.

종근당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남성 안드로겐 탈모 치료제인 CKD-843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약은 경구용으로 판매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개발한 것이다. 대웅제약도 안드로겐 억제제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바꾸고,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신경의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윈트(Wnt) 단백질을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의 신약인 JW0061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