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VC 업계 ‘대물’ 된 바이오테크, 투자펀드 유연성 확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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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판데믹 이후 자금 쏠리며 ‘메가 펀드’ 등장

기존 투자 패러다임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유연성 확대
“여지껏 경험한 적 없는 매력적인 시장 환경” 분석도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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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tchBook

신약 시장에 대한 벤처캐피탈(VC) 업계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신약들의 무게감은 유독 크다. VC들의 투자는 물론이고 인수합병(M&A) 분야에서도 이들 질환을 다루는 기업들이 크게 각광 받고 있다.

대사 질환 치료제에 뭉칫돈

지난 1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PitchBook)은 스테파니 시로타(Stephanie Sirota) RTW 인베스트먼트(RTW Investments)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O)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RTW 인베스트먼트는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로 지난 5월 베인캐피탈 라이프 사이언스, 아틀라스 벤처, 라이라 캐피탈과 손잡고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생 회사 헤라클레스 CM 뉴코(Hercules CM NewCo, 이하 헤라클레스)에 4억 달러(약 5,500억원)를 투자했다. 이들은 중국 항서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으로부터 관련 약물 후보군들의 라이선스를 사들인 뒤 헤라클레스를 새롭게 기획 창업했다.

헤라클래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진보된 것으로 평가받는 건 ‘HRS-7535’라는 약물로, 소화기관에서 분비되는 식욕억제 호르몬 인크레틴(incretin) 중 하나인 GLP-1의 작용을 모방한다. 최근 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은 비만 치료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 등과 기전은 같지만, 환자가 직접 아랫배 등 피하지방에 주사해야 하는 위고비나 젭바운드와 달리 경구 투여가 가능한 게 강점이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 일라이 릴리의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등 경구용 GLP-1 수용체 활성제 선두 주자가 포진한 시장 내 경쟁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시로타 CBO는 해당 딜을 언급하며 “비만 및 대사성 질환은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여기에 집중시키고 있다”며 “비만, 당뇨, 염증, 지방간, 심혈관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이며 이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 또한 혁신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로타 CBO는 특히 이 같은 투자 환경에서 바이오 투자펀드 업계의 유연성 강화 트렌드에 주목했다.

바이오 업계에 등장한 ‘메가펀드’

피치북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엔 기록적인 수준의 자금이 쏠렸다. 이 규모는 지난 2020년 383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했고, 이듬해엔 545억 달러(약 75조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바이오테크 업계 중에서도 항체나 유전자를 주로 연구해 신약을 만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뭉칫돈이 몰렸다.

이렇게 코로나19 특수로 형성된 소수의 바이오 ‘메가 펀드’들은 기존 바이오 벤처캐피털의 폐쇄적인 구조 및 10년 투자약정기간 등의 제한 아래 이뤄지는 전통적인 지분투자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투자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시로타 CBO에 따르면 RTW의 경우 헤라클레스와 같은 기획창업은 물론, 상장주·기업채권 투자 등 기존 바이오 벤처 파이낸싱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시로타 CBO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의 향후 전망에 대해 “아주 좋다”고 호평했다. 이어 “지난 몇 년에 걸쳐선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투자자들은 그러한 가운데서도 지속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엔 계속해서 투자를 해 왔다”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복기는 이제 막 시작됐고,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매력적이고 기회가 많으며 비대칭적인 투자 사이클에 놓여 있다”고도 평가했다. 비만, 당뇨, 면역질환, 간 및 심장질환의 패러다임 혁명에 따른 대규모 시장 확대가 주주 가치 창출, 연구개발(R&D) 투자 및 인수합병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테파니 시로타 RTW 인베스트먼트 최고사업개발책임자의 인터뷰 원문은 Hot biotech stocks have LPs eyeing hybrid venture vehicles | PitchBook에 게재돼 있습니다.